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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토리캐처 Oct 24. 2024

힘을 빼야 뜰 수 있어 '두둥실'

자 같이 날아보자!


몸과 마음에 막 그냥

빨리해내고 싶은 욕심을

아주 주렁주렁 매달고


달고 산지 꽤 오래됐다. 조급한 마음이어서 좋을 게 하나도 없는데, 알아도 그 때 뿐이고, 그렇게 살아왔다, 그렇게라도 살아서 여기까지 온 거다, 이 모습과 다르게 살아본 적 없다고 앞으로도 계속 살던대로 살려고 하지만, 다른 모든 것들의 상황과 조건이 달라져서 그 마음은 이제 더 이상 붙잡고 있을 수가 없다. 꼿꼿한 욕심을 굳이 억지로 구겨 접고, 어떻게든 힘을 빼야할 시기가 드디어 내게도 왔다.


오래 인연이 이어지는 친구들과 나누는 대화의 주제가 공감할 수 있는 부분들이 넓고 깊어진 만큼 무거워졌다. 고생만하던 부모님들이 우리와 급작스러운 이별중이기에 서로의 말 속에 위로가 가득하고, 통통 튀던 어디로 튈지 모르던 럭비공 같은 우리의 대화는 가을마냥 차분해졌다.


극단적으로 갈데까지 가서 완전히 방전되서, 시동이 꺼지거나 쓰러질 지경까지 가야 아는 사람들도 간혹 있는데, 사실 나는 어찌보면 또 '이만하면 너무 늦지 않게' 깨달은 것일 수도 있다.


꽤나 이상을 추구하는 편에 속하니까, 그만큼 현실 세계에 불만족 스러운 것도 아주 많기도 하다. 너그럽게 수용하거나 성격이 좋지는 않고, 그저 말을 안할 뿐이다.


어떤 것에는 편파적으로 한없이 너그럽고 아주 관대해 질 수 있지만, 또 다른 어떤 것에는 그 누구보다 까탈스러운 기준을 들이대서 전면 대수술을 하고 싶어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냥 그러려니, 각자 계획이 있겠거니 하고 어느 정도 포기하고 산다. 맞출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그나마 좋고 괜찮고, 아쉬워도 그 정도는 참아주든지 못 본 척 눈을 감든지 외면해 줄 수 있기도 하다. 다들 옆 사람들이 완벽하고 흠잡을 곳이 없어서 그냥 계속 보고 사는 건 아니지 않는가.


내 안에 이런 면과 저런 면이 다 있어서 이렇게라도 살고 있을테지, 그나마 다행이다 생각하고 있다.


포기를 쉽게 하지 않는 편이라 감히 되지도 않을 무모한 욕심에 오래 마음 끓이고 스스로 닥달하던 것은 잠시 내려두고, 다른 시선을 장착하기 위한 나만의 여정을 가고 있는 중이다.


가까이 들여다보면서 하나 하나 세세하게 들여다보다가 그만, 조목조목 따지다 '안 되는 것도 되게 해야 한다'고 나 혼자 다급하게 외치고, 영문 모르고 그저 나무늘보처럼 사는 세상은 당연히 그렇게 빠르게 내맘처럼 움직이지는 않을테니, 또 속 터지고 미쳐 버리는 대신, 기대한 대로 반응이 오지 않더라도 과도하게 열 받고 터지지 않도록 마음 속에서부터 어느 정도 거리를 두는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상황에 따라 내가 세운 만점 기준치를 아주 많이 확 낮췄다. 세상을 계속 살아가야 할 '나를 지키기 위한 유연함'이라고 볼 수 있다.



아주 멀리, 저 멀리 떨어져 멀찌감치 보고, 이제 다양한 건물 구조와 자연을 디테일하게 잡아주는 영상들을 보다보면, 또 어느새 신기하기는 커녕 당연한 것이 되어 버린 드론뷰처럼 저 위로 올라가 멀리서 전체적인 풍경도 살펴볼 요량이다.


전에 없던 느린 속력으로 천천히 걸으며 주변을 볼 것이고, 빈둥대는 것처럼 보여도 두리번 두리번 시선을 천천히 돌리며 생각하고 생각을 또 곱씹어 볼 것이다.



사실은 중요한데 '다른 덜 중요한 일들 때문에 바쁘다'며 진짜 내게 중요한 것을 놓치는 것 없이 살뜰히 챙겨볼 작정이다.


중용, 적당히, 알아서 잘 - 상당히 어려운 균형잡기 스킬이다. 아무리 해 봐도 성에 안 차고, 정답이 따로 없어서 내내 이리 갔다 저리 갔다 돌아 돋아 가고 있다.        


어느 덧 생일 주간이 되어 매년 새해가 되면 한 살 먹고, 생일이 오면 한 살을 더 먹는 것인가 아닌가 혼자 생각해 보는데, 나이만 자동으로 먹고 '스스로 생각하는 법을 잊고, 유연함을 잃고, 안락하게 느끼는 그 자리에 그대로 멈춰 있는 정지된 인간만은 되지 않으려고' 틈나는대로 달려보는 중이다.


스트레칭을 안 하면 몸이 뻣뻣하게 굳는다. 몸에 힘을 빼지 않으면 떠오를 수 없다. 제 자리에 그저 머물러 있으면 사람들과 함께 대화면서 낼 수 있는 시너지와 엄청난 에너지, 독특한 향기를 결코 만들어 낼 수 없다.


요즘 어떻게 지내냐고 나에게 물어보면, '여전히 늘 그렇듯이 바쁘다.'는 짧은 말 대신 '지금 나에게 정말 중요한 것을 집중해서 부지런히 몰입하느라 살짝 설레고 있다'고 해야겠다.





내 생일 맞이 "위시리스트'는 이 것으로 정했다.




받고 싶은 것도 갖고 싶은 것도 사실 딱히 없다. 아무 것이라도 생각해서 챙겨 주는 마음이 고맙다. 지갑 사정이 안 되든지 그 정도 사이는 아닌 가벼운 관계에 주고받는 축하인사도 굳이 해야할 이유도 없긴 한데 다들 참 다정하다.


어느 덧 살아온 날이 꽤 많은 이 즈음 되면 잡스러운 걱정 고민 안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두둥실 떠올라 통찰한 사람처럼 자애로운 사람으로 살고 있어야 하는데, 아직도 욕심덩어리에 버려야 할 온갖 미운 것들만 잔뜩 끌어 안고 있으니, 스스로 돌아보는 차분한 성찰의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덜 중요한 것들에 에너지를 낭비하느라 정작 가장 중요한 것들을 놓쳤다.



 이제 차분히 마음 잡고 슬금슬금 버리고서 그저 단 한 가지 '나 스스로' 균형 잘 잡기, 딱 그거 하나면 된다.


물욕은 예전에도 별로 없었는데 관심이 한 곳에 집중된 것은 좋으나 성과 집착, 목표 설정이 현실 가능성 대비 과도하게 높은 것 그 것이 늘 문제였다. 하고 싶다고 다 할 수 있는 건 아니니 온통 사방팔방에서 쏟아지는 스트레스로 돌아와서 무거운 돌덩어리에 잔뜩 눌려왔다.


그래서 이제는 그거 싹 다 없던 걸로 치고, 제로 베이스로 처음부터 다시 하려고 한다. 그래도 될 만큼 숨차게 안 멈추고 달려왔고, 마침 마음 정리하기 적당한 때가 됐다.


차분하게 내 속을 들여다 볼 때만 나타나는, 나만 아는, 나만 느낄 수 있는 그런 오묘하고 설명할 수 없는 기분이 가끔 찾아오는데, 어떤 공식을 취하면 저절로 이런 감정에 사로잡힌다고 볼 수는 없는 것 같다. 적당히 괜찮은 생각들을 계속 접하면서 나 스스로 생각을 정리하고 나름대로 시간이 오래걸리든 충분한 여유로운 마음을 거쳐 차분하게 꺼낼 수 있는 안정적인 숙성의 시간이 필요하다.


살고 싶은대로 살 자유가 모두에게 있으니 어떻게 살지는 알아서 하면 되는데, 아무리 천재여도 세상 천지 혼자 사는 것도 아니고, 혼자서는 어디로 가야할지 그 길이 보이지 않기도 하니까, 더불어 함께 가자.



자신이 더 많이 안다고, 청하지도 않았는데, 들을 마음 상태도 아닌데 가르치려고 무섭게 들이대거나 달려오는 분들은 슬쩍 옆으로 피하는게 서로를 위해 좋은 선택이다.





생각과 함께 신기한 여행이라도 하듯


자신의 이야기를 조심스레 꺼내서 상대방에게 거울로 비춰주는 영롱한 말들을 일상 여행처럼 가만 가만히 찾아다니고 있다. 


나를 돌아보는 고요한 공간으로 조용히 연결되고, 온통 어지러워서 정리가 필요했던 생각을 간결하게 정리하고, 그렇게 뿌듯하게 발걸음도 가볍게 다시 다음 목적지를 어디로 할까 두리번 거리면서 또 계속 신나게 방황하고 있는 것이다.


요즘은 스레드 속 사람들이 꺼낸 실타래를 따라가 보고, 전에는 손도 대지 않았던 장르의 책들을 집어 든다.


낯설어서 신선하고, 몰랐던 것들이 너무 많았다는 걸 계속 자각하면서 재미있고 신기한 세상으로 걸어가고 있. 


수퍼문 보고 마음을 다해 꺼낸 소원이 있다면, 그 소원 꼭 이루어지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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