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는 엄마 계신 곳에 가서 꽃을 달아드리고 왔다. 난생처음 주문해 보는 꽃이었다. 여름에 엄마 자리를 예약하러 갔던 날 나는 가격 설명을 듣다 말고 눈물만 줄줄 흘렸는데, 그때 사무실 바닥에 배를 대고 가만히 엎드려 있던 개가 그날은 날이 좋아서인지 바깥에 나와있었다. 차에서 내리는 나를 보고는 쭐래쭐래 다가오기에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었다. 몸통도 어루만져주었더니 금세 내 옆에 자리를 잡는다. 개들은 정말 착해.
나에게 위안을 주던 것들을 다시 하나씩 생활 속에 끼워 넣고 있다. 나는 무엇이 나를 기분 좋게 하는지 잘 아는 편이고, 다행스럽게도 대부분 단순한 것들이다. 아침에 만들어 마시는 짜이, 손톱 끝으로 긁으면 간지러운 코듀로이 소재의 가을옷, 잘 만든 디저트, 그리고 또 뭐가 있었더라. 엄마와 같이 살 때는 개를 키웠었는데, 혼자 살면서는 개를 키우고 싶다는 생각만 하고 지낸다. 빈 집에 외롭게 두기 싫으니까. 개는 집 앞 넓은 마당에서 목줄 없이 키우고 싶다.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면서 햇살도 쪼이고 바람도 맞으면서 살아있음을 듬뿍 느끼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