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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트럭 Jul 04. 2021

기업에서 컨트롤러가 필요한 이유(1)

포트럭이 들려주는 회사생활 이야기

컨트롤러(Controller)라고 아시나요? 요즘 글로벌 기업들은 컨트롤러라는 조직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컨트롤러 제도를 도입한 기업이 늘고 있는데요. 그래서 오늘은 컨트롤러 제도에 대해 살펴볼까 합니다. 




컨트롤러의 개념은 회계(accounting) 영역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회계 기반으로 회사의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 바로 컨트롤러의 역할이죠. 여기서 회계는 재무회계와 관리회계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재무회계는 외부 투자자, 고객 등 이해관계자에게 기업의 재무상태, 실적 등을 객관적으로 알리기 위해 한국회계기준원에서 제시하는 K-IERS에 따라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 현금흐름표, 자본변동표 등을 작성해 공개하는 것입니다. 


재무회계가 외부 투자자 관점이라고 한다면, 관리회계는 기업 내부 관점입니다. 경영진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경영활동을 분석해 제공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재무회계처럼 표준화된 기준이나 양식이 있지 않습니다. 기업의 특성에 맞게, 중요하게 여기는 요인에 대해 자체적인 양식으로 분석하면 되는 것이죠. 


이러한 관리회계 관점에서 기업의 리스크를 관리하고 경영정보를 제공하여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조직이 바로 컨트롤러 입니다. 언급한 바와 같이 컨트롤러의 중요 기능은 리스크 관리와 경영정보 제공인데요. 먼저 리스크 관리부터 살펴 보겠습니다.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 


기업의 리스크 관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여기서 리스크 관리라 하면 아주 광범위한데요. 먼저 대외/대내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대외 리스크는 법률/규제, 세무, 평판 등에 관한 것이고요. 법률/규제 리스크는 새로운 법규가 제정되면서 기업의 위기로 올 수 있는 것이 있겠죠. 환경규제, 최저임금 등 입니다. 세무 리스크는 세무조사로 인해 추가적으로 과세, 과징금 등이 부가될 수 있는 것입니다. 평판 리스크는 경영활동이 기업의 이미지를 훼손하여 기업 가치를 하락시키는 경우입니다. 대기업의 갑질 논란, 오너의 비윤리적 행동, 그리고 최근 GS리테일과 무신사가 겪은 젠더이슈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대외 리스크는 사전에 관리하기 어려우며, 사후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가 중요합니다. 


대내 리스크도 임직원의 부정/배임행위부터 경영의사 결정 등 다양한데요. 리스크가 발생한 후 이를 조사하고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는 것이 감사의 기능이라면, 사전에 리스크 요인을 감지하고 이를 회피 또는 최소화 시키도록 노력하는 것이 컨트롤러의 역할입니다.


기업 경영에 관련된 리스크의 사례를 들어 보겠습니다. 



1. 금호그룹과 대우건설 


2006년, 재계 순위 6위였던 금호는 국내 굴지의 건설사인 대우건설 인수를 추진합니다. 6개 회사와 치열한 경쟁이 붙어 인수 금액을 6조6천억원으로 써내고 대우건설을 손에 넣게 됩니다. 하지만 아무리 재계 10위권 기업이라도 6조가 넘는 금액을 조달하는 것은 만만치 않죠. 그래서 투자자를 모집하는데, 주당 가격을 26,000원으로 하여 약 4조원에 달하는 금액을 모으게 됩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투자자에게 3년 뒤 32,500원에 다시 금호에 매각할 수 있는 풋옵션을 주었다는 겁니다. 3년 뒤 주가가 32,500원을 넘으면 투자자는 풋옵션을 실행하지 않겠죠. 즉, 금호는 3년 후 주가가 32,500원을 넘을 것이라고 자신했던 겁니다. 2006년 당시만 해도 대기업들이 앞다퉈 건설업에 뛰어들 정도로 건설업계가 호황이었기 때문입니다. 

대우건설 인수 당시 지분투자 구조


하지만 2008년, 우리 모두가 아는 사태가 터집니다. 리먼브라더스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겁니다. 이로 인해 대우건설의 주가는 12,000원 수준까지 하락합니다. 투자자들은 당연히 풋옵션을 실행했고, 금호는 자금 압박에 대우건설을 다시 내놓게 되었으며, 대한통운 등 알짜 계열사들도 매각하는 처지가 됩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룹의 핵심인 아시아나 마저도 라이벌인 대한항공에 매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금호그룹의 재계 순위는 60위권 밖으로 밀려나게 됩니다. 


대우건설 인수과정에서 금호그룹 내 컨트롤러 같은 리스크 관리 조직이 있었다면 풋옵션 같은 무리한 의사결정을 하지는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2. 포드와 파이어스톤 


포드의 대표적인 SUV인 익스플로러 차량에는 파이어스톤 타이어가 장착돼 있습니다. 그런데 2000년, 익스플로러의 전복사고가 계속 발생하게 됩니다. 포드는 이를 운전자 부주의라고 주장했지요. 하지만 실은 타이어에 문제가 있었던 겁니다. 파이어스톤은 이를 알게 되지만 묵인합니다. 그러다가 결국 파이어스톤의 직원이 외부에 제보를 하면서 타이어의 결함이 세상에 알려지게 됩니다. 이로 인해 포드와 파이어스톤은 2,300만개 이상의 타이어 리콜과 배상금으로 각각 5억3천만달러와 16억7천만달러라는 비용을 지출하게 됩니다. 주가 또한 급락을 하게 되지요. 

전복사고로 파손된 익스플로러 차량 


이 외에도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사례는 아주 많습니다. 


그럼 이번 시간은 이것으로 마치고, 다음 시간에는 컨트롤러의 역할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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