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 엄마 첫제사를 지내고 서울로 올라가는 아침. 역까지 태워주기로 한 아버지가 늑장을 부리는 바람에, 자정 넘어 어렵게 끊어둔 KTX를 놓칠 상황이 되었다. 차에 올라타 빨리 가자고 독촉하는 내 성화에 서두르던 아버지가 갑자기 "이거 타고 서울 가자!"라며, 역 반대 방향으로 핸들을 꺾었다. 갑자기 드라이브. 갑자기 데이트. 갑자기 휴게소. 갑자기 둘만의 시간.
휴게소 우동은 너무 맛이 없었는데, 아버지는 "맛있다!" 했다. "밥은 원래 같이 먹어야 맛있는 거야. 아버지는 늘 혼자 먹으니까." 했더니 "너거 엄마 사진 마주보고 같이 먹는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