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럭이 들려주는 회사원의 알아야 할 상식 : 나노(Nano) 편
토마스 쿤이라는 위대한 학자가 있었습니다. 과학자이자 철학자였죠. 저는 과학을 사회적 관점에서 또는 사회를 과학적 관점으로 해석하는 사람을 시대의 석학 내지 구루라고 생각합니다. 소위 통섭적 사고, 논리적 성찰을 하는 분들이죠.
과학이든 수학이든 철학이든 미학이든, 모든 학문의 지향점은 자연이나 사회의 현상을 이해하고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특정 학문만 깊게 파다 보면 그 지향점을 잃기 쉽고, 장님이 코끼리 다리만 붙잡고 있는 것처럼 전체를 왜곡하게 됩니다.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답답함을 느끼게 되는 이유입니다.
통섭적 사고나 논리적 성찰은 특정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겸비하고 사색을 통해 인사이트를 끄집어 내는 과정으로 이루어 집니다. 방법적으로 얘기하자면, 많이 읽고 많이 써야겠지요.
다시 돌아가 토마스 쿤의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토마스 쿤은 저서 "과학혁명의 구조"에서 과학의 패러다임(paradigm) 변화를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1단계 (Prescience) : 어떤 현상에 대해 과학계에서 아직 합의된 패러다임이 없는 단계입니다. 하지만 공통된 사실과 현상을 통해 과학이론이 발생하고 학계에서 합의를 이루어 가는 단계라고 할 수 있지요.
2단계 (Normal science) : 이렇게 합의된 과학이론이 패러다임으로 정착하게 됩니다. 이를 정상과학이라고 하지요. 이를 바탕으로 학문이 발전하면서 패러다임은 더욱 견고하게 됩니다.
3단계 (Crisis) : 그런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존 과학의 패러다임에 위배되는 사실이나 현상이 발견되기 시작합니다. 초기에는 기존 세력의 권위와 어느 정도 타당한 반박에 묵살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지속적으로 사실이나 현상이 발견되고 이를 뒷받침하는 주장이 힘을 얻게 되면서 기존 패러다임은 힘을 잃게 됩니다.
4단계 (Scientific revolution) : 이제 새로운 과학이론이 기존을 대체해 패러다임으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은 지속적으로 반복됩니다.
과학혁명의 예로 많이 언급되는 것이 바로 천동설과 지동설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와 프톨레마이오스, 그리고 가톨릭의 가치관에 따라 형성된 천동설은 태양을 비롯한 행성이 지구를 중심으로 돌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아주 오랜 기간 패러다임으로 자리매김했지요.
그러다가 천체의 움직임을 관찰하던 코페르니쿠스에 의해 천동설이 아닌 지동설, 즉 지구를 비롯한 행성들이 태양의 주위를 돈다는 개념이 등장하게 됩니다. 기존 개념을 전복시키는 혁명적인 발상이지요. 요즘도 우리는 기존 생각을 뒤집는 발상을 하면 "코페르니쿠스적 사고"라고 합니다.
하지만 코페르니쿠스의 주장은 객관적 근거보다는 철학적 접근이었기 때문에 당시 가톨릭의 저항이 그리 심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후 갈릴레이에 의해 지동설이 객관적으로 증명되었고 이로 인해 갈릴레이는 기존 세력과 교단의 탄압을 받게 되었죠. 과학혁명 사이클의 3단계인 Crisis가 본격화된 것이고, 결국 지동설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4단계 Scientific Revolution)
과학계는 갈릴레이라는 거대한 별이 지고 동시에 등장한 또 다른 위대한 과학자가 있습니다. 미적분, 만유인력의 법칙 등으로 고등학생들의 스트레스를 유발한 아이작 뉴턴 입니다. 뉴턴이 1600년대 후반에 만든 이론이 지금도 보편적으로 쓰이고 있으니, 정말 세기의 천재라 할 만합니다. (이런 뉴턴도 주식으로 폭망 했다니 주식은 신의 영역인가 봅니다.)
뉴턴 이전의 과학은 보이는 현상에 대한 해석이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세계는 신의 영역이었지요. 이런 보이지 않는 세계를 규명한 것이 바로 뉴턴입니다. 만유인력, 중력의 법칙을 규명한 것이지요. 이로써 중세 과학이 몰락하고 근대 과학의 세계가 시작됩니다. 다시 한번 과학혁명이 온 것이지요.
다음 편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