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일이 지치며 고될수록 그럴 필요도 있지요
이 분과 나눈 대화는 수 년이 지난 아직까지도 잊혀지지가 않아요. 몇 마디 말들로 아주 강렬한 인상을 남기신 분은 제휴 미팅하러 가서 뵌 어느 회사의 본부장님이셨죠.
캠핑이 취미예요?
얼마나 가는데요?
에이. 그 정도면 취미도 아니죠.
전 매주 갑니다.
등산도 캠핑도 본인이 취미로 할라치면 매주 해야 직성이 풀리는지 그런 자신의 진정성 있는 취미 이야기들을 단호하고도 쉴틈없이 꺼내셨고, 검게 그을린 건강해 보이는 다부진 무표정한 얼굴로는 '그 정도 가끔 다니는 걸로 어디가서 취미라고 내밀지 말라'는 야무진 기색으로 끝을 맺어 주셨죠. 거기에 대고는 더 이상 할 수 있는 말이 없어서 다른 주제로 얼른 건너가 대화를 이어갔던 기억이 납니다.
아이가 장성해서 하루 종일 집을 나가 있어도 아무 상관이 없는 혼자만의 취미를 적극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연배셨던 것 같아요.
'그 분과 내 가정의 모습이 처한 상황이 다르고, 아무리 좋아도 여러 사정상 매주 갈 수 없는 삶을 사는데, 그렇다고 더 이상 취미가 될 수 없는 것인가?' 이 고민을 그 때 처음 하게 되서 뇌리에 강력하게 남았나봐요.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