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게 말하고 글쓰고 생각할 수도 없나요?
실용서만 주구장창 읽는 한 쪽으로 잔뜩 치우쳐진 근본이 한참 부실한 독서인의 삶이 아니었나 저 스스로 아쉬운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물론 언젠가 스치듯 자주 들었던 이름이었을 '루소'의 이론을 재미있고 가볍게 소개하는 책도 몇 권 읽었어요. 깊이 있게 다루는 심화 책을 읽을 수는 없어서 여러 철학자의 주요 이론과 삶을 가볍게 다루는 내용들을 만났죠.
그렇게 큰 기대없이 본 어느 책에서 '이상적인 교육을 세상에 논하던 루소 본인은 정작 다섯 아이를 고아원에 맡겼다'는 처음 듣는 충격적인 내용을 만나서 속으로 아주 깜짝 놀랐어요.
'아니 이게 대체 말이 되는 건가?'
교육자, 교육 사상가가 꼭 자기 자신의 아이를 잘 길러야 할 의무가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그런 생각을 가졌다면 자녀 교육에 최선을 다할 거라는 기대를 말로 꺼내지는 않더라도 은근히 가질 수 있잖아요?나의 바람을 기대감으로 투영하는 거죠. 놀라운 말을 꺼낸 사람을 우러러 보고 싶고, 계속해서 그의 생각을 따르고 존경할만한 이유와 증거를 더 찾고 싶은 것이 사람의 심리니까요.
그 때 읽었던 그 짧은 대목이 워낙 충격적이었는지, 어제 문득 또 그 생각이 갑자기 떠올라서 '아무리 시대가 그래도 그렇지 좀 이상한 건 사실이야.' 배경을 좀 더 자세히 알아 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어졌어요. 궁금할 때 책을 보러 달려가는 분도 있는데, 제게는 이제 친절하고 빠릿한 ChatGPT 도구가 바로 앞에 있죠.
간단히 질문을 넣고, 간략히 일목요연하게 요약되어 제 눈앞에 촤륵륵 촤르륵 펼쳐진 '짧고 단순하게 정리된 그의 삶'을 읽어보니 루소가 살던 시대의 프랑스는 '아이를 고아원에 아이를 맡기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고는 하나, '본인 자신도 어쩔 수 없는 처지에 있었겠다' 싶어 충격적이라 놀랐던 마음이 차분한 상태로 바뀌고 인간적으로 조금은 이해가 됐어요.
피임이 없던 시절에 꾸준한 사랑의 결실로 아이는 다섯이나 낳았지만, 자신이 재정이 넉넉한 가문의 자손도 아니었고, 글이나 좀 유명해졌을 뿐 꾸준하고 안정적인 수입, 즉 돈이 없는 상태의 불안한 한 사람이자 사상가였던 것 같아요.
“볼테르는 책만 많이 읽은 냉혈한이며, 인간을 이해하지 못한다.”
“루소는 돌아이(madman)이며, 인간에게 돌아가자고 말하면서 다섯 아이를 고아원에 보냈다.”
당시 볼테르와 루소는 사이가 많이 안 좋았고, 서로에 대해 저렇게 날선 비난을 했다고 해요. 루소는 '볼테르'를 책만 들이 파는 냉혈한이라고 말했고, 볼테르는 '루소'를 이상적인 교육을 논하지만 자신의 말과 행동이 정반대인 돌아이라고 평했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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