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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소녀 Apr 02. 2024

맨홀소리

맨홀이 뚜껑을 들썩이며

소리를 내는 날이 있다


유년 시절 기억처럼

참지 못한 설움처럼

가고 싶은 고향처럼


울컥울컥 쇳소리를

올려 보내는 날이 있다


멀어진 시간의 무게

잊혀진 날들의 반란

지워진 존재의 부활


흘러간 줄 알았던 것이

고개를 내밀고 외칠 때가 있다

 

흐르고 씻긴 뒤에도

남아 고여 있던 것들이

고름처럼 뿜는 소리가 있다




-바다소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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