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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쓰기를 마친 후에

어른의 용기를 퇴고하며

이 내용은 편집 과정에서 책에 포함되지 않을 내용들입니다.

편집은 역시 버리는 과정입니다. 아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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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나를 파괴시키지 못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나를 강하게 만들 뿐이다.
 Whatever does not destroy me makes me stronger.
 - 프레드리히 빌헬름 니체 (Nietzche, Freidrich Wihelm) -


 




할 수 없는 일은 없다, 하지 않는 일이 있을 뿐

'40대에 무엇을 남겼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하고 스스로 답합니다. 저는 감히 답합니다. 세 가지를 남겼다고. 1) 플랜비디자인, 2) 파지트, 3) 나인팀 입니다. 나인팀(아름다울 나娜, 사람 인人)은 제가 10년간 진행하는 프로젝트입니다. 10여명이 모여 일정 주제로 고민하고 토론했던 것을 책으로 출판하는 프로젝트입니다.


프로젝트를 하다 보면 여기저기서 사람들의 고충이 들려옵니다. 왜 아니겠습니까? 글을 쓴다는 건 자신의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종합적 사고를 해야 하는 일인데 해보지 않은 일을 하려니 힘에 부칩니다. 술술 글이 잘 써지는 사람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은 글에 대한, 좀 더 정확하게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한 부담을 가지니까요.


며칠 동안 한 줄을 쓰지 못한 멤버가 한숨 쉬며 말합니다. “계획대로 되지 않아요" 처음 구상은 A로 했는데 글을 쓰자니 A-1이 아니라 B, C가 튀어나오는 거죠. A-1, A-2, A-3으로 잘 정리해서 A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자꾸 다른 곳으로 새니 답답한 거죠. 그때마다 제가 하는 말이 있습니다.


“계획대로 되지 않죠. 모든 일이 그렇습니다. 그게 기본값이라고 생각하는 게 편해요. 인생 살아보셔서 알잖아요. 지금까지 계획한 대로 된 게 몇 개나 있던가요? 계획을 세우는 건 나지만 계획대로 일이 진행되는 건 나의 힘만으로 되는 건 아닙니다. 그렇지만 계획을 세우면 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궁극적인 지향점을 두고 방향을 잃지 않는다면 언젠간 그곳에 가 닿아 있을 겁니다. 그 과정에 경로나 방법이 조금씩 바뀔 수 있죠. 인간은 주변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흔들릴 수밖에 없으니까요."

일단 방향을 정하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정했다면 조금 흔들리더라도 의심 없이 나아가는 용기도 있어야 합니다. 글이 중구난방인 것 같아도 목표한 방향이 있다면 결국엔 그곳에 깃발을 꽂게 되어 있습니다. 나인팀 저자들이 직접 증명해 보이셨죠.  


용기를 가진다면 할 수 없는 일은 없습니다. 하지 않는 일이 있을 뿐이죠. 그게 무엇이든 많은 분들이 ‘하는 사람’이었으면 합니다. 한다면, 잠깐 헤매더라도 반드시 어떤 성과를 얻게 될 겁니다. 가만히 누워 아무것도 쥐지 못하는 것보다 실행해서 이루는 게 낫지 않을까요?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분들은 후회없이 행복한 시간이었다는 말씀을 많이 합니다. 그냥 인사치레가 아니라 진심이 담긴 이야기입니다. 목표를 정하고 그 방향을 달렸기 때문에 자신의 이름이 담긴 책 한 권을 남길 수 있었다고요. 그 중에는 두 번째, 세 번째 책을 내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용기 내세요. 용기를 가진다면 할 수 없는 일은 없습니다.


저도 용기를 내어 이 책을 썼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용기를 북돋기만 할 게 아니라 나도 스스로에게 용기를 불어넣어보자, 새해에 다짐을 하고 실행에 옮겼습니다. 컨설턴트로, HR 전문가로, 강연자로, 코치로, 퍼실리테이터로 일하면서 쌓였던 노하우와 읽고 쓰고 보고 느끼며 축적한 지식과 생각을 글에 담았습니다. 위트 있고, 따뜻하고 그러면서 날카로운 글로 가득한 책을 쓰고 싶은 바람으로 시작했습니다. 포부는 컸지만 늘 부딪혔고, 부족했습니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 책이 매일을 분투하고 있는 어른에게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고개 숙이고 낙담하고 있는 어른에게 희망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출발했습니다. 이 책을 읽는 누구나 용기 내어 도전하고 나아가길 바랍니다. 그 대열에 저도 함께 할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용기 내 살아가야 할 의무가 있는 존재들이니까요.


One More Thing: 계획대로 되는 일은 하나도 없다

스티브 잡스는 PT 마지막 부분에서 "한 가지 더(One more thing)"라는 말을 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래서 저도 따라해보려고요.  


<어른의 용기: 용기를 낼 때 어른이 된다>는 특별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책은 3개 파트, 각각 9개 꼭지, 총 27개의 글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사실 이게 뭐가 특별하겠습니까? 제가 특별함을 부여하는 것이지요.


제가 3을 좋아합니다. 중요한 것이 세 가지 이상이라는 것은 중요한 것이 한 가지도 없는 것과 같다.라는 말을 아주 자주 사용하지요. 그래서 세 개 파트입니다.


제가 9를 좋아합니다. 나인팀은 9명이 시작했고, 9기까지, 9년 동안 운영합니다. 9에 대한 집착이 있지요. 그래서 9개 꼭지입니다. 10은 너무 꽉 찬 것 같고, 8을 약간 부족한 것 같아서 9를 좋아합니다. 9는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숫자 같아서요. 그래서 각 챕터별로 9개의 토픽을 다뤘습니다.


제가 27을 좋아합니다. 실제 제 스마트폰 알람은 4시 27분, 5시 27분, 6시 27분, 7시 27분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 중 하나를 선택합니다. 강원도 화천 육군 27사단에서 군복무를 했습니다. 2022년 부대가 없어졌습니다. 27사단 이기자 부대에서 치열하게 사는 법, 해내는 법, 관계하는 법에 대해서 배웠거든요. 그래서 총 27편입니다.


저는 이 책의 구조가 3, 9, 27이라는 것이 너무 좋습니다. 우연인 듯, 우연 아닌, 그런 계획적 우연이 참 좋습니다.


계획적이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숫자들을 중심으로 철저하게 계획했습니다. 아니요. 거짓입니다.사실 대부분은 우연입니다. 살면서 보니, 살아내면서 보니, 애쓰다 보니 알게 된 사실 중 하나는 '세상에 계획대로 되는 일은 하나도 없다’는 것입니다. 단지 방향만 잃지 않는다면 우리는 우리가 목적한 곳에 도달할 수 있게 됩니다. 물론 중요한 것은 명확한 방향이 있어야 합니다. 명확한 계획이 아니라.


방향을 잃지 않으려면 용기가 필요합니다. 계획대로 되지 않을 때도 용기가 필요합니다. 이 책은 그래서 쓰여졌습니다. 인생이 계획대로 되지 않을 때도 전진을 멈추지 말라고, 흔들릴 때도 걸음을 멈추지 말라고, 바람이 불어도 앞으로 나아가라고. 때론 좌절해도, 때론 희망을 잃어도 다시 일어나라고 그게 어른다운거라고 스스로에게 일갈을 하기 위해서 썼습니다. 이 책은 우연스럽게 3*9=27입니다. 사람들은 삼구이십칠을 보면서 또 말합니다. 다니엘은 역시 다 계획이 있었다고 말이죠. 그런데 그렇지 않습니다. 그냥 우연입니다. 단지 방향을 잃지 않았을 뿐입니다. 어디로 갈지 모르는 배는 순풍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삶의 방향을 잃지 않는 용기가 당신과 함께 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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