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임원의 일, 임원은 어떤 사람인가?



얼마 전 조찬 강연회에서 '임원의 리더십'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었다. 강연이 끝나갈 때 한 참가자가 질문을 했다. "아니 도대체 하라는 것이 왜 이렇게 많아요? 무슨 임원이 신입입니까? 이것도 해야 하고 이것도 해야 하고? 그래서 뭘 해야 합니까?" 질문을 가장한 공격적인 발언이었다. 갑자기 주변에 있는 사람들도 동조하는 눈빛이었다. 주최하는 측에서도 당황한 표정이 역력하다. 필자 또한 긴장이 되었다.


상대가 공격적으로 나오는 것은 그의 성향 때문일 수도 있지만, 그가 놓여져 있는 상황의 탓이 더 많다. 최근에 그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기 때문에 최대한 조심스럽게 그에게 역 질문한다. "제가 너무 많은 메시지를 일방적으로 쏟아부었네요. 죄송합니다. 그럼 OOO 전무님께서는 어떤 일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나요? 다른 분들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임원의 일 세 가지를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잠시 침묵의 시간이 흘렀다. 침묵의 집중의 방향을 바꾼다. 사람들의 시선이 필자에게도 이동했다.



두려움 없는 조직



임원은 어떤 사람인가? 임원은 문화를 남기는 사람이다. 임원은 사람을 남기는 사람이다. 임원은 결과를 남기는 사람이다.


문화를 남긴다는 것은 무엇인가? 임원은 프레임을 구축하고, 구성원은 그 안에서 창조해내는 사람이다. 해당 임원이 조직을 떠나도 그가 구축한 프레임은 일정 기간(또는 꽤 긴 시간) 지속 운영된다. 임원으로 있는 동안 만들어야 하는 문화는 세 가지이다. 첫 번째는 질문을 허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왜'에 대한 질문을 허용하는 것이다. 왜 해야 하는가? 왜 바뀌었는가? 왜 우리가 해야 하는가? 왜 지금 해야 하는가? 등 이유와 배경을 확인하는 질문이 오고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두 번째는 불편함을 직면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성숙한 문화를 가진 조직은 모두가 알고 있지만 그 누구도 말하지 않는 커다란 문제(방안의 코끼리, the big elephant in the room)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실패, 실수, 불편함, 불만과 직면한다. 세 번째는 용기를 내지 않고도 말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조직은 정원과 같다. 끊임없이 돌보고 가꾸지 않으면 금세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버리고 만다.


사람을 남긴다는 것은 무엇인가? 누구나 조직을 떠난다. 떠나는 뒷모습은 거짓말을 하지 못한다. 뒷모습이 아름다워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임원을 따르는 사람, 믿는 사람을 만들어야 한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첫 번째, 함께 하는 동안 성장하고 있다고 느끼게 해주어야 한다. 두 번째 일의 의미를 잊지 않도록 지원해 주어야 한다. 세 번째 피드백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피드백 시스템이란 문화, 역량, 제도를 말한다. 특히 피드백이 강한 조직은 좋은 피드백 문화를 가지고 있다. 피드백을 요청하고 수용하고 반영하는 것을 두려워하지는 않는 문화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특히 임원 자신이 구성원들로부터 피드백을 받고 행동을 교정하는 노력하는 것이 솔선의 모습이 필요하다. 직언이 끊기는 순간 리더십은 파국을 한다.





말은 흩어지고 글은 남습니다.



결과를 남기는 것은 무엇인가? 리더십이란 사람들로 하여금 해내게 하는 힘이다.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서 결과를 만들어는 영향력이 리더십이다. 결과를 남기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 첫 번째는 기대하는 바를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목표 달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정작 목표가 무엇이며, 목표의 일치를 위한 대화에는 소홀하다. 


콘라트 로렌츠가 말했다. "말했다고 해서 상대가 들은 것은 아니다. 들었다고 해서 이해한 것은 아니다. 이해했다고 해서 동의한 것은 아니다. 동의했다고 해서 기억하는 것은 아니다. 기억했다고 해서 행동하는 것은 아니다. 행동했다고 해서 변하는 것은 아니다." 기대하는 것은 제시하는 것이 단순히 말한 것으로 끊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두 번째, 제대로 마음껏 뛸 수 있는 그라운드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좋은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버리는 것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일찍이 야율초재가 말했다. "하나의 이익을 더하는 것은 하나의 해를 제거하는 것만 못하고 하나의 일을 만든 것은 하나의 일을 없애는 것만 못하다"라고 말이다.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것, 갉아먹는 것, 자원 낭비가 일어나는 것, 강점이 아닌 것 등을 버려야 한다. 세 번째 기록이 기억이 되게 해야 한다. 말은 흩어지고 글은 남는다. 결과와 결과를 만들어냈던 과정을 정리하고 남겨야 한다. 그래야 다음 사람들이 조금 더 빠르게 남긴 발자국을 따를 수 있다.



문화, 사람, 결과를 남기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보다 출발하면 좋을까? 단 하나만 해야 한다면, 구성원을 가르치고 육성해야 하는 대상으로 보지 않는 것이다. 어른을 어른으로 대하면 된다. '우리 애들, 요즘 애들'이라고 부르면서 좋은 결과가 만들어지길 기대하지 말자. 원래 애들은 일을 안 하고, 일을 못한다.





최익성 (주)플랜비그룹 대표이사·경영학 박사

https://blog.naver.com/truechange




매거진의 이전글 일하기 좋은 회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