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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토리캐처 Aug 31. 2024

만나서 고마웠으니 이제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우리 모두

아프지 말자고



마음이든 몸이든 안 아픈 직장인이 있나 싶고, 함께 한 모든 순간이 좋았던 고마운 동료를 만나는 일은 오래 세월을 돌이켜 봐도 손에 꼽을 정도니까, 같이 일했던 시간 모두를 고마움으로 남을 수 있게 무던히 애를 써 준 그 분의 지난 모든 날들에 감사한 마음이다.


 (같이 일해보면 진짜 나와 함께하기에는 둘 다 에너지 낭비 시간 낭비가 분명하다 싶은 동상이몽인 분들이 훨씬 더 많다. 인사만 나눌 때가 더 좋았었고 반가운 사이였다라고 기억되는, 적당히 멀리 있어야 서로 아름답게 볼 수 있는 분들이 다수였기에 더 귀한 극소수의 고마운 동료에게 가끔 감사하는 마음이 떠오른다. 덕분에 아직 희망을 놓치지 않고 일하는 것이기도 하니까!)


하고 싶은 것, 배우고 싶은 것이 여전히 더 있어서 좋고, 더 몸이 망가져서 회복하기 어려워질 때까지 버티지 않아서 현명하다고 생각했고, 지난 날들을 꺼내서 공감하고 작별 인사를 '상대방이 그 자리에 있어서 덕분에 잘 해낼 수 있었다고' 서로 고마움을 나눌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우린 언젠가는 반드시 이별하고, 안타깝지만 그 모습이 다 아름답지도 않으며, 사정이 있겠지만 십중팔구 대부분은 서로 예의바르거나 정중하지도 않거니와 그럴 수도 없는 경우가 훨씬 더 많기 때문에 드물게 마주하는 이런 시간들에 대해 더 없이 고마웠다.


어디서나 잘 살길, 계속 나름의 꿈을 마음대로 꾸길, 다음에 크고 작은 좋은 일이 생기면 서로 소식을 들려주고 기꺼이 축하와 응원의 말을 마음껏 전해줄 수 있는 오랜 인연으로 이어지길 꼭 바란다.


사실 갑자기 작별하게 될 줄 몰랐는데, 물론 언제라도 이별하곤 하지만.
몸도 마음도 흔들리며 그렇게 리듬타며 부단히 사는 게 당연할지도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작가님의 신작 소개를 보니, 이 책 소개 내용을 여기 덧붙여두고 싶었다.


독일 유치원에는 라우스부르프(Rauswurf)라는 재미있는 풍습이 있다. 라우스부르프는 퇴출이나 제명의 의미로 쓰이지만, 선생님이 유치원을 졸업하는 아이들을 유치원 밖으로 던져주는 세리머니를 지칭하기도 한다. 물론 바닥에는 두터운 매트리스를 겹겹이 깔아둔다. 독일 유치원 졸업식의 하이라이트인 라우스부르프에서 저자는 하이데거의 피투성(被投性, Geworfenheit)과 기투성(企投性, Entwurf)을 연결한다.

“우리는 내던져지는 존재지만, 타인을 어딘가로 던져줄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하다. 중요하게는 나 자신도 어디론가 던질 수 있다. 이것이 하이데거가 말하는, 피투성과 더불어 등장하는 ‘기투성’이다. 특정한 방향으로 스스로를 던지고 데굴데굴 굴러감으로써 새롭게 변화된 상황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자갈밭에서 구르는 타인을 그보다는 조금 나은 모래밭으로 던져줄 수도 있다. 피투성은 필연이고 수동이지만, 기투성은 가능성이고 능동이다.” (132~133쪽 / 2024년 9월 신간 <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 사서 찬찬히 읽어 볼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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