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바쁘다"는 말을 자주 했다.
친구에게도 가족에게도 연인에게도
하다보니 거의 습관이 되어서 수시로 하게 되었던 말이었다.
가족과 친구는 알겠다거나 그렇다면 다음에라고 대답했다.
바쁘다 혹은 바빴다고 말하면 대부분 이해해줬지만
여자친구는 좀 달랐다.
말은 알겠다고 했지만 종종 삐치고 내가 나쁘다고 탓하기도 했다.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만 마음이 그렇게 되지 않는다고,
나는 미안하다고 말했지만, 사실
당시에는 연인이 좀 더 이해주면 더 좋을 거란 생각도 자주 했다.
바빠서 라는 말은 핑계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해왔었다.
문제는 바쁜 게 아니라 하고자 하는 마음의 부족이거나 우선 순위가 낮아서라고,
못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것에 더 가깝다고, 그러니 그렇게 말하라고
누군가 내가 바라는 것을 하지 않을 때에는 그렇게 말했었던 것 같다.
바쁘다는 말을 듣는 것과 그 말을 하는 것의 입장 차이
연인 관계에서는 처음부터 나를 제외한 대안이란 게 없어서 그럴지도 모른다.
나만 할 수 있는 일이
어쩌면 나는 요즘 마음이 바빴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