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기업에서 교육/HRD는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학습하지 않으면 뒤쳐진다고 말이죠. 그런데 현실에서 기업 경영 상황이 어려울 때 가장 먼저 줄이는 것 중 하나가 교육비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현상의 기반에는 ROI(return on investment)가 있습니다. ROI는 투자 대비 수익률이라 말합니다. 투자, 즉 교육비를 지출했으니 수익, 즉 교육효과를 보고 싶은데 교육의 경우 그 효과가 바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종종 교육 ROI를 확인하는 것이 어렵다는 말을 합니다.
'세상의 모든 걸 숫자로 이야기할 수 있어'라는 말을 하는 상사를 모신 적이 있습니다. 그는 이공계 출신이었죠. 그는 세상을 숫자라는 프리즘으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반면 저는 세상을 「구조」로 바라봅니다. 구조로 본다는 것은' 연결'이라는 단어로 이어집니다. 하나의 체계를 구성하는 요소들 간 연결구조를 보는 것을 말합니다. 연결구조를 파악하는 건 조금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일이지만 일단 구조를 이해하고 나면 당장의 효과가 나오지 않음을 이유로 쉽게 폐기하거나 하지 않습니다. 어쩌면 그들이 후행지표를 위한 선행지표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위 그림은 몇 년 전에 제가 쓴 글에 실은 이미지입니다. 제가 교육/HRD를 바라보는 관점이기도 합니다. HRM, 특히 성과관리와 연결된 구조로서 교육/HRD를 이야기합니다.
HRD를 저는 두 단계로 나누어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 첫 번째는 teaching입니다. 'teaching'은 가르치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이를 학습자 입장으로 이야기하면 '배운다'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배움의 대상은 주로 말과 글을 통해 전달할 수 있는 표면적 지식(형식지, explicit knowledge)이 됩니다. 이러한 표면적 지식은 우리가 성과를 만드는 데 필요한 지식일 수 있지만 지식을 배운다는 것만으로는 성과를 내기 어렵습니다. 기업에서 교육/HRD가 단순한 복지가 아닌 성과를 내기 위함임을 생각해 본다면 우리가 이야기하고 있는 교육/HRD을 teaching만으로 이야기하기엔 뭔가 부족해 보입니다. 그 부족함을 채우는 두 번째 단계는 practical use입니다.
Practical use는 teaching을 통해 습득한 지식이 경험을 통한 활용으로 구체화되는 것을 말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표면적 지식이 우리들 개인에게 체화되는 경험을 하게 되며 teaching을 통해 만난 지식이 암묵적 지식(tacit knowledge)으로 전환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제 우리는 이전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개인이 되었습니다.
개인적인 경험 속 HRD는 주로 teaching단계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특히 대규모 기업과 같이 기능이 분리되어 있는 경우 이런 모습은 더욱 명확히 드러납니다. HRD는 자신들의 방식대로 과정을 설계/운영하지만 HRM의 의견을 물어보지 않고, HRM도 굳이 HRD의 활동에 관여하지 않죠. 교육에 제법 많은 비용이 수반되지만 teaching에 머무르고, practical use로 연결되지 못하죠. 이제 교육/HRD의 ROI에 대한 고민이 등장합니다.
숫자 프레임으로 HRD를 바라보는 분들은 HRD ROI를 계산하는 구체적인 계산식을 만드는 방식으로 그 대안을 탐색합니다. 교육을 통해 향상된 성과를 금전적으로 추정하고 이를 교육에 투입된 총비용(교육비, 인건비, 시간비용 등의 총합)으로 나누어볼 수도 있을 겁니다.
다만 저는 HRD에서 ROI를 성과관리를 기준점으로 연결하는 구조의 관점으로 바라볼 것을 제안합니다. ROI라는 단어도 결국 그 핵심이 성과에 있음을 생각해 본다면 HRD의 시작점과 마무리를 성과관리에 두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울러 이렇게 하면 HRD가 teaching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practical use로 확장하여 구성원의 경험을 설계하는 역할도 같이 수행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교육을 어떻게 성과로 연결할 것인가? 에서
성과에 필요한 교육은 무엇인가로의 전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