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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성 Jan 31. 2016

스트레스 (Stress)

살다보면 문득 참았던 스트레스가 터질 때가 있다. 대부분은 누군가에 대한 분노와 험담으로 끝나기 일쑤다. 하지 못했던 말이나 행동, 감정 상한 일, 억울한 사연 등을 막 토해내다보면 후회가 금세 찾아온다. 유약한 성격인걸까, 외유내강일까. 고민은 꼬리에 꼬리를 물며 길어지지만 아침이 되면 언제그랬냐는 듯이 다시 일상으로 향한다. 어제의 물음에 결국 답을 하지 못한 채.


내성적이냐고 묻는다면 아니라고는 못하겠다. 밖으로 분출하고 시원하게 털어버리는 타입이 아니다. 일을 할 때는 언제나 반자동적인 예스(Yes)맨에 책임감까지 더해지면 스트레스는 극심해진다. 무엇을 내려놓는 게 맞는 걸까. 일단 참아라, 버텨라라는 조언이 있겠지만 이 말 한마디가 누군가에겐 족쇄가 된다. 스트레스는 푸는 타이밍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주변 눈치만 보고 주저주저하다가 때를 놓치면 진짜로 병들어가는 자신을 보게될 지 모른다. 답을 쉽게 낼 수 없다. 


스트레스는 누구나 자신만의 마지노선이 있고 그것을 알아가는 과정 속에서 해소하는 법도 터득할 수 있다. 그건 스스로의 몫이다. 누군가 선을 넘었다고 해서 아니꼽게 볼 필요는 없다. 능작가 유병재는 "나만 힘든 건 아니지만 니가 더 힘든 걸 안다고 내가 안 힘든 것도 아니다."고 하지 않았나. 주관적인 걸 애써 비교하고 재단하는 건 그거야 말로 피곤한 일이고 선을 넘는 게 아닐까 싶다.


말은 쉽지만 너는 그렇게 할 수 있냐고 되묻는다면 사실 할 말이 없다. 지금까지 참는 게 미덕이라 믿어왔고 납작 엎드려야 누군가에게 다치지 않는다고 믿고 조언해왔다. 살다보니 남는 건 '무색무취의 이재성'이었고 이 역시도 호불호가 있으며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었다. 좋다 안좋다보다 참고 버텨라가 언제나 미덕이 될 수는 없다고 말하고 싶다. 누군가 힘들다고 한다면 진짜 힘든거다. 스트레스의 무게를 서로가 함부로 재단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뼈아픈 충고보다 영혼없는 공감이 때로는 상대방에게 득이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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