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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의회시 8. 인사를 처음 합니다.

by Opellie

Q

제목 그대로입니다. 인사를 처음 합니다. 운 좋게 중소기업에 인사담당자, 정확히는 페이롤 담당자로 입사를 했지만 인사팀이 저 혼자입니다. 팀장님이 계시긴 하지만 회계출신이시라 인사는 많이 아시는 것 같지 않습니다. 그래도 나름 인사담당자이니까 어떻게든 해보고 싶고, 또 여기에서 어느 정도 경험을 쌓아야 언젠가 이직이나 커리어 관점에서 도움이 될 것 같은데요. 사수 없이 인사를 처음 하는 인사담당자는 무엇부터 해야 할까요? 초보 인사담당자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조언들도 좋습니다.


A

누구에게나 처음이 있습니다. 그 처음을 누군가는 낯설고 두려운 것으로 인식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설렘과 도전, 새로움으로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짐작건대 질문자님은 후자의 위치에 자신을 포지셔닝하셨다는 생각을 합니다. 좋은 인사담당자가 되실 준비가 되어 있으시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 역시 사수 없이 중소기업에서 인사를 만나 인사를 해왔기에 개인 경험을 정리하여 회신을 드립니다.


형식지와 암묵지

마이클 폴라니(Michael Polanyi)는 지식을 형식지(explicit knowledge)와 암묵지(tacit knowledge)로 나누어 설명합니다. 형식지는 언어, 문자 등을 통해 표현된 문서화된 지식을, 암묵지는 경험을 통해 체화되어 있지만 언어나 문자 등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지식을 말합니다.


우선순위

형식지와 암묵지 사이에 무엇이 우선하는가는 큰 의미는 없습니다. 형식지와 암묵지는 일종의 순환고리의 관계를 가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건 형식지가 암묵지보다 만나고 이해하기가 쉽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만든 보고서를 본다면 우리는 해당 지식을 어렵지 않게 확보할 수 있을 겁니다. 당장 그 깊이나 맥락을 다 파악할 순 없어도 '이런 것이 있구나' 혹은 '이렇게 할 수도 있구나'는 알 수 있을 겁니다. 인사를 처음 만나는 시점에서 제가 드리는 이야기도 이 지점에 있습니다.


형식지를 늘리기 + 편견 없이

형식지를 최대한 많이 만나기 위한 활동들을 해보셨으면 합니다. 선배 인사담당자들과의 대화, 인사도서, 누군가가 만든 보고서 등 언어, 문자로 표현된 인사에 관한 지식을 깊이보다는 양적으로 늘리는 활동을 해보셨으면 합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건 누군가의 선입견이나 주장을 배제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상대평가는 나쁜 거야라고 말했다면 일단 그 주장은 미뤄두고 근거들만을 확인하는 방식입니다. 상대평가가 적합한지 아닌지는 이후 인사담당자로서 암묵지를 만들어 가면서 직접 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그렇게 인사담당자로서 나만의 콘텐츠가 만들어지는 거죠.


생각 재료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형식지는 인사담당자로서 우리의 성장을 위한 생각의 재료가 됩니다. 재료가 많으면 많을수록 우리가 문제 해결상황을 마주했을 때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도구는 많아지고 그 문제 해결 과정을 통해 우리는 나만의 암묵지들을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질문에 대한 답변 정리

제목 그대로입니다. 인사를 처음 합니다. 운 좋게 중소기업에 인사담당자, 정확히는 페이롤 담당자로 입사를 했지만 인사팀이 저 혼자입니다. 팀장님이 계시긴 하지만 회계출신이시라 인사는 많이 아시는 것 같지 않습니다. 그래도 나름 인사담당자이니까 어떻게든 해보고 싶고, 또 여기에서 어느 정도 경험을 쌓아야 언젠가 이직이나 커리어 관점에서 도움이 될 것 같은데요. 사수 없이 인사를 처음 하는 인사담당자는 무엇부터 해야 할까요? 초보 인사담당자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조언들도 좋습니다.

최대한 많이 형식지를 만날 수 있는 활동을 해보시길 권합니다. 양적인 지식들이 쌓이면 그 지식들이 우리들 머릿속에서 서로 연결되기도 하고, 지금 우리가 당면한 과제와 연결되기도 합니다. 사람의 뇌란 참 놀라운 곳이죠. 지금 하셔야 하는 건 생각의 재료로서 형식지들을 최대한 많이 만나시는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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