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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토리캐처 Jun 08. 2024

생각하는 나

철학자의 명언 단 한 줄 만으로는

제대로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들


나는 내가 사유하는 동안만 존재한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말을 남긴 르네 데카르트 일화를 읽어보니, 명언도 배경지식을 제대로 모르면 내 멋대로 변형해서 다른 곳에 가서 아는 체하고 엉뚱한 의미로 퍼나르겠구나 싶었다.



'고로'라는 단어가 아무래도 '고로케'가 좀 더 연상되지 않나 싶기도 해서 다른 말로 바꿔볼까 했는데, 잘 모르던 나 같은 사람이 함부로 말을 매끄럽게 해볼 요량으로 갈아끼우면 아예 의미가 달라져 버릴 수 있었겠다 싶었다.


나는 생각한다. '생각하기 때문에'내가 존재한다는 뜻은 아니라고 한다.


고로는 '때문에'가 아닌, '그러므로'나 '그래서' 가 맞고, "나는 내가 사유하는 동안만 존재한다"라고 한 말이 다른 후속 책에 나왔다고 하는데, 철학자가 하고 싶은 원래 의도를 비춰봤을 때 이 쪽이 더 명확하게 의미를 어주는 문장이라고 느껴졌다. 그래서 차라리 이 문장이 좀 더 유명해졌어야 나같은 사람에게는 의미 전달이 훨씬 잘 되지 않았을까 싶다.


이야기꾼에게 깊은 사연을 곁들여 들으니 다소 거리가 느껴지고, 들은 횟수는 많은데 사실 무슨 말인지 이해하긴 어렵고 딱딱한 느낌으로 떠올리 남의 나라 철학자의 삶도 말랑하게 인간미 있게 다가온다.


재미있는 이야기로 제 때 잘 만나는 것도 행운이다.


내가 철학자의 말들을 좀 더 깊이 안다고 해서 굳이 써 먹을 곳은 없겠지만, 쓰잘데기가 있든지 없든지 이렇게 나 혼자 생각하면서 또 남의 진중한 생각도 들여다 보면서 노는 것도 나름대로 즐기는데, 무쓸모에 무의미하지만 제법 재미는 있다. 


이런 재미라도 찾아서 다행이다.



나는 생각한다.

나는 고로'케' 이 세상에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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