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똑바로 써라 핫산 Jul 01. 2017

합리적인 중고차 구매?

정답은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있다.

글을 시작하며


 자동차를 전혀 모르고 구매했던 첫 중고차는 성공적이었습니다. 모르는 게 약이라고 해야 할까요? 시간이 지나서 이것저것 차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나서는 점점 더 선택 장애가 생기기 마련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차에 대한 이해도가 조금 생긴 뒤에 생긴 에피소드와 제 경험들에 대해서 공유를 하고자 합니다.


 참고로 자동차에 대한 이해도는 전문 리뷰어 수준이라고 보시면 곤란하고 여러분들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차를 좀 아는 것 같은 인상을 주는 사람 정도라고 생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아직은 많이 부족해서 차에 대한 이해도가 있다는 표현도 조심스럽네요.


 조금 알고 비교를 하기 시작해서 그런지 선택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두 번째 중고차 구매였습니다. 여러 가지 요소들이 구매 조건에 영향을 주기도 했고 제 독특한 취향 때문에 매물을 기다리는 일도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이제 그 이야기를 조금씩 적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왜건(Wagon)에 대한 끝없는 욕심


 저는 넉넉한 짐칸이 있는 차를 좋아합니다. 또 독특한 디자인을 좋아하다 보니 세단보다는 해치백, 해치백보다는 왜건을 선호합니다. 그래서인지 도로에서 운전을 할 때마다 눈에 띄는 차종도 한정되어있는 수준입니다. 제가 타고 있는 액티브 투어러 역시 그런 매력에 빠져서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찍은 사진들을 살펴보면 유독 C필러에만 집착해서 찍은 사진들이 상당히 많은데요. 뒤태에 집중해서 사진을 찍을 때를 보면 제 취향이라는 것을 여실히 광고하고 있습니다.



 그런 저에게 궁극적인 드림카가 있다면 포르셰 파나메라입니다. 꼭 새 차로 사고 싶은 마음에 제 영원한 목표로 두고 어쩌면 사고 싶지 않은 그런 자동차입니다. 하지만 현실감 있는 저의 워너비 자동차는 바로 BMW GT(그란투리스모)입니다. 마침 풀체인지(정확히는 단종)를 눈앞에 두고 있어서 중고 가격이 대단히 착하게 나와서 조금 욕심을 내보았습니다.


 아주 당연한 것이지만 어떤 합리적인 목적에서가 아니라 저만의 감성이 있는 그런 이유로 구매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설령 이유라고 해봐야 다 저의 감성을 충족시키지 위한 합리화일 뿐이죠. 발현된 저의 감성 욕구와 적당한 실용성을 섞게 되었고 그래선지 차종도 적당히 세단과 왜건을 타협 봤다고 해야 할 것 같네요. 독특한 취향이 있다는 점은 중고차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 이렇게 가끔 도움이 됩니다.






정보의 비대칭과 선택 장애


 이렇게 선택한 GT는 정말 매물이 흔치 않은 차량이어서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신차를 출고할 때와는 다르게 각종 옵션들을 타협 봐야 하는 수고스러움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의 취향은 나름 분명함을 띠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한편으로 사고 이력과 성능 점검표에서 느껴지는 '객관적'인 상태들은 오히려 막막함 그 자체입니다.



  한글로 되어있어서 읽을 수는 있는데 몇 가지를 제외하면 까막눈이나 다름없습니다. 아마도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같은 마음일 것입니다. 더군다나 언론과 구전되는 동호인들을 통해 들은 괴담에 가까운 중고차 구매 사례들을 심심치 않게 보고 듣습니다. 이 때문에 막연한 의심과 두려움이  어느새 마음 속에 자리 잡게 됩니다.


 또 가격과 구매자의 욕심은 뫼비우스의 띠와 같은 고민 구조를 남겨 줍니다. 저도 저렴한 차는 사고이력이 많고 적당한 가격의 차는 뭔가 미심쩍고 비싼 차는 이럴 거면 새 차를 사지 이런 자기 함정에서 나오질 못했습니다. 이때부터 선택 장애로 한 3개월쯤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오히려 이때부터는 차를 고르는 것이 스트레스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스스로를 혼란스럽게 하는 것, 이것을 '적당히 아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저 역시도 차에 대한 전문지식은 없는 키보드 워리어에 가깝기 때문에 이런 적당히 아는 사람에 속하겠습니다. 결국에는 이런 설익은 지식들이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속담을 떠오르게 하는 상황을 많이 연출합니다.


 무조건 싼 게 좋은 것이라고 개인 간의 거래에서 무조건 적인 에누리를 원하는 경우,  무사고 차가 좋은 것이라며 맹목적으로 믿는 경우, 차의 외관만 보고 실제 주행 없이 구매에 나서는 경우 등 무언가 조금씩 부실한 조건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실제 본인의 취향과는 다르게 '이래야 중고차 사기를 안 당한다니까' 이런 식의 안일한 태도가 판매자도 힘들게 하고 구매자도 지치게 하는 요인이 됩니다.


 본인의 뜻과는 별로 관계없는 공식 같은 구매 조건들 보다는 정말 내가 원하는 차가 무엇인지 스스로의 목소리를 들어보는 편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판매사 인증 중고차


 이번 일을 계기로 알게 된 B사의 공식 인증 중고차 사이트는 이런 막연한 공포를 해결해 주었습니다. 물론 이 조차도 믿지 않으려면 얼마든지 의심할 수도 있습니다만 저는 이 정도로 만족스러웠습니다. 특히 일정 기간 동안 책임 보증 수리 항목이 있는 점이 가장 맘에 들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 http://www.mbstarclass.co.kr
이미지 출처 : https://www.bps.co.kr


 차를 구매하고 나서부터는 유지비의 연속이 될 텐데 적어도 1년 동안은 걱정 없이 운행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이전에 액티브 투어러를 탈 때 제공받던 점검이나 소모품 교환 서비스가 나름 만족스러웠기에 정비 이력들을 제공받고 관련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습니다. 어쩌면 해당 브랜드에 충성도가 높아져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B사뿐만 아니라 다른 브랜드의 판매사들도 이와 같이 인증 중고차를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이제 막 시작해서 그 규모는 크지 않습니다만 일반 중고차 매매상보다 조금 더 신뢰가 가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어떤 법률적이나 제도적인 것이 아니라 구매자가 걱정하는 의심 거리에 대한 맞춤 서비스가 장점인 듯합니다.






글을 마치며


싸고 좋은 차는 없다.


 중고차를 알아보면서 판매하시는 분들께 이런 말을 왕왕 들었습니다.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누구나 다 아는 말 입니다만 실제 구매자가 되고 나면 금세 잊고 맙니다. 그러다 보면 자연히 의심을 하게 되고 그 과정 속에서 한없이 불신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합리적인 자동차 구매가 뭘까요? 제가 보기엔 완벽한 차를 싸게 구매하는 것과는 별로 연관성이 없어 보입니다. 적어도 보통 사람들에게는 말이죠. 우리는 정비사만큼 지식이 풍부하지 않고 판매 딜러만큼 시세를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내가 스스로 뭘 원하는지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초기 비용의 저렴함, 새 차에 가까운 상태, 구하기 쉽지 않은 희소 차량, 차주의 깔끔한 관리 등등 여러 가지 강점들이 있겠습니다. 저는 그중에 구매 후의 안전함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것들은 조금 부족해도 말이죠. 중고차 구매의 합리적인 선택은 바로 구매자의 마음에 달려있는 것 같습니다.


그럼 이렇게 저의 두 번째 중고차 구매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의 첫 번째 중고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