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자유를 위해
어제는 투자강의가 있어 퇴근을 하고 눈썹 휘날리며 강남으로 향했다.
강의는 너무 재밌었고, 강의에서의 울림은 내게 상당했다.
돈과 시간의 시소 타기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돈이 많아본 적 없이 빠듯하게 살아왔다. 물론 지금은 아이폰 턱턱 사는 걸로 봐서는 빠듯하다고 하기엔 뭐 하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강남의 점심 물가 때문에 늘 도시락을 싸 들고 다녔다. 그래도 자존심은 있어서 쨍그랑하는 숟가락 젓가락 소리가 듣기 싫어 큰 맘먹고 실리콘 숟가락 젓가락 세트를 샀다. 그러다 이직 준비를 하게 되면서 소원은 그저 점심 주는 회사에 가는 것이었다. 나는 왜 이렇게 늘 배가 고플까. 짜증이 났다.
10년 전엔 나는 돈도 시간도 가난했던 거 같다. 물론 사회 초년생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 대기업 다니는 친구들을 보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내 시간을 녹여내서 어떻게 해서든 돈을 모으든 이직을 하든지 해서 나를 친구들과 같은 궤도 안에 올라타게 하는 일이었다. 그래서 4년 만에 결국은 이직에 성공했다. 연봉도 배로 올렸다.
신기한 건 그때 나 지금이나 나라는 사람은 같은데도 불구하고, 나의 가치가 달라졌다는 걸 느꼈다. 하물며 내 몸값은 더 올라갔음에도 불구하고, 내 시간이 오히려 남았다. 그전엔 나는 늘 외주 업체 직원으로 다른 회사 프로그램을 개발해 주는 일을 했기에, 정작 나에게 일을 주고 떠나버린 대기업 직원들의 뒷모습을 보며 야근을 해야 했다. 이거야말로 현대판 노예 아닌가. 그러다 어제, 내가 그렇게 내 일을 다른 사람에게 떠맡기고는 강의를 들으러 왔다. 인생이란 참...
돈이 많으면 시간이 없고, 시간이 많으면 돈이 없다. 그래서 지금은 어느 편에 서있을까? 일단 8시간은 회사에 잡혀있으니 제외하고, 그 외의 시간만큼은 내 것이어야 하는데... 요즘 들어 고민이 많고 공사다망해 나를 돌볼 시간도 없다. 돈은 투자금으로 다 묶여버려서 돈도 없고. 결국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시간과 돈은 없지만 그래도 달라진 게 있다면 경험이 쌓이고, 생각이 달라졌다는 거?
어제 강의에선 돈과 시간으로부터 자유를 얻은 분의 퇴사 이야기를 들었다. 회사를 퇴사했을 땐 너무도 행복했다고. 하지만 노는 것도 정도가 있다며... 같이 대화를 나눌 상대도 없고, 밥도 늘 혼자 먹어야 한다며. 뭔가 삶에 있어 무료함을 느꼈다고 한다. 사실 그 얘기를 듣고선 여러 생각이 들었다. 인생이란 뭔가. 다 각자의 무게를 견디는 걸까? 모든 걸 다 갖춰도 부족함을 찾는 게 인간인 건가. 결국 회사를 다녔을 때처럼 자신의 삶을 타이트하게 함으로써 재미를 느낀다는 말에 나 역시도 그 길을 갈 수만 있다면 그런 감정을 한 번쯤은 느껴보고 싶어졌다. 그 시간이 앞으로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원래 뭔가를 간절히 열망할 때 나아가는 한 걸음 한 걸음이 이뤘을 때보다 더 재밌다는 걸 알기에.
지금의 길 역시 괴롭더라도 지나고 나면 재밌을 거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