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카예약 #베이커스필드 #캠핑카여행 #RV카
미국에서는 캠핑카를 Recreational Vehicle, 줄여서 RV Car라고 부른다. 서부여행 시작을 앞두고 남편의 미국 RV카 로드트립 로망을 실현하기 위해 4박 5일 짧게 RV카 렌트를 급 결정했다.
캠핑카를 빌릴 수 있는 사이트가 여러 곳인데 먼저 검색한 곳은 rvshare라는 곳.
일반 가정집에서 쓰다가 잘 안 쓰게 된 오너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돈을 받고 빌려주는 공유 시스템 기반의 사이트였다.
장점은 가격이 저렴한 편이고 캠핑카 모델이 다양해 원하는 모델이 있다면 이용해볼 수 있을 것 같다. 대신 오너 집에 직접 방문해야 하고 이 집들의 위치는 대부분 접근성이 좋은 편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누군가 쓰던 걸 빌리기 때문에 원하는 컨디션이 아닐 수도 있고 보험이나 다른 장비 대여(수건과 담요, 주방 식기류 등) 프로그램은 없기 때문에 우리 같은 캠핑카 초심자는 신경 쓸 게 많아 보였다.
최종적으로 선택한 크루즈 아메리카(https://www.cruiseamerica.com 는 정형화된 옵션과 대여 시스템이 갖춰진 곳이라 우리 상황에 딱이었다.
우리는 ‘베이커스필드’라는 소도시에서 스탠다드 사이즈로 1박에 110불 선에 예약했다. 예약 시기나 캠핑카 크기, 대여하는 센터 위치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인데 LA 쪽에서 빌리고 싶었으나 휴가철 겹쳐서인지.. 가격도 비싸고 차가 많이 없었다.
두 명이라 컴팩트 사이즈를 빌리고 싶었으나 스탠다드 사이즈가 일반적이라 가격이 오히려 저렴했다.
여기에 이것저것 추가 옵션을 선택하니 그냥 숙소 잡고 돌아다니는 것과 크게 차이는 없던 것 같다. 그래도 하고 싶은 건 해봐야 하니까 추가추가추~
1) 퍼스널 키트 (1인당 75불)
목욕용 수건 2장, 작은 수건 1장, 핸드타월 2장, 베개 시트와 베개솜 1개, 침대 시트 1장, 두툼한 담요 1개가 제공된다.
나는 2인 키트 총가격이 75불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1인당 가격이었...꽤나 비쌌다.
일주일 이상 장박이 아니라면 (새 수건과 담요를 사서 빨아 쓰기까진 번거롭더라도) 월마트 싸구려 침낭 찬스와 스포츠 타월로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 여름은 특히나 대충 덮고 자도 덥기 때문에 굳이 추천하고 싶지 않은 옵션
2) 키친 키트 (전체 120불)
사진을 안 찍어놨는데... 밑에 음식이나 요리 사진에 있는 조리기구들이 다 키친 키트에 포함이다. 이것도 4인 이상 캠핑이 아니면 추천하고 싶진 않은데 ㅎㅎ 각종 집기류, 그릇, 냄비, 프라이팬이 포함이지만 2인 캠핑엔 좀 과했다. 포크와 나이프, 큰 스푼 작은 스푼이 4개 이상 들어있고 한국인의 요리 실정에 맞지 않는 조리기구도 많았다.
제일 많이 쓴 건 원래 갖고 다니던 캠핑용 수저세트였다. 주방세제, 각종 양념류도 미포함이니 두 끼 이상 해 먹으려면 이것들도 사야 한다.
결국 한 번은 요리용 장을 봐야 되는데 다시 간다면 저 돈으로 월마트에서 적당한 냄비/프라이팬/도마/칼과 일회용 컵/그릇을 콤보로 사고 주방가위와 키친타월을 사갈 것 같다. 캠핑 인원이 4명 이상이고 장박을 원한다면 괜찮을 수도?
++그리고 주방 가위가 없어 자주 불편했다. 한국인은 고기도 가위로 잘라먹는데!!!!!
3) No Damage Plan, 줄여서 NDP (전체 100불)
자동차 보험과 별개 비용이었다. 캠핑카 안팎의 이런저런 손상을 입히게 될 경우를 대비해 보험(?) 개념으로 추가했다. 쫄보 여행자들의 안심 비용인데 우리가 크게 고장낼 만한 장치가 없다는 걸 이제 배웠으니 이 비용도 다음에 간다면 절약할 수 있을 것 같다.
4) 주차 비용 (1일에 40불)
끌고 다니던 렌트카를 캠핑기간 동안 주차해야 하는데 딱히 맡겨놓을 곳이 없는 여행자에게 불가피한 옵션이었다. 미리부터 준비할 수 있다면 이런 이중 지출이 없도록 일정을 짜는 게 좋긴 하다.
시간당 계산하는 게 아니라 무조건 Day Unit으로 치기 때문에 1일 오후에 맡겨 4일 오전에 찾아도 $40 * 4 day = $160 만큼 지불해야 한다. 우리는 렌트카 기간 중간에 급 캠핑카가 추가된 터라 렌트카를 반납하고 다시 빌리는 게 번거로워 주차비를 내기로 결정. 돈은 반납일에 냈다.
대형 면허+버스 운전 경험+운전병 출신 남편 덕분에 캠핑카 운전의 어려움은 크게 없었다. 카플레이와 후방 카메라에 익숙한 운전자는 낯설 수도 있겠지만 30분이면 다 적응할 수 있다고..?
대신 주행 시작 전에 굴러다닐 만한 짐을 잘 정리해야 한다. 크게 속도를 못 내는 것 같아도 좌회전 한 방에 온갖 물건이 굴러다니기도 하고 작은 방지턱 하나 넘는 데도 차가 부서질 듯한 소리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운전보다도 주차 자리 찾는 게 어려웠다. 월마트 정도로 큰 마트가 아니면 RV카가 넉넉하게 주차할 만한 곳이 많지 않았다. 다른 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으면서 넣고 빼는 것도 쉬워야 해서 한 번 씩 장 보러 갈 때는 주차공간이 아주 넉넉하거나 사람 별로 없는 마트를 골라 다녔다. 드라이브 스루로 뭐 사 먹기는 거의 불가하다고 보면 된다.
밥도 먹고 노트북도 하고 이동할 때가 아니면 주로 여기 앉아 놀았다. 해체해서 침대를 만들 수도 있다고 하는데 해보진 않았다. 의자 시트가 인조가죽이라 땀이 금방 차서 앉아서 오래 있긴 힘들었음
가스를 쓰는 화구 3개, 전자레인지, 냉장고, 개수대까지 딱 필요한 시설들만 있다. 화구는 한 번에 2개 이상 돌리기는 어렵고 환풍이 썩 잘 되진 않아서 연기 많이 나는 요리를 하면 화재경보기가 엄청 울린다. 그리고 차가 움직일 때 가스레인지 위쪽 유리 덮개도 들썩들썩 시끄러워서 수건을 한 장 끼워놓고 다녔다.
냉장고는 주행 중이든 캠핑 중이든 안정적이었다. 공간도 꽤 넓어서 사고 싶은 음료랑 음식을 잘 갖고 다녔다. 냉동고가 있어서 먹고 싶은 냉동식품과 아이스크림도 마음껏 먹었다.
하나는 평범한 캠핑카 침대 영역이고 다른 하나는 운전석 위에 매트리스 펼쳐서 자는 침대. 여기가 에어컨 바람이 더 잘 들고 양쪽으로 작은 창문도 있어서 남편이 쓰기로 했다. 우리는 두 명뿐이라 침대 하나씩 차지하고 대자로 뻗어 편하게 잤다.
사진으로 남겨놓을 비주얼은 아니라서 그런지 사진이 없다. 키 185에 덩치 좀 있는 남편은 샤워기를 옆이 두고 가로로 서서 씻었다고 한다. 좀 좁은 것과 수압이 낮은 점 말고는 크게 불편한 점 없었다.
다음은 우리가 다녀 본 RV캠핑장에 대한 간단한 감상과 캠핑 요리에 대해 정리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