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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nnett May 26. 2024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들은 일본으로 간다

그들에게 필요한건 기회와 투자, 그리고 신뢰회복


한·일 벤처·스타트업 서밋 2024


한·일 벤처·스타트업 투자서밋 2024


지난 5월 10일, 도쿄 토라노몬 힐스 모리타워에서 ‘한·일 벤처·스타트업 서밋 2024’가 진행되었습니다. 이 자리에는 한국의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일본의 경제산업성 국장을 비롯해 VC와 스타트업 등 약 150여 명이 참여했는데요. 이 자리에서는 양국이 총 1억 달러 규모의 공동기금(펀드) 결성을 발표하여 화제가 되었습니다.


4월 16일, 일본 총무성의 라인야후에 대한 행정지도 이후 한국에서의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한국 스타트업들의 일본 진출은 지금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KOTRA 통계에 따르면, 일본에 진출한 한국 신규 법인 수가 2022년 158개에서 지난 해에는 처음 200개를 넘어섰습니다.


일본 내 신규 한국기업 법인 수 - 출처 : 서울경제



일본 시장을 진출하는 이유


한국 스타트업들이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일본을 찾게 된 것은, 일본 정부의 ‘스타트업 육성 5개년 계획’을 통해 2027년까지 10조 엔 규모의 스타트업 투자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현재 고금리 여파로 VC들의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국내 스타트업들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만 했습니다.


예를 들어 국내 헬스케어 산업의 경우, EMR이나 PHR처럼 병원이나 개인 대상으로 편리함을 더해주는 서비스들은 살아남았지만, 비대면 진료 관련 서비스의 경우 코로나 기간 한시적으로 비대면 진료가 허용됐으나 결국 코로나 종식 이후 다시 금지되기도 했습니다. 


비슷한 서비스를 운영하는 기업들의 경우 일본 시장을 눈여겨보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일본은 비대면 진료와 약 배송 서비스가 합법화되어 운영되고 있고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였기 때문입니다.


닥터나우 일본 앱 화면 - 출처 Be Success

실제로 국내 비대면 진료 서비스 1위 사업자였던 ‘닥터나우’는 비대면 진료가 다시 국내에서 제한되면서, 일본 현지에 법인을 설립하여 창업자가 직접 일본 법인장을 맡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며 아마존헬스케어 등 일본에 진출한 빅테크 기업들과 경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일본 현지 진출에 대한 걱정과 우려


한편 일부의 주장이긴 하지만 일본에 진출하는 한국 스타트업이 늘어남과 동시에 앞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라인과 비슷한 지분 관련 논란이 발생하여 경영권이나 사업에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기도 합니다. 


당장은 직접적인 불이익이 없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서비스 이용자가 더 늘어나고, 그로 인해 일본 이용자들의 데이터가 누적되면 이번과 같은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글로벌을 목표로 도전하고 있는 스타트업들에게 있어 이런 리스크는 최대한 줄이고 싶은 것이 당연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국내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좋지 않은 선례가 생겨버렸다고 밝히기도 했고,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스타트업들이 생존을 위해 일본을 찾는 상황에서 일련의 상황들이 투자 유치과정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선이 있다”고도 밝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주요 스타트업 육성 정책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많은 스타트업들은 과거 북미나 중국, 동남아 등에 진출했던 것에 비해 이제는 일본에 진출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본 사회에 니즈가 있고, 사회 전반에 기회가 너무나 많기 때문입니다. 특히 한국과 일본, 일본과 한국은 저출산과 고령화, 빈부격차, 세대격차 등 pain point와 문화적으로 유사성이 많고 지리적 접근성 또한 훌륭하기에 서비스를 발전시키는데도 좋습니다.


또한 안정적인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한 충분한 구매력과 일본 정부의 스타트업 정책, 낮은 금리 정책은 물론 막대한 사내 유보금을 보유한 대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로 자금 유동성도 풍부합니다.


중소벤처기업부 오영주 장관


한국 스타트업들은 모두 ‘JAPAN Dream’을 꿈꾸고 일본에 진출합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기회와 투자입니다. 그리고 이들의 기업 활동을 통해 일본 사회에는 새로운 디지털 일자리와 역동성을 가져다줍니다. 


하지만 이들에게 기회와 투자보다 앞서서 중요한 것은 확실한 믿음입니다.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한·일 벤처·스타트업 서밋 2024 관련 간담회에서 스타트업들의 우려와 관련해 “한국 정부 부처 차원에서 현지 지원 기능 및 법적 자문을 강화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일본 정부 또한 이전보다 전향적인 자세로 스타트업 진출과 운영, 성장에 대해 양국의 신뢰 관계가 더욱 두터워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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