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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은 도전, 플라멩코

50대 중반 어느 날 시작했다.

지지부진하다가 60부터 꾸준히 연습실을 나간다.


2024년 여름.

지구 온난화로 북극의 빙하도 녹아내린다더니 최악의 여름이다.

연일 30도가 넘는 날씨와 장마처로가 상관어없이 우기처럼

때도시도 없이 폭우가 내린다. 

이번 여름처럼 땀을 흘린적은 평생 처음이다.


재대로 진도를 나간지 겨우 일년이 되었을 때, 갑자기 발표회날이 잡혔다.

차마 공연이라고도 할 수없는...

같은 학원을 다니는 회원들끼리의 동문발표회라고 하는 것이 적당한 표현일까?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는 여름에 에어컨도 없는 연습실에서

발표 준비가 시작되었다.



한 석달은 남았지? 그동안 어떻게든 되겠지라고 시작한 것이

추석 연휴가 지나고 보니 벌써 이주일뒤로 다가왔다.

몇달 사이 별로 실력이 나아진 것도 아닌데 무슨 발표를 ㅋㅋㅋ

진짜 발등에 불 떨어지는 심정이다.


내가 못하는 것은 괜찮지만 함께 하려니 다른 사람들과 각도 맞춰야하고

젊은 사람들에게 민폐아줌마, 아니 할머니가 되지 않기 위해서

최대한의 노력을 하고 최소한의 결과라도 보여 주어야 한다.

자려고 누웠다가 헷갈리는 안무가 떠오르면 왼쪽 오른쪽 고민하다가

꿈에 나올 지경이다.

완벽주의가 있는 성향도 아니라서 무대를 겁내지도 않고 

어떤 일이든 목숨걸고 악착같이 하는 성격도 아닌데 말이다.

혼자가 아니라 남들과 같이 하려니 남의 공연을 망칠 수 없는 책임감이 아닌가 싶다.


이제는 주어진 시간만큼 열심히 연습하고 그날은 즐기자 싶다.

춤이 내 직업도 아니고 취미생활인데 ㅎㅎ 그냥 즐기자.

공연날 어떤 일이 벌어질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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