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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reative Uxer Aug 14. 2023

누군가를 가르치기 위해선, 먼저 배워야 합니다.

연차가 높아져도 끊임없이 질문해야 하는 이유.

'10년이 지나 다시 씁니다.'라는 이름이 붙은 이 매거진을 통해

10년 전쯤 ( 간혹 더 이전에 썼던 글 )의 블로그 글을 복원하면서,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내가 하는 바뀐 생각들을 다시 정리해보고 있습니다.




10년 전 과거,


누군가를 가르치기 위해선 스스로부터 배워야 합니다.


때로는 누군가를 가르치다 자신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아직도 맞춤법을 잘 틀리는 내가 다른 누군가에게 맞춤법을 맞추라고 하기 위해,

스스로부터 잘 쓰는 모습을 위해 끊임없이 고쳐야 하니까 말이죠


오늘 처음으로 멘토링을 해봅니다. 


사실 저같이 이성적이지 못한 사람에게 멘토 자리는 맡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 가지 가르쳐 줄 수 있는 게 있다면,
한 가지 우리 회사 기획자 중에 잘하는 점이 있다면 바로 일에 대한 열정은 살아있다는 것입니다.
오늘 벤치마킹 자료를 찾다. 지난 시간들에 경험했던 자료들을 찾아봅니다.
우연히도 지금 하는 서비스 분석에 맞는 자료들을 발견합니다.
오히려 3-4년이나 지난 분석자료가 지금 쓰는 분석자료보다 좋은 점을 발견합니다.
'나는 그동안 성장하지 못한 걸까? '왜 그때는 하루에도 수십 개.. 수백 개의 사이트를 봤으면서도
지금은 눈앞에.. 가까운 업계의 사이트 들만 둘러보고 적당히 기획서를 쓰고 있는지.. 자문하면서 반성합니다. 그리고 또 인터넷 페이지를 이리저리 찾아다닙니다.
이런 일들을 겪을 때, 마음속에 불타는 느낌을 받습니다.
한 시간, 두 시간 시간이 흘러도, 과거의 나를.. 그 이상을 넘어서기 위해 발버둥을 칩니다.
저는 팀에서도 회사에서도 나쁜 평가는 받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내 나름대로의 기준은 자신 안에 있습니다.
내가 일해왔던 시간들. 그 안에 과정들. 그리고 나 스스로 설정한 목표.
그 기준에 미치치 못한다는 생각이 들 때는 언제든지 모든 일을 제쳐두고 공부하고 연구하고 일해야 합니다. 또한 언제든지 그 기준과 자신을 비교해야 합니다.


이렇게 말을 했지만, 그 말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에 대한 반성과 함께. 좀 더 노력하게 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단순히 하나하나 공부하는 게 아니라 누군가에게 가르쳐 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면

자신부터 성숙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요즘 자주 오래전 사수님이 생각납니다.

'얼마나 힘드셨을지... 그리고 제가 그 반에 반이라도 따라갈 수 있을지'




10년 뒤 현재,


10년이 아니 15년이 지난 뒤의 글을 다시 보면, 오글거리는 글들이 여럿 있습니다. 

( 커피를 뿜을 뻔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어요 ) 


이번에 찾은 글도, 멘토링을 하기 위해 배워야 한다는 것인지 

열정적으로 일하라는 것인지, 배우기 위해 노력하라는 것인지 왔다 갔다 하기도 하고 

스스로 잘난 맛에 겉멋을 참 많이 섞어가며 글을 썼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저런 말을 멘토링에서 제가 했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처음 했었던 경험에서 매우 오버했던 기억들은 살아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반대로 그만큼 열심히 하진 않는 것 같아 부끄럽기도 합니다


좋은 기회들로 낮은 연차부터 리딩하는 위치에 빠른 시점에 올라와 오랜 시간 있다 보니, 

인턴/신입/후배 등등 여러 사람들의 멘토링을 했습니다. 


주로 취업하기 위해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알려주고 또 같이 걸어가자는 말을 했었죠

어쩌면 나이가 든 멘토링에서는 과거 같은 열정은 없지만, 

반복된 과정에서 얻은 경험들로 쉽게 쉽게 교육이나 강의를 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반면, 스스로는 질문을 하지 않고 한정된 지식 안에서 움직이려고 합니다. 

어린 시절에는 기획에 UX에 끝이 있는 것처럼 생각하며 하나라도 더 찾아보려고 열정을 불사르다가도, 

어느 순간부터 질문을 하지 않게 됩니다. 


3개월 전쯤 비즈니스-UX 미팅에서 '엠디알(MDR)'이라는 단어가 오갔습니다.

무슨 단어인지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찾고 찾아도 맥락에 맞는 단어의 뜻을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 검색에도 의료기기 관련 내용만 나오는데, 아마도 단어를 잘못 들었거나 잘못 메모했을 것 같습니다. ) 

결국 이 단어는 모르는 단어가 된 채로 넘어갑니다


그 시점에 물어봤으면 알 수 잇었겠지만, 회의석상에서 단어의 뜻을 묻는 질문은 

자존심이 상해서 인지, 인정하기 싫어서 인지하지 않게 된 지 오래입니다.


정치가 만연한 회사에서 빈틈을 보이기 싫어서 나는 건 좀 과도한 핑계일 수 있지요. 


어쩌면 이 분야는 너무 넓으니 그거 하나쯤 내가 몰라도 먹고사는데 지장은 없으니까, 

잠깐 아무 생각 없는 척하고 가만히 이 순간만 넘기면 되니까 그런 식으로 생각했다는 게 솔직하겠네요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을 할 때는 먼저 모범을 보이라고 합니다. 

아이에게 양치를 가르칠 때, 먼저 양치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처럼 이것은 아주 당연한 일입니다.


질문을 해야 합니다.
신입이던, 10년 치이던, 선배이던 후배이던 모르는 것은 배워야 합니다 


그러고 나서 떳떳한 마음으로 누군가를 가르칠 수 있습니다.



                                                                              * Top  Image by Mohamed Hassan from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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