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가졌던 내 꿈 중 하나는 다정한 배우자가 되는 것이었다.
연애할 때, 결혼해서 얼마간 다정한 것도 중요하지만 그건 누구나 그럴 수 있어 보였고, 할 수 있어 보였다. 내 꿈은 아니었다. 대신 나는 한 70살, 80살 먹어서도 다정한 배우자로 남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도 배우자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고, 지팡이가 필요하기 전까지는 손 잡고 걷고 싶었고, 자기 전에 도란도란 쓸데없는 얘기를 하다가 잠들거나, 운전하면서 허풍을 떨어 웃기고 싶었다. 그래서 어릴 때는 길 가다가 멋진 부부가 있으면 사진을 찍어 두기도 했다. 보고 배워서, 나도 저렇게 되야지 생각했다. 이를 테면, 이런 장면을 찍으면서.
하지만 이제는 이런 다정한 노 연인을 길에서, 커피숍에서 혹은 여행지 같은 곳에서 만나도 부럽다는 생각보다 다른 생각이 든다. 사진은 고사하고 고개를 돌리게 된다. 왠지 봐서는 안될 것 같은 현장을 목격한 기분이 드는 것이다. 내가 마주쳤던 다정한 연인이 불륜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고, 보이기 위해 다정하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다정한 연인을 덜 자주 부러워하게 되긴 했다는 점에서, 불륜은 우리에게서 다정함을 오해하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