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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현 Aug 16. 2020

82년생 김지영

*스포일러 있습니다.


감독 김도영

출연 정유미, 공유 등등


평범한 가정의 아내이고 엄마이자 누군가의 딸인 김지영. 영화 82년생 김지영은 사실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2020년에 82년생은 곧,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로 접어든다. 이십 대를 겪으며 나이 서른을 바라보지만 서른이 되고 나면 알게 되는 것 한 가지는 한해의 시간이 생각보다 빠르게 지나간다는 것, 그리고 나이 먹은 만큼 성숙해지지 않는 내가 눈앞에 존재한다는 현실이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입구는 있는데 출구가 보이지 않아 끊임없이 불안하기만 한 현실을 견딜 뿐이다.


지영(정유미)은 아프다. 아픈 사실을 남편도 알고 시댁도 알고 친정도 알지만 본인만 모르고 있다. 가끔 다른 사람으로 빙의한 듯 엉뚱한 말을 하는 지영을 보며 남편 대현(공유)의 걱정은 깊어만 간다. 자신과 결혼해 지영이 아픈 거라 생각하는 대현은 애써 담담한 척 조심스레 지영에게 정신과 상담을 권유한다.


어찌 보면 평범하고 단순한 현실의 일상 속에 지영은 갇혀 있다.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말하는 지영은 과거의 기억에 사로잡혀 있다. 그리고 영화는 과거의 이야기를 담담히 들려준다. 지영이가 기억하는 과거는 무엇일까. 알 수 없는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는 불안을 과거의 기억에서 보상받으려는 심리는 아닐까.    


모두가 공감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살아가며 감내하는 이야기는 맞다. 모두가 지영이가 될 수는 없다. 되어서도 안된다. 하지만 우리는 살아간다. 살아가며 조금은 주변을 한 번씩 돌아보는 마음을 가질 수 있지는 않을까.


그녀는 1982년 4월 1일.

서울의 한 산부인과 병원에서 키 50센티미터, 몸무게 2.9킬로그램으로 태어났습니다.


영화 82년생 김지영의(정유미) 이야기 끝은 곧 지영이, 우리의 새로운 이야기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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