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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좋아하고 싶은 사람을 만나는 가장 빠르고 쉬운 방법이에요

by 스토리캐처

그저께 실수로 아끼던 레몬 그라스 에센셜 오일을 와락 쏟았어요. 입구가 좁은 통에 옮겨 담다가 넘쳐 흘러버린 날, 아깝게 방바닥에 흥건해져서 닦고 또 닦았는데도 온 방에 쏟은 듯 한참이나 상큼한 풀 향기가 가득찼어요.


그렇게 쏟아져서는 아무리 시간이 가도 코가 적응하거나 무뎌지지 않을 정도로 강렬한 향이 되어, 바닥에 닿은 오일을 닦아낸 제 손바닥에서도 노랗게 밴 흔적으로 자리잡아 며칠이나 지속되고 있어요.


"이게 대체 무슨 냄새야? 왜 계속 냄새가 안 빠져? 냄새 심한데?"

그 말을 듣고 레몬 그라스가 뭔지 알려줘도, 지금 이 집이 왜 이렇게 된 건지 대략 상황을 거듭 설명해도 같이 사는 가족은 그저 낯선 불편한 냄새가 더 이상 안 나길 바랄 뿐이지 결코 그 히스토리가 궁금해서 말을 꺼낸 건 아니었어요.


괜찮고 참을만 한 것, 보고 싶은 것과 볼 수 없는 것, 듣고 싶은 것과 듣기 좋은 것, 견딜 수 있는 것과 불편한 것, 계속 맡고 싶은 향기와 냄새도 맡기 싫은 것, 싫은 것과 마음에 쏙 드는 것이 같이 사는 이들도 모두 각각 달라요. 그래서 아무리 조용한 평화를 진지하게 추구하는 저라도 크고 작게 티격태격 할 수 밖에 없어요.


선호하는 향이 제각각 다르듯 취향이라는 건 뭐가 좋다 나쁘다 정답은 없어요. 가끔 취향이 비슷한 사람을 만나면 '오! 나랑 사회적 고향이 같구나!' 싶어서 혼자 괜히 놀랍고 감탄하게 되서 좋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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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것만 찾는 '스토리캐처' 은근 두루 잘하는 ENFP 자유존중 예의추구, 하고싶은 것만 온전히 집중몰입하는 재미로 삽니다. 응원/이야기듣기 생각하고 관점바꿔보기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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