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적인 팀장은 똑게형이라고 흔히들 말하지요. 똑똑하고 게으른 팀장이 똑똑하고 부지런한 팀장보다 낫다고 하는 건, 그만큼 조직관리와 임파워먼트 필요성을 보여주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즉 실무를 줄이고 팀원이 일을 잘 소화하고 그 과정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이상적이겠죠. 그런데 요즘 부쩍 드는 딜레마는 과연 팀장이 실무를 어느 정도로 하는 게 이상적이냐는 겁니다. 팀장이라도 실무를 어느 정도 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있고, 답답해서 하게 되는 경우도 있고, 가끔은 팀원들에게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솔선수범한다는 마음으로 실무를 수행하기도 합니다. 팀원 중에는 팀장이 실무를 안 하면, 논다고 생각하는 부류도 있고요. 실무를 아예 놓으면 실무감각이 떨어질까 걱정도 됩니다.
팀장은 실무를 얼마나 해야 할까요?
(출처 : 리멤버, 2021.08.14)
보다 정확한 표현은 「'똑게' 리더가 '똑부' 팀원을 만난 상태가 이상적이다」일 듯합니다. '똑부'인 팀원이 있다면 팀 리더로서 조직관리, 팀원에게의 임파워먼트도 상대적으로 수월할 겁니다. 팀 리더가 실무를 직접 챙기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만들어지죠. 이는 팀장의 실무 범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에 상호작용이 있음을 말합니다. 그 상호작용을 통해 팀 리더는 팀원의 level을 판단하고 그 판단에 따라 실무의 개입 수준이 달라질 수 있음을 말합니다.
이상적인 '똑게' 리더는 상호작용을 통해 팀원이 '똑부'인 걸 확인하고 '의도적인 게으름'을 보이는 리더라고 생각합니다.
상황에 따른 리더의 게으름은 리더의 실무 개입 수준이 상황에 따라, 특히 개별 팀원과의 상호작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말합니다. 이상적인 실무 개입 수준은 상황, 특히 개별 팀원과의 상호작용 결과에 따라 달라지며 이를 저는 조직관리의 한 영역으로 보고 있습니다.
팀장이 실무에 개입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 있다면 그건 '팀 성과'입니다. 팀원이 일 하는 방식이 답답하거나 팀원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혹은 솔선수범을 보이기 위해 실무에 개입하는 건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대신 남은 업무 기한이 촉박해서 기한 내 업무 달성을 위한 경우, 팀원의 도움 요청이 있는 경우 팀 리더가 직접 개입할 수 있습니다. 가장 이상적인 건 팀 내 심리적 안전감을 기반으로 평소 자유롭게 도움을 주고받는 팀 문화를 만드는 것입니다. 이 역시 조직관리의 한 부분이 됩니다.
팀장이 논다고 생각하는 팀원이 있다는 건 해당 팀원이 팀장이 무엇을 하는지 모르고 있음을 말합니다. 팀 내 정보공유, 신뢰 등 팀 문화를 만듦으로써 인식의 변화를 이끌 수 있습니다. 지난 시간 오히려 저는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팀 리더로서 제가 실무를 너무 안 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함께 일하는 팀원분이 오히려 저에게 팀장으로서 일을 하고 있다고 말해준 경험입니다.
제가 인사담당자로 가장 처음 맡은 업무는 3대 보험 업무였습니다. 2년 남짓 3대 보험 업무를 했고 이후에는 하지 않았습니다. 3대 보험업무를 안 한 지 10년이 지난 시점에 팀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인사 신입 팀원을 만났습니다. 신입 팀원에게 3대 보험 업무를 맡기기 위해 알려주어야 합니다. 10년이 지났으니 건강보험요율도 바뀌고 장기요양보험도 신설되고 여러 실무적 변화가 있습니다. 3대 보험 업무를 직접 하지 않은 지난 10년간의 실무 변화를 모르니 저는 실무감각이 없다고 해야 할까요?
Spencer & Spencer는 그들의 책에서 '지식'이란 그 지식 자체를 아는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 지식을 찾을 수 있는 것이라 정의합니다. 팀 리더로서 실무감각이란 실무의 지식 자체를 아는 것보다는 실무의 원리를 이해하고 있는 것, 어디에 가면 관련 정보들을 찾을 수 있는지 아는 것을 의미합니다. 10년 만에 다시 하는 3대 보험업무가 가능해지는 경험을 만날 수 있습니다.
팀장은 실무를 얼마나 해야 할까요?
결론은 『상황에 따라 다르다』입니다. 그리고
어쩌면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조직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입니다
여기에서 상황을 구성하는 주요 분석 대상은 팀 구성원과의 상호작용이고 그 상호작용의 적정성 판단 기준은 '성과'입니다. 이는 자연스레 팀 리더의 조직관리로 연결되며 팀 조직문화, 팀 리더와 구성원 간 신뢰 등으로 이야기될 수 있습니다. 팀원이 '똑부'라면 팀 리더는 '의도적으로 게으름을 보여주는 똑똑한' 리더가, 팀원이 '멍부'라면 팀 리더는 실무에 더 많이 그리고 깊게 개입하는 '의도적으로 부지런함을 보여주는 똑똑한' 리더가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실무감각을 항상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누군가는 실무 감각을 구체적인 실무에 관한 정보의 최신성 유지로 말할지도 모릅니다. 다만 실무감각을 일의 원리를 이해하고 Spencer가 언급한 '지식'을 갖추는 것으로 이해하시는 걸 제안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