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2021년 봄,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예술로’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강현아 작가를 만났다. 리더가 잘 서있는 조직에 한 사람으로 참여한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알게 해 준 그녀!
예술인파견지원사업인 예술로 프로젝트는 고등학교 동창인 이혜진 작가 덕분에 참여하게 됐다. 분야가 다른 예술인들이 모여 사업 제안서를 준비하고 있는데, 사정이 생겨 급하게 한 명을 추가 섭외해야 한다고 했다.
부랴부랴 예술활동증명서를 확인했다. 사진 분야 예술활동증명 유효기간 2019년 7월 24일부터 2022년 7월까지, 다행히 1년 4개월이 남아 있었다.
나를 포함한 여섯 명의 예술인들이 서울시 동대문구 제기동에 있는 역사문제연구소에 파견됐다. 예술인파견지원사업은 코로나 시기에 큰 위로가 되어주었다. 6개월 활동기간 동안 활동비가 꼬박꼬박 들어왔다.
강현아 작가는 우리 팀의 리더 예술가였다. 프로젝트 일정을 관리하고, 팀원들의 작업을 독려하고, 기관과 예술인 사이에서 커뮤니케이션을 도왔다. 위기가 몇 차례 있었지만, 그녀는 묵묵히 중심을 잡고 프로젝트를 마무리했다.
강현아 작가가 <기이한 DMZ 생태공원>이라는 책을 출간했다는 걸 알고, 서점에서 구매했다. ‘휴전선 등털 산양’, ‘지뢰 탐지 고사리’, ‘발목 보호 검독수리’, ‘아토피 삵’, ‘탄피 물고기’라니… 강현아 작가의 예술적 상상의 힘은 나를 DMZ 생태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끌었다.
게다가 파주 심학산 아래 자리 잡은 소동출판사에서 펴낸 책이었다. <기이한 DMZ 생태공원> 원화 전시가 시옷책방에서 열린다고 했을 때, 냉큼 달려가 소동출판사 김남기 대표님과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DMZ숲으로 떠나는 지속가능관광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이 강현아 작가였다. DMZ를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하고 이야기해줄 누군가를 찾아야 한다면, 강현아 작가가 적임자라고 생각했다.
임미려 대표와 함께 강현아 작가가 운영하는 ‘땅콩 스튜디오‘에 다녀왔다. 셋이서 조그마한 방에 마주앉아 땅콩 스프레드를 비스킷에 바르면서 작당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