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은 힘들지 않으세요?”
“그럭저럭 할만해요.”
“캐나다가 그렇더라고요. 기술 있고, 성실하게 일하면 먹고살아. 그러려면 한 가지 분야를 꾸준히 파는 게 중요해요. 여긴 학력, 나이, 성별, 자격증, 이런 거 안 봐요. 무조건 경력이야. 경력이 있으면 일 할 곳은 찾을 수 있어요. 이거 저거 재지 말고 일단 해요. 백날 준비해도 소용없어. 현장에서 부딪히며 몸으로 배워야지.”
“주위에서 다들 말렸어요. 그렇게 덜컥 시작하면 큰일 난다고. 요즘은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10년 전에는 스시집이 괜찮았거든요. 확신은 없었지만 믿음은 있었어요. 큰 욕심 내지 않고 기본 지키면서 착실하게만 하면 우리 가족 먹고살 수 있다고. 작은 가게지만 이것도 사업이잖아요. 막상 개업을 해보니 요리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음식 퀄리티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게 관건이라는 것을 깨달았죠. 손의 감각을 유지하려고 하루도 칼을 손에서 놓지 않았어요. 그러다가 10년이 훌쩍 가버렸네요. 애들 학교도 졸업시켰고, 큰 부자는 아니지만 우리 가족 따뜻하게 지낼 수 있는 작은 집도 장만했고. 이젠 슬슬 은퇴를 고민할 시기가 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