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럭이 들려주는 회사생활 이야기
기업이 성장하면 조직 규모도 커지게 됩니다.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CEO 산하에 다양한 조직이 구성되고 그 규모가 커질수록 부서장의 권한도 커지게 됩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부서 간 소통이 단절되고 정보가 공유되지 않는 사일로 현상(Silo effect)이 발생하게 되지요.
이러한 상황에서는 부서 내 리스크 요인이 있어도 타 부서에서 알 수 없기 때문에 리스크가 발현되어 기업에 부정적 영향을 주기 전에 드러나지 않습니다. 부서장의 입장에서도 리스크 요인이 있다면 이를 감추면서 자체적으로 해결하려고 할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더 이상 관리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때까지 리스크를 키우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일반적으로 기업에 감사조직이 있지만, 감사는 사건 발생 후 이를 조치하는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사전에 예방하는 기능은 부족합니다. 따라서 사전 관리 관점에서 컨트롤러가 여러 부서의 업무를 모니터링하여 리스크를 사전에 예방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컨트롤러는 기업의 경영상황을 분석해 각 부서에 의사결정을 위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도 합니다. 이것이 바로 컨트롤러의 가장 중요한 기능인 Check&Balance 입니다.
컨트롤러가 이러한 Check&Balance 역할을 하려면 어떤 권한을 가지고 있어야 할까요? 예산 통제권을 가지면 가장 확실하게 각 부서를 관리할 수 있겠죠. 그리고 기업의 경영상황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관리회계 업무를 수행해야 합니다.
그래서 통상적으로 컨트롤러 조직은 CFO 산하에서 관리회계와 예산관리를 담당합니다. 그리고, 사업부서에 컨트롤러를 파견해 경영정보를 취합하고 분석하는 일을 합니다.
Plan-Do-See의 관점으로 보면, 사업부서에서 연간 사업계획을 수립할 때 컨트롤러가 참여해 계획의 적정성을 점검하고 의견을 제공합니다. 그리고, 이후 사업계획에 따라 사업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 모니터링하고, 향후 실적에 대한 Forecasting(실적 전망)을 해서 경영진에 보고합니다.
실적이 악화되면 그 원인을 분석해 해당부서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 대응방안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필요에 따라서는 예산 감축을 하기도 하지요.
컨트롤러는 해외법인 관리에도 매우 우용한 조직입니다.
해외법인은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본사에서 직접 관리하기가 어렵습니다. 법인장의 책임하에 운영이 돼야 하는데, 해외법인은 본사 조직보다 규정/지침 등 제도적 시스템이 취약할 뿐만 아니라 현지 채용인력을 관리하는 것도 만만치 않아 사건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문제가 생기면 법인장이 이를 즉시 본사에 보고하지 않고 스스로 해결하려다 문제를 키우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한, 해외법인은 일반적으로 시장 개척/확장 차원에서 영업에 중점을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법인장도 영업 출신이 많은데요. 하지만 법인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인사, 재무, 법무, 유통, 구매, 대관, IT 등 신경 써야 하는 분야가 많습니다. 특히 재무관리는 아주 중요한데요.
그래서 글로벌 기업에서는 해외법인에 컨트롤러를 파견해 법인장을 지원하고 때로는 견제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러한 컨트롤러의 특성상 조직에 컨트롤러 제도를 도입하는데는 많은 저항이 수반됩니다. 따라서 컨트롤러 제도는 CEO의 강력한 의지가 있어야 조직 내에 안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CEO 직속기관으로 컨트롤러를 배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상으로 컨트롤러에 대한 이야기를 마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