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7일

by 꽃반지

어젯밤 이야기. 갑작스러운 폭설. 퇴근 요정의 도움(고마워요!)으로 눈길을 뚫고 겨우 퇴근을 했더니 집집마다 사람들이 나와 눈을 쓸고 있었다. 석석 싹싹, 골목골목 울리는 비질하는 소리가 경쾌한 가운데 우리 집도 예외일 순 없다. 위층 아저씨가 부지런히 눈을 쓸고 계시기에 "저도 도울게요" 했더니 아저씨가 나를 보며 싱긋 웃고는 비질을 계속하셨다. 아저씨 코끝이 빨갰다. "저 가방 두고 나올게요. 같이해요" 다시 말을 꺼냈더니 아저씨가 "아까 옆방 총각은 나 보고도 그냥 들어가 버리던데... 아가씨 그냥 들어가. 다했어"하고 또 한 번 싱긋 웃었다. 아저씨를 두고 들어갈 순 없어서, "군에 있을 때 눈 많이 쓸었으니 믿고 맡겨주십쇼!" 농담을 건넬까 하다가 진짜로 믿으실 거 같아 말없이 엉거주춤 서있었. 아저씨의 동그란 등.


퇴근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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