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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ulH Nov 26. 2023

인사담당자가 될 결심(2)

어느 곳에나 있지만, 누구나 될 수 없는. 

#어라. 생각보다 빡세다. 


회사의 인사 담당자는 몇 명일까? 

회사규모마다 그 인원은 다르겠지만, 확실한 건 회사 전체 인력의 5% 내외일 것이다. 


생각해보자- 국내 100대 기업 중 ‘인사, 경영/전략’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가 있는가? 없다. 

그리고 아웃소싱, 컨설팅 업체를 제외하곤, ‘인사’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는 거의 없다. 


즉, 어느 곳에나 있지만, 누구나 되기는 어렵다. 나 또한 예외가 아니었다.  


#67개의 지원서. 20개의 2차 면접. 그리고 나에게 남은 세개의 회사.  


회사와 잘 맞는다고 착각했던, 나는 취업 재수를 택했다. 

등 따숩고 배부르다던 기름집의 벽은 따뜻함 만큼이나 높았다. 인턴십 이후 지원했지만 결과는 탈락- 

다행인 건(?) 함께 인턴했던 동기들이 모두 떨어져, 서로 돈독해졌다는 점이다. 


종로에 가면 빌딩 숲에 수 많은 회사들이 지천인데, 내가 있을 자리 하나가 없다는 사실이- 허탈했다. 

 

특별한 자격증은 없었지만, 필터링 당할 사유가 있을 법한 스펙은 아니었다. (학교/학점/토익)

하지만 67개 지원서 중 서류가 통과 한 곳은 30여개, 이 중 1차 면접을 통해 남은 회사는 20여개 였다.

그러나, 나는 항상 2차 면접에서 고배를 마셨다. 


2차 면접은 최종적으로 함께 일할 사람을 뽑는 것이다 보니, 여자보다는 남자를 (요즘에도? 라고 반문할 수 있지만, “이번에도 여자가 들어오네요.” 라는 팀장들의 이야기는 공공연히 들을 수 있다.), 좀 더 전문성이 있는(노무사, 중고신입 등) 사람을 선호한다는 점에서 나는 후 순위였을 것이다. 


(요즘도 인사부서로 쌩 신입이 취업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인 경우가 많고, 중고신입(타 회사에서 1-2년 경력을 쌓은)이 대부분이다. 신입이지만, 경력을 요구하는 시대다.)


한편, 떨어지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내가 회사를 거절했던 적도 있는데, 학교추천으로 입사하게 된 모 기업에 포기의사를 밝혔더니 앞으로는 우리학교 지원자는 필터링하겠다는 인사팀장의 저주(?)도 함께 들어야 했다. 

그때의 기억은 다리가 아플 때, 의자를 찾으면 아무 의자나 앉게 된다는 말처럼, 취업에 목말라 입사하는 우를 범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아직도 든다. 


결국 나는 취업 재수를 통해, 총 3개의 회사에 합격했는데, 한곳은 영업지원, 한곳은 교육, 한곳은 인사였다. 나는 ‘인사’직무를 선택했고, 그렇게 나는 진짜 인사담당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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