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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ha Kang Apr 23. 2017

사용자와 정보의 양

뇌와 사용자 경험

회원가입 또는 설문지 답변, 온라인에서의 상품주문 등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다 보면 여러 개의 항목에 정보를 기입 해야하는 프로세스가 필요하게 됩니다.    


여러가지 독립된 정보들을 얻어야 제공하고자 하는 서비스를 제대로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항목들을 답변하도록 하는 과정을 사용자에게 요구하게 되는데, 이는 자칫 잘못하면 사용자에게 과한 스트레스를 주게 되어 서비스를 떠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프로세스를 진행하는 스트레스보다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정도가 더 강하다면 사용자는 어떻게든 끝까지 프로세스를 끝마칠 것입니다.    


하지만 모든 서비스가 사용자의 니즈에 강력하게 어필하는 럭셔리를 가지고 있지 못할지도 모르죠.   

 

때로는 회원가입처럼 일단은 마치고 나서부터 본격적인 서비스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프로세스도 있을 것입니다.    


이럴 때 사용자가 프로세스를 진행함에 있어 스트레스를 최소화 하기 위해서 단계적 노출_Progressive Disclosure 이라는 기법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단계적 노출은 말그대로 너무 긴 프로세스를 몇 단계로 나누어서 진행하도록 하는 것을 말합니다.    


조삼모사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우리의 뇌가 정보를 받아들이는 방식을 살펴보면 아주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뇌는 매초 400억 개 정도의 정보조각을 다룰 수는 있지만 그 중 의식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숫자는 40여 개 정도에 불과한데요, 그렇기 때문에 일정 정도를 넘어가는 복잡 또는 다수의 정보를 처리하게 되면 우리의 뇌에는 부하가 걸리게 되고 정보처리 효율이 급격히 떨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긴 프로세스를 인지하기에 부담 없는 크기의 몇 개의 단계로 나누게 되면 우리의 뇌는 이를 독립된 태스크로 받아들여 정보처리의 부담이 크게 줄어듭니다.


이를 통해 큰 성과를 얻은 일례로 오바마 미 대통령의 캠페인 후원 페이지를 들 수 있습니다.



2012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오바마 진영에서 웹사이트를 통한 후원금 모금을 하는 도중 캠페인 관계자들은 이 웹사이트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웹 사이트에 많은 사람들이 들어는 오지만, 후원금을 결제하는 도중에 결제를 중지하고 이탈하는 비율이 높았기 때문입니다.


위는 실제 당시 오바마 후보의 웹 후원금 결제 페이지인데요, 일반적으로 해외에서 일반적으로 많이 볼 수 있는 결제 페이지입니다.


캠페인 관계자들은 페이지에서 사람들이 너무 많은 빈칸을 채워 넣다가 지쳐 결제를 중단하고 있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리고는 웹사이트와 함께 결제 페이지를 리뉴얼하여 대통령 후보 캠페인 온라인 후원 역사상 기록적인 금액 모금을 달성합니다.


위의 그림과 같이 단순히 결제 단계를 나누어 단계별로 내용을 기입하도록 하였을 뿐이지만, 사용성이 훌륭하게 개선된 것이죠.


새로 리뉴얼된 화면을 보게 되면, 중앙에는 한 번에 인지하기에 부담이 없는 적정량의 정보를 기입하도록 되어있고, 상단에는 현재 프로세스가 어느 정도 진행되었고 얼마 정도가 남아있는 지에 대한 대략적인 정보 또한 한 눈에 볼 수 있게 되어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UI 디자인을 ‘스트레스를 디자인 하는 것’이라고도 합니다.


사용자가 너무 지루하지도 않게, 그렇다고 너무 머리 아프지도 않게 적절한 흥미를 유지하도록 정보를 디자인 해야하기 때문인데요, 이렇게 정보를 처리하면서 뇌에 걸리게 되는 부담을 ‘인지부하’ 라고 합니다.


인지부하 이론은 교육심리학자 John Sweller 교수에 의해 정립된 이론으로써, 일반적으로 과제 해결에 요구되는 인지자원의 양이 인지구조가 보유하고 있는 자원의 용량을 초과할 때 인지 과부하가 발생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인지부하 이론은 원래 인간의 학습 능력과 관련하여 많이 인용되는 이론으로서, 한마디로 뇌가 처리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 정해져 있고, 이를 넘어가게 되면 뇌에 과부하가 걸려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공부할 때 한번에 너무 많은 양을 익히려고 하는 것보다, 단계를 나누어 조금씩 익히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 이죠.


UI를 디자인 할 때도 마찬가지로 뇌의 인지부하를 고려하려 정보를 적절하게 분산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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