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토리캐처 May 13. 2024

버릴 것과 간직할 사람들

쓸데없이 자잘히 세심한 오지라퍼의 걱정 그리고 걱정

러닝 1주년을 향해 달리기


숨 쉬듯 달리고 움직이고 그러다보면 복잡한 것들 자잘하게 달라 붙어서 잘 안 떨어지는 잡 것들도 흩어져 날아간다.



머물러 있지 않기 위해, 소소한 주제에 내 발목을 잡는 쓸 데 라곤 1도 없는 잘고 잔 걱정들이랑 하루라도 빨리 얼른 절교하고 싶어서 후다닥 도망치듯 달리고 달리는 중이다.

하프 마라톤은 정지 버튼이 안 눌려서 자동으로 기록된 듯하고, 저 정도로 달리기한 적은 없다.

걱정을 초대하는 것도, 몰아내는 것도 다 내 소관이다.



누구 때문에 이렇다고 원망하고 탓할 사람이 애초에 없었지만, 굳이 나쁜 사람의 위치에 세울 만한 사람도 이제는 아예 사라졌다.


꽤나 고약한 마음이 슬며시 고개를 들어 '악하고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한 어떤 이'도 따지고 보면 내가 그렇게 여겨서 그렇게 보였을 뿐, 이 세상에 순전히 다각도로 봐도 악하기만 한 사람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내 안에 다 들어 있다.


애초에 브런치 작정하고 제대로 꾸준히 쓸 마음을 먹었을 때, 인스타그램이 나름 좋은 성과를 이어가고 있어서 자랑하고 싶었다.


솔직히 어느 플랫폼에서 무조건 통하는 성공 공식, 흥하는 공식이 있나 싶다. 인스타그램 성과가 꽤 잘 나올 때 자랑하고 싶었는데, 계속 노출 정책 알고리즘을 바꾸니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일장춘몽 같은 과거를 뒤로 하고, 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계속 다양하게 시도해 보고, 실마리라도 찾아보려고 애 쓰는 중이다.

매일 걷고 달리고 생각하고 버린다.


나를 무겁게 짓누르는 소소 사소 자잘 걱정들을 떨쳐내고 몸은 여전히 꽤 무겁지만 마음이라도 가볍게 사랑하는 이에게 다다다 잽싸게 뛰어간다.


올 8월 15일이 러닝 시작 1주년이 된다. 가끔 느끼는데 꾸준히 하는 경험과 루틴은 '뿌듯함'이라는, 요즘엔 참 기회가 드문 자산이 되는 것을 느낀다. 나 스스로 애써 발굴하지 않으면 꺼내기 힘든 깊은 곳에 숨어 있는 보석같은 '자신감'은 보상이고, 아주 약간의 체력 증진을 느끼고 있다.


더 좋은 몸 상태로 나아지려면 갈 길이 멀지만, 두루 봤을 때 여러모로 주변 환경과 상황이 허락하기도 해서 아주 많이 감사한 마음이 들고, 운동 시작과 유지 과정이 꽤 좋다.




관계 안에 머물며 이런 저런 일화들을 꺼내 많이 생각하고 있는데, 평범하지 않은 내 드립 잘 받아주는 소중한 몇 몇 얼굴들이, 대화의 조각과 웃음과 함께 기록된 기억이 두둥실  떠오르며 새삼 고맙다.


그 안에 어느 덧 내 키를 훌쩍 넘겨버린 15살 아이도 있다. 오늘 저녁에는 사랑한다는 말 대신 정말 고맙다고 해야지. 요즘 뛰면서 떠오른 생각, 그리고 오늘의 다짐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