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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선생 Jul 22. 2024

성인 애착유형별 궁합(2)

몰두형&기타 유형, 무시적 회피형&기타 유형, 공포적회피형 

몰두형 & 공포적 회피형

몰두형과 공포적 회피형의 예는 시트콤 <빅뱅이론>의 레너드와 페니다. 어머니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레너드는 늘 이성의 사랑을 갈구한다. 하지만 부족한 남성성에 관계의 기술마저 서툴러 실패를 거듭하던 레너드에게 옆집 여자 페니가 나타난다. 이공계 괴짜와 배우 지망생이라는 이질적인 둘은 곧 서로의 매력에 끌려 연인이 되지만...

레너드 & 페니

페니 역시 아버지의 인정을 받지 못하고 쉽게 남자들에게 마음을 여는 타입이었음에도 사귀자마자 사랑을 고백하거나 시도 때도 없이 청혼을 하는 레너드에 질리고 만다. 물론 수많은 시간 동안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다가 결국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지만 이는 장르가 시트콤이었기에 가능했을 수 있다. 


몰두형 & 몰두형

몰두형과 몰두형의 조합은 만나는 시간에 비해 서로를 깊이 이해하는 것 같은 환상에 빠진다. 마치 로미오와 줄리엣, 또는 영화 <타이타닉>의 잭과 로즈처럼, 만난지 며칠 만에 사랑으로 인해 죽음을 택하는 극단적인 양상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마치 ‘영혼의 쌍둥이’처럼 같은 옷을 입고 같은 신발을 신으며 하나가 되려하지만, 이러한 ‘화재성 연애’는 화력이 강해, 금방 불타 사라질 수 있어, 관계를 지속하기가 어렵다. 또는 불타 사라진다.


몰두형과 몰두형의 사례는 <왕좌의 게임>의 세르세이 라니스터와 제이미 라니스터를 들 수 있다. 조건없이 자신을 사랑해주는 유일한 남자인 동생을 끊어낼 수 없는 세르세이와 그 사랑만이 존재 이유가 된 제이미는 예정된 파멸을 향해 달려간다. 

세르세이 & 제이미

몰두형의 사랑은 상대를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위험하거나 문제가 될 수 있다. 사랑에 대한 이들의 몰두는 때로는 자신마저 돌보지 않게 만든다. 때문에 불륜이나 세르세이와 제이미같은 근친상간, 소아성애, 치정범죄 등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는 일을 저지를 수 있다. <타이타닉>의 잭과 로즈의 사랑도 법적으로 보면 남의 약혼녀를 빼앗는 분륜물이다.           


무시적 회피형 & 공포적 회피형

무시적 회피형과 공포적 회피형의 만남 또한 같은 회피형으로 관계 형성이나 지속에 어려움이 있지만, 만약 이들이 애정으로 얽히게 된다면, 공포적 회피형은 무시적 회피형에게 다가가지는 않고 멀리서 가만히 지켜볼 가능성이 높다. 자신만의 ‘아이돌’을 만드는 과정이다. 


시트콤 <빅뱅이론>의 에이미 파라 파울러(무시적 회피형)와 쉘든 쿠퍼(공포적 회피형)의 초기 관계가 이 경우라 볼 수 있다. 연애에는 관심이 없고 남녀의 사랑을 동물적이고 끔찍한 것이라 생각하는 이과형 돌I들인 이 커플이 맺어질 가능성은 전혀 없어 보였다. 순수하게 지적 관계였던 이들의 관계는 쉘든의 천재성을 알게 된 에이미가 서로의 훌륭한 유전자로 뛰어난 2세를 만들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변화하게 되는데.. 

에이미 & 쉘든

에이미의 꾸준한 애정표현과 구애에 무시와 회피로 일관하던 쉘든이 차차 에이미에게 마음을 열면서 불가능할 것 같던 이들의 사랑은 결실을 맺는다. 물론 이 과정에는 변함없는 우정으로 이들을 지지해주고 또 이들의 부족한 사회성을 발달시켜준 친구들의 역할이 컸다. 그리고 서로에 대한 사랑으로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했던 둘의 노력도 무시할 수 없다. 


순전히 무시적 회피형과 공포적 회피형의 상호작용만으로는 사랑에 이르기 어렵다. 이 시트콤은 사랑에는 주변인들의 신뢰와 지지, 본인들의 의지 및 노력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공포적 회피형 & 공포적 회피형

공포적 회피형과 공포적 회피형의 연인 관계는 상상하기가 어렵다. 이들은 서로에게 매력을 느끼기도 어렵지만, 서로의 신호를 잘못 해석하고 결정적으로 둘 다 서로에게 다가가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관계’를 형성하기도 전에 둘은 소스라치며 거리를 두려 하기 때문에 가까워지는 속도보다 멀어지는 속도가 훨씬 빠르다. 설사 누가 이들의 등을 떠밀어서 가까워진다 하더라도 한 발 가까워지자마자 결과적으로 네 발은 멀어지게 되는 식이다. 이들이 서로 공감하기도 어려운 것이 서로를 알 수 있는 만큼 친밀할 가능성이 낮고 무엇보다 이들이 가진 높은 불안으로 서로를 오해할 가능성이 높다. 

독자 여러분이 아실만한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사례를 찾기 힘들고, 지인 중에 공포적 회피형과 공포적 회피형 커플이 있었는데 이들은 일단 사귀는데까지 엄청난 시간이 걸렸다. 상대의 마음을 확인하고, 다가갈 용기를 내고, 사귀자는 말을 하기가 대단히 조심스럽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렵게나마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나면 은근히 오래 가는 사랑을 하게 되는 것 같다. 그들은 아직도 한 헤어지고 잘 사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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