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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빛나 Jun 07. 2016

크림브륄레

*나는 너의 나타샤

나는 네가 너무 좋아서 네가 천장에 기워 놓은 모든 언어를 필사했다 전화기 속으로 들리는 너의 여린 호흡, 그것은 나의 하루가 끝난다는 것을 의미했다

네가 잠들었다

네가 우주를 덮어 버렸다

모두가 잠들어 버린 고요한 새벽이다

출처를 모르는 모든 기억들을 그러안고서 가만 바라만, 또 보기만

내 펌킨, 사랑해!    아니, 그거 말고 애플민트 말이야   심장도 걸어   응? 아니, 그냥   私は君のナターシャ*,,,   아득히 멀어지는 우리의 기억들

- 메리제인, 너 눈 좋니.

나의 나타샤는 말했었다 나는 눈을 좋아해

모두가 사라져 버린 고요한 새벽이다

녹음기는 'N-breath'라는 노래를 흥얼거리고 유랑자들은 서로를 더듬으며 길을 나서고 나는 새벽을 걷으며 되뇌었다 '나는 너의 나타샤,,,' '나는 너의 나타샤.' '나는 너의 나타샤?' 그날 먹었던 이름 모를 파이처럼 너의 언어들이 고요를 깨 버렸다

우르르 쏟아져 나오는 소요의 존재들 네가 기웠던 천장들을 기어다니며 와그작 와그작 네 언어들을 씹어 먹었다 무언가 잔뜩 깨지는 소리

나는 네가 좋아서

좋지만

좋아했지만

네가 기워 놓은 모든 언어들을 게워내 버렸다   

나는 네가 정말 좋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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