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길면 혼잣말이 되는 곳
내 글을 띄우고 반응이 궁금하면 스레드를 하세요. 단, 길게 쓰고 쓰다보니 느낀 점인데, 길어져 버린 글은 거의 안 봐요. 애써 글 쓴 사람 입장에서는 서운한데 쉬이 외면당하고 금새 버려지다시피 해요.
짧은 글에 훅 마음이 뺏긴 적 있으시죠? 우리는 대체로 바쁜 것들에 치이며 둘러싸여 살다가 잠시 틈이 나면 SNS에 머리 식히러 들어갈 때가 있잖아요.
그러면 '그 때 보이는 글이 의미는 참 좋고 좋은데 심각하고 진지 근엄하면 좋겠나? 나는 과연 그 글을 들여다 보고 있을까?' 한번 생각을 해 보는 거죠. 저라도 그렇게까지 깊이 남의 사고에 휩쓸리게 내 버려둘 시간도 에너지도 선뜻 못 낼 것 같거든요. 귀여운 고양이 강아지 아기 사진에 머무르거나 재미있는 말들 오고가는 반응들 보며 뿜든지 피식 웃고 기분 좋게 넘기고 싶죠.
하지만, 독자 입장을 헤아리면 그 말이 맞고 머리로는 알고있긴 한데, 글을 쓰는 사람이 되면 내 짥은 글이 읽는 사람들에게 오해를 주면 안되니까 부연 설명을 한 줄 두 줄 더 하는 거죠. 순식간에 글자 수 다 채운 대서사시가 되는데 마침 재미는 쏙 빠져버려서 아무도 안 보는 내 공개 일기로 전락해 버리고 말아요.
참으로 오랫동안 스레드에 일기 써보고 숱한 실패의 나날을 무수히 겪고 가까스로 땅을 딛고 나서 휘갈겨 버리듯 쓴 글이 조회수 숫자가 순식간에 막 올라가서 '아니, 이게 진짜 이런거였어?' 느끼는 중에 나누는 글이니 어디서 떠도는 말 붙잡아와서 ChatGPT나 제미나이 시켜서 조사하고 얄팍하게 알은체 하는, 전혀 근거 없는 말은 아니예요. 보고 듣고 느끼고 저를 통과한 말을 글로 해야 저도 힘주어 강조할 수 있거든요.
긴 글을 아주 유려하고 현학적으로 예술의 격을 담아 풀거나 흥미진진한 이야기 소설은 당연히 좋고 스레드에서도 괜찮고요.
만약, 조회수가 높은 것이 내가 앞으로 지속적으로 글을 쓸 때 재미와 확신, 글쓸 동기부여가 확실히 돼서 본인에게 상당히 중요하면 이왕이면 짧게 쓰세요.
짧게 쓰려고 했다가 길게 바뀌는 글로 넘어가는 조짐이 보이면, 글 일부분을 떼어내서 댓글로 넘겨버리세요.
누가봐도 공감할 수 있고, 댓글로 쓰기 좋은 질문이 가장 봐 주는 사람이 많은데, '뇌를 빼고 쓰는 아무 말'이 가장 빵빵 터진다는 조언이 최근 N개의 스레드에서 확인 되었어요.
난 너무나 지성인이라 도저히 그럴 수 없다면, 그 나름대로 톤앤매너를 유지한 전문인의 자세로 등판하시면 됩니다. 업의 대표자로 나서는 분들은 정장 프로필에 프로페셔널한 말씀을 하시고, 매출이 중요한 사장님들은 친근한 반말과 티 안나는 자랑, 댓글 소통을 진짜 입이 떡 벌어지게 잘 하세요.
스레드 며칠 보다보면 홈에 뜰 거예요. 무림의 고수같은 분들 만나면, 내 글의 정체성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되죠.
왜 나는 지금 스레드를 하고 있는지 자주 스스로 질문해요.
재미도 있고 여기서만 볼 수 있는 찐하고 딥한 정보도 있고, 유연하게 흐르는 댓글 대화도 보여요. 눈쌀 찌푸리는 분쟁 비난 저격은 여기도 가끔 있고, 사람 사는 곳 어디나 있는 거니 그러려니 하고 넘깁니다.
저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스레드를 긍정적으로 보고, 저에게 도움이 되는 신선한 자극을 취하고 있어서 해 보려고 하시는 분이 계시면, 추천하고 있어요.
운동이나 SNS나 직접 해봐야 뭔지 알죠. 그 곳 관찰하며 분위기 파악하고, 높은 파도에 균형과 중심 잘 잡고 서핑하듯 흐름에 잘 올라타는 감이 느는 것도 마찬가지거든요.
반말은 평소 찐친 외에는 전혀 안 해서, 스레드 반말투도 다소 애매할 때가 가끔 있어요. 저처럼 반말이 불편한 분들은 경어체로 쓰겠다고 선언해요. 반말에 경어체 답글 오면 '버릇없는 사람으로 만드는 것 같다'고 기분이 안 좋다는 분도 있었는데, 이 사람 저 사람 각자 편한게 다르니 본인이 알아서 기분 상하지 않는 방향으로 융통성 발휘 해석하고 넘어가야죠.
누구 눈치보겠다고 안 맞는 옷을 불편하게 입으려면 거기서 자유롭게 하는 SNS만의 재미는 날아가는 거니까요. 나름의 웃기는 글들과 관찰하고 배우는 묘미가 있어서 당분간 스레드는 계속 할 예정이에요.
특히, 디자이너 분들 중에 AI 영상 사진 자랑하면서 프롬프트 공개도 댓글로 해주면, 와! 이런 정보 모으면 책이 되는데 애써 수고스럽게 작품 만들고 제작 지식 잘 떠먹을 수 있게 나눠주는 분들 참 고맙고 은혜롭다 싶어요. 알려줘도 하기 힘든 사람은 '좋아요'와 '공유'로 감탄만 하는 거고, 도전하는 이에게는 바로 '저장각' 이니까요!
그래서 누군가는 스레드를 멈추고 또 끊임없이 첫 스레드 알림 띄우고 진입하는 그 곳에 겸사 두루 많은 시간 보내고 있어요. 브런치도 스레드 '첫 스레드' 밀어주는 건 벤치마킹해 주면 참 좋겠네 혼자 생각해 본 적 있어요. 기대하고 제안 해 봐야 그건 솔직히 브런치에 별로 안 중요할 것 같거든요.
브런치 책 출간소식 스레드 인기글에 자동 댓글 남기는 것도 스치듯 봤는데, 맥락에 안 맞게 남기면 아무리 애써 낸 자랑스러운 책이지만 급 비호감 광고 불호 반응이라, 왜 여기 이런 댓글 남기냐는 대댓글도 봤어요.
요즘은 게임도 그렇지만 SNS에서도 맘에 안 들면 바로 상대를 신고하거나 차단, 언팔하잖아요. 모르는 이에게 무분별한 책 광고대신 선별해서 조심스레 댓글로 소식을 전하는 게 한결 낫겠죠. 조심조심 예민한 분들이 많이 모인 곳이니 얼굴보고 못할 말, 예의 차리는 사이에 안할 글은 SNS에서도 안 하는 게 정답입니다.
홈 피드 글은 점잖아도 댓글로 함부로 분노 표출하거나 편향된 의견으로 싸움 걸거나 논리없이 욕 배설하는 행동들이 스레드에서는 너무 잘 보이거든요. 순간 찰나의 호감을 줘서 팔로우를 더할 수도 있지만, 댓글 활동까지 찬찬히 사상 검증을 바로 투명하게 하는 섬세한 분들도 많아서 겉과 속이 다른 이중생활자는 차단 대상으로 언급된 횟수가 많더라구요.
제가 브런치 팔로우 맺은 작가님들은 성실하게 꾸준히 글을 잘 쓰시는데, 솔직히 말해서 팬이 많지 않다면 브런치 내에서 자연발생적으로 조회수가 그렇게 높게 유지되지는 않을거라 외부 SNS 활동도 여력이 있고 관심이 있으면 슬슬 해 보셔도 좋아 보여요.
1. 조회수가 제 글들 중 가장 빠르게 높아져서 신기했던 글
2. 아니 뭐 사람들은 이런 이야기 좋아하는 건가?싶었던 글
3. 어제 눈이 너무 많이 왔고 또 많이 추우니까 낭만 감성이 되서 쓴 글
최근 30일 통계 인사이트
그간 스레드에서 책 이야기를 주로 많이 해왔는데, 내년 2026년에는 좀 더 다양한 주관적 관찰시점 : 짧은 생각을 쓸 예정이에요.
혹시 스레드 하시면 그 곳에서도 반갑게 만나시죠!
https://www.threads.com/@storycatcher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