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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종익 Sep 20. 2018

Startup Library
-Why Startup-

#1. 산업국가의 종말

1. 당쟁과 초딩의 나라-19세기의 恨


덕혜옹주


나는 고종만 생각하면 짜증이 난다.

어려서는 아버지 흥선 대원군(대원군은 여러 사람이 있음) 치하에서 쪽을 못쓰더니 10년의 섭정을 끝내고 대원군이 물러가니 마누라인 명성황후에게 또 존재감이 없는 인물로 지내다 겨우 나라를 좀 바로 세워 보겠다고 개혁개방도 실시해보려 했지만 역부족으로 나라를 일본에게 빼앗기는 치욕을 우리에게 안겨주는 왕이 되었다.  


조선에는 궁궐을 버리고 도망 다닌 왕이 세 명이나(선조[임진왜란], 인조[정묘, 병자호란], 고종[을미사변]) 있다.


고종과 명성황후는 일만 생기면 어떻게 해서든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생각은 안 하고 툭하면 청나라에 쫓아갔다. 그러다가 청나라가 간섭이 심해지면 청나라를 견제한다는 뜻으로 일본에 쫓아갔다. 청일전쟁 후에 일본이 중국의 요동반도를 빼앗아 가려고 할 때 러시아가 독일과 프랑스와 함께 일본을 협박해서 요동반도를 청나라에게 돌려주게 만드는 것을 보고(3국 간섭) 일본도 별것 아니구나 이제는 러시아의 지원을 받아야겠다고 통박을 굴리고 금세 러시아에 손을 벌리고 지원을 요청하는 짓을 했다. 


지원을 해주는 것은 공짜가 아니다 반드시 대가를 요구한다.  여기 붙었다 저기 붙었다 하는 곡예를 하다가 일본이 명성황후를 살해하는 을미사변이 일어나자 친일세력에게 생명의 위협을 느낀다며 러시아공사관으로 도망가 1년씩이나 머무른 적이 있다(아관파천).


왕이라면 죽는 한이 있어도 나라를 지킬 생각을 해야지 백성이 왕을 믿고 따르지 않겠는가?

그러니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기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그때 맺은 한일의정서 때문에 지금도 독도가 자기 땅이라고 우기는 단초를 제공했다. 


2016년에 손예진 주연의 덕혜옹주라는 영화가 꽤 인기리에 상영되었다.

고종의 외동딸 이덕혜(덕혜옹주)의 슬프고 어두운 일생을 영화로 만든 것이다.

왕의 딸은 공주라고 하지만 옹주란 후궁에게서 낳았기 때문이다.


영화가 상영되면 영화를 본 사람들의 평이나 영화 평론가들의 평가가 신문이나 SNS에 소개된다.


대충 이 영화에 대한 평은 이러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1.   정말로 일본 놈들 나쁜 놈이다.

2.   덕혜옹주 참 불쌍하고 슬픈 인생을 살

      았다.

3.   역사 왜곡을 많이 한 영화다.  

4.   손예진 오랜만에 좋은 연기를 보여주

      었다.


굳이 이 영화가 아니더라도 일본 놈 나쁜 놈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는 이보다 좋은 것이 너무 많다.


영화에는 Two Me(투미)가 있어야 한다. 

Two Me는 두 개의 미자를 재미있게 표현한 것이다. 

하나는 재미요 다른 하나는 의미다.


재미가 있으려니 영화에는 픽션(Fiction)이 당연히 들어갈 수밖에 없고 그러려면 역사영화는 역사를 적절하게 왜곡시키는 부분을 양념으로 넣는다. 그것을 보고 역사왜곡이라고 말하는 친구는 영화를 모르는 사람이다.

이 영화의 경우는 누가 봐도 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할 수 있는 임시정부를 만드느니 어쩌니 하는 서투른 왜곡을 하긴 했다.

왜곡이 없기를 바라면 논픽션 다큐멘터리를 보면 된다. 영화는 역사 교과서가 아니다.


이 영화에서는 이 영화가 주는 의미를 찾아야 한다. 물론 사람마다 느끼는 의미는 다 다르다.


덕혜옹주가 불쌍한 인생을 산 것은 덕혜옹주의 잘못으로 그렇게 된 것이 아니다.

덕혜옹주는 고종에게 태어난 죄밖에 없다. 덕혜옹주 가 잘못한 것이 있어 일본에 끌려가 그런 비참한 인생을 살게 된 것이 아니다.


나의 인생은 내가 책임져야 하는데 덕혜옹주의 불쌍한 인생을 만들어 낸 것은 고종황제 아니 그 앞의 초딩 중딩 왕들이 나라를 이 지경으로 많든 때문이다.

왕들이 이렇게 되는 데는 절대적으로 기여한 것이 붕당정치, 세도 정치이다.


요즈음 관광지역으로 뜨는 북촌이라는 곳이 있다. 종로 안국 역 위쪽에 경복궁이 가까운 곳이다. 옛날 고관대작들이 살던 한옥가옥도 많고 거리도 새로 단장하고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쇼핑거리 카페 등을 잘 정비해놓았다.


이곳이 바로 붕당정치의 원흉 격인 노론들이 살던 지역이다. 노론이 아니면 이곳에 살지 못했다. 소론 북인 남인들은 남산 밑이나 청계천 종로 근처에 살았다.


안동 김씨, 풍양 조씨 등 외척들의 당쟁과 세도 정치가 결정적으로 나라를 망가트리는 작용을 했다


불교에 업 또는 업보라는 말이 있다. 인과 관계 또는 연기 설과 밀접한 말이다.

범죄 수사에서 인과관계를 찾아내면 바로 범인이 누구인지를 알 수 있다.


지금 일어난 모든 일들은 지금 이 순간에 잘못해서 일어난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시간적으로 이전에 저지른 일의 결과가 지금 나타난 것이다. 이것이 업이다.

6.25 한국 전쟁은 1950년 6월 25일에 일어난 것이지만 사실은 오래전부터 전쟁을 준비한 업의 결과가 6월 25일 날 일어났을 뿐이다.


오늘 우리가 이 세상에 존재하게 된 근원은 우리의 부모님들이 몇십 년 전에 서로 만나 결혼하고 애 낳고 잘살자고 결정한 그날의 업의 결과이다.


우리의 정치인들, 경영자들, 노동자들, 교육자들, 학생들, 시민운동가들, 군인들 언론인들, 부모님들이 오늘 한일이 우리나라 우리 사회 우리 회사 우리 집안 우리 학교에 또 하나의 덕혜옹주를 만들지 않도록 하려면 오늘 우리 각자가 무엇을 어떻게 하여야 할지를 덕혜옹주 영화를 통해 그 의미를 깨달으면 좋겠다.


지금 우리는 12년째 3만 불 고지를 못 넘고 있다. 통상의 생각이라면 3만 불 되기는 글렀다고 할만한 시간 동안 이 벽을 못 넘고 있다.

청년 실업은 해결책이 앞이 안 보인다. 남들은 4차 산업 혁명시대에 자기들의 덕혜옹주를 만들지 않기 위해 혁신적이고 광속과 같이 변하고 있는데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두가 돌아볼 일이다.


철 밥통 공무원을 선호하고 선생님이 어린 학생들의 목표이고 온실 속에서 편안하게 가족들과 오순도순 편안하게 살겠다는 생각이 나쁠 수는 없겠지만 이 지구에는 우리만 사는 것이 아니니 다른 사람들이 더 진보적이고 혁신적이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을 무르팍이 까지도록 넘어지면서 열정적으로 한다면 철 밥통의 소박한 소망은 유지하기 어렵지 않을까? 내가 변하지 않으면 남이 나를 변화시키는 수모를 겪게 된다.


구글 계열사 카리코는 인간 수명 500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다른 회사에서 한다면 미친 소리라고 하겠지만 구글이 한다니까 시비를 걸지 않는다. 뭔가 나올 것이라는 구글에 대한 도전정신 때문이다.

구글은 이렇게 되지도 않을 것처럼 느껴지는 것에 도전을 한다. 이들은 이것을 Moon Shot이라고 한다. 이들은 10% 성장하는 것이나 10배 성장하는 것은 같다고 생각하는 문화가 있다. 그러니 10%에 도전하느니 차라리 10배에 도전한다(10X Better).


500세에 도전하면 아무리 못해도 우리의 후손들은 150세는 살게 될 것 같은데 대책 없는 수명연장은 축복이 아니라 저주가 될 수 있다. 150세까지 나를 책임져줄 회사는 없다. 지금 무언가 하지 않는다면 50년 후 100년 후 150세 아니 어쩌면 200세를 살아야 할지 모르는 우리의 후손들이 지금의 우리의 업 때문에 미래의 덕혜옹주가 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으니 마음 느긋하게 지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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