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에 두들겨 보는 노후 계산기
파이어족에 대한 글을 읽다가 노후와 퇴직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이 생겼다. 무작정 돈을 모으고 버는 것보다 목표를 세우고 나아가는 것이 훨씬 현실적이고 실행하기 좋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필요한 노후자금 계산을 계산해봤다. 정리를 위해 형식은 질의식으로 만들었다.
음. 은퇴는 빠를 수록 좋지만 나는 60세 쯤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 40세부터는 내 사업을 하고 싶고 그 일을 꾸준히 잘 키워서 50세 쯤에는 안정기, 그리고 60세까지는 내 노동이 아예 들어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남편은 회사를, 나는 사업을 키워가는 것이 지금으로써의 목표이다.
물가 상승분을 계산하지 못하는 것이 큰 함정이긴 하지만 현재 기준으로 정해봤다. 100세를 기준으로 60세에 은퇴한다면 40년간의 노후자금이 필요하다. 나와 남편, 2인 기준으로 구체적으로 생각해본다면,
-생활비 :월 500만원 (공과금+휴대폰비 등 70만원/ 식비 50만원/ 외식비 50만원/ 경조사비 50만원/ 체육 트레이닝 100만원/ 취미생활&교육비 150만원 등) = 연간 6000만원 = 40년간 24억
-주택비 : 15억 (땅을 사서 집을 짓고 나무를 가꾸며 살 생각을 해봤다)
-의료비 : 매년 500만원 = 40년간 2억
-여행비: 매년 1000만원 = 40년간 4억
대략 계산해도 나와 남편이 100세까지 건강하게, 즐겁게 살려면 최소 45억은 필요하다. 30년을 기준으로 해도 37.5억은 필요하다. 여기에 자녀 교육비나 자녀 결혼 비용 등등은 포함하지 않았다. 그건 그때 가봐야 알겠지만 나는 되도록 아이들이 독립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싶다.
처음 해본 것인데, 계산해보니 거참..... 우리 둘이 행복하게 살기에도 이렇게 많은 돈이 필요하구나 싶다. 주거비를 제외하더라도 30억의 돈이 필요하다. 이 돈은 복리, 인플레이션 등을 생각하지 않고 순수하게 내가 생활하는데 드는 비용이다. 실은 투자를 지속하거나 복리를 이용한다면 30억의 원금을 손실하지 않고도 40년간 생활비 부족함 없이 살 수 있을 것이다.
<파이어족이 온다>라는 책은 이런 점에서 참 흥미롭다. 이 책의 주 골자는, 젊을 때 아껴서 현금을 저축해라; 그리고 투자하라; 인덱스 펀드가 대부분 5%의 배당을 해주기 때문에 은퇴를 하고도 경제적으로 자유롭게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즉, 30억을 모아 투자한다면 1년에 1억 5천정도의 수익을 얻는다. 20억이면 1년에 1억, 10억이면 1년에 5천만원이다. 절대 적은 돈이 아니지만 모을 수 있는 돈이기에 구미가 당기는 제안이다.
*경제적 자유( Financial Independece)와 조기 은퇴(Retire Earl)의 앞 글자를 딴 합성어로 극단적인 절약과 낮은 비용으로 생활을 하며 소득의 50 ~ 70 퍼센트를 모아 주식이나 인텍스 펀드 등에 투자를 해 수동적 수익으로 이른 은퇴 후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공동체를 말한다.
가장 중요한 질문이다. 우리가 버는 돈, 저축할 수 있는 금액 그리고 모아둔 금액으로 저 목표가 실행가능한지 생각해야한다. 내가 모을 수 있는 돈이 부부합산 1년에 3000만원이라면 현재(31세)부터 10년을 모으면 3억, 30년을 모으면 9억이다. 내가 원하는 은퇴 시기와 자금이 맞지 않는다. 모을수 있는 돈이 1년에 1억은 되어야 30년 후에 30억이 된다.
저축만으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우리 부부가 버는 돈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금은 둘만 생활하기 때문에 아끼고 덜 쓰며 돈을 모으는게 어렵지 않지만, 아이가 생기고 가족이 늘어나면 확실히 지출이 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우린 공부를 하고 꾸준히 투자하기로 마음 먹었다. 저축하고 투자하고 저축하고 투자하고를 반복해서 자산을 불려가야 자식에게 손을 벌리지 않고 멋지게 은퇴할 수 있다. 은퇴 후 반짝이는 삶을 위해 지금도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열심히 광내고 있다. 언제나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