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인턴생활 시리즈 속편-
인턴 생활도 어느덧 3개월이 지났다. 2021년 2월 중순부터 시작했는데 벌써 5월이 끝나간다.
처음 학생독립만세에 지원했을 때가 정말 엊그제 같은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흐르다니..ㅠ 3개월이 쌩하고 지나갔다.
글을 쓰다가 스치듯 지나가는 조커의 농담이 하나 떠오른다.
조커: 지니! 요즘 시간 빨리 가요?
나 : 네, 요즘 빨리 가는 거 같아요
조커왈: 그럼 지니도 늙었다는 거예요!
나 : 아...
참고로 조커는 우리 회사 대표이다. CEO
오늘부터 학생독립만세에서 했던 인턴생활을 천천히 기록해보려고 한다. 앞선 인턴분이 재밌게 적어주셔서 바턴을 이어받아 재밌게 적으려 노력하지만 실은 이런 글을 써본 적이 없다...ㅎㅎ 그래도 인턴 생활을 끝내고 독립할 때까지 열심히 글을 적어보려고 한다.
첫 기억
학생독립만세에서의 첫 기억은 역시 면접인 것 같다.
처음 들어올 때 긴장하고 봤던 면접이 아직도 생생하다. 휴..
나는 인턴 지원이 처음이었고 회사 면접을 본 적이 없었다. 고로 이런 면접이 대학교 이후로 처음인 것..
2월 초, 오후 5시, 프론트원 3층에서 면접을 봤다.
나와 면접을 본 사람은 아나였다.
내가 제출했던 자기소개서 내용들을 중심으로 질문이 나왔다. 들어와서 하고 싶은 일, 프로젝트 경험이나 잘 안된 경험, 이유 등을 물어보셨던 것 같다.
그리고 직무 역량만큼이나 면접자가 회사 문화나 기존 팀원들과 잘 맞는지도 중요하게 확인하시는 것 같았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생각해보니 답변할 때 굉장히 횡설수설하고 말이 계속 돌고 돌아서 면접관 입장에서는 답답했을 거 같다..^^
아나는 면접이 끝날 때쯤 자기소개서와 면접자세에 대한 피드백도 해주셨다. 합격할 수도 있고 불합격할 수도 있는데 인사담당자의 입장에서 피드백까지 챙겨주셔서 감사한 면접이었다.
며칠 뒤 감사하게도 인턴 합격 문자를 받을 수 있었다.
문자에 닉네임을 정해야 한다고 해서 나는 '지니'로 정했다. 와서 생활해보니 닉네임 때문인지(?) 의견 내고 소통하는 것이 자유로웠는데 수평적인 문화가 이런 건가 싶었다.
님 자를 붙이지 않고 닉네임만 부른다. 조커! 아나!
처음엔 어색했는데 오히려 이젠 팀장님 부장님 못 부를 것 같다.
첫 출근
처음 출근은 프론트원 13층으로 갔다.(이 말은 즉, 다음 출근부터 다른 곳으로 갔다는 말..)
거기서 처음 만난 사람이 주디였다. 나와 같이 출근하게 된 인턴이셨다.
아나가 회의실에서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을 해주시고 인턴기간 동안 나의 출근 메이트가 되어준 삼성 노트북을 주셨다. 인턴 끝나면 당연히 반납이지만 인턴 기간 동안 정말 유용하게 쓰고 있다. 사양이 좋아서 집에서도 컴퓨터 대신 노트북을 사용하곤 한다.
학생독립만세는 인턴 첫날 개인이 사용할 수 있는 회사 노트북을 주었는데 개인 노트북이 있으면 그걸 사용해도 된다.
점심은 오픈한 지 얼마 안 된 지하 1층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내부인은 5500원으로 푸짐한 점심을 먹을 수 있다. ㅎㅎ 프론트원은 간단한 아침과 저녁도 사 먹을 수 있다.
학생독립만세는 점심시간이 자유롭다. 각자가 먹고 싶은 시간에 먹을 수 있고 업무가 30분 단위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점심시간도 30분만 사용하고 퇴근을 30분 일찍 할 수도 있다.
이 날은 인턴분들이 왔다며 기존 팀원분들이 다 같이 점심에 참여해주셨다. 물론 밥 먹을 때는 어색했다. ㅎㅎ 코로나19로 인해 자리에 칸막이가 있어서 더 그랬던 것 같다.
프론트원 1층 홀에 있는 카페에서 아나가 사주신 음료를 마시며 팀원분들과 잠시 얘기하다가 주디와 나는 이윽고 앞으로 인턴기간 동안 출근하게 될 '그곳'으로 갔다. '그곳'은 앞으로 인턴 다섯 명이 생활할 아지트 같은 곳이다.(회상하니 기억이 많이 좋아진 것 같다.. 하하)
프론트원으로 출근할 줄 알았는데,,
처음 오리엔테이션(OT) 들었을 때 들었던 생각이었다.
(다른 인턴분들도 이렇게 생각하시지 않았을까? ㅎㅎ 다른 인턴분들의 생각도 브런치로 보고 싶다.)
프론트원에 팀당 수용인원이 다 차서 도로 맞은편에 있는 오피스텔 공간을 임대하게 되었고 앞으로의 업무는 그곳에서 하게 되었다.
풍림브이아이피텔 12층 1222호.
이 곳이 조커와 인턴 다섯 명이 함께 일할 공간이었다. (산티아고, 제임스, 만두, 주디, 지니)
다들 '풍림'이라 불렀고, 기존 팀원 분들도 오셨다 가시면 안타까움을 남겨주셨다 ^^
풍림의 첫 느낌은 복도가 어두침침하고 공간이 낡아서 조금 두려웠다. 내가 잘 온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익숙해져서 아지트 같은 느낌이 든다. 오래된 게 친숙함이 느껴지고 엘리베이터도 4대가 빠릿빠릿하게 잘 온다. 프론트원이 새로 만난 친구라면, 풍림은 친숙한 오래된 친구 같은 느낌.
그리고 그 시기에 마침 신사업을 진행할 계획이어서 프로젝트 팀 같은 느낌이었다. 영화 속에 나오는 이야기를 상상하자면 '호텔 방 하나 잡고 몰입해서 결과물 만들어내는 멋진 이야기'.
그날 마침 수요일이어서 타운홀 미팅이 있었고 조커, 주디와 함께 다시 프론트원으로 넘어갔다.
학생독립만세는 매주 수요일 타운홀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
타운홀 미팅은 팀원들이 다 모여 사업 현황과 이슈를 공유하고 질문 및 의견을 나누는 자리이다.
이 날 타운홀 미팅은 신사업에 대한 설명과 팀원들의 질문이 오가며 2시간가량 이루어졌다.
첫날 받은 인상은 '질문이 많고 자유로우며, 정보가 누구나 알 수 있게 공개되어있구나'라는 것이다.
타운홀 미팅이 끝나고도 조커와 폭풍 대화시간..이 있었다. 조커와 주디와 한 회의실에서 모여서 진행했는데, 이 날 총 2시간 정도 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과 상황에 대해 듣고 질문하는 시간을 가졌었다.
길고 긴 하루였다..ㅎㅎ
첫날이었지만 정말 많은 얘기를 들었고 많은 생각을 쏟아냈던 하루였다.
앞으로의 인턴 생활이 어떨지 궁금하면서도 살짝 두려움이 있었다.
인턴이면 누구나 이런 기대와 고민을 하지 않을까?
무엇보다 즐겁게 일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