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속 인물 및 사건에 대한 안내』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장소, 단체, 사건은 작가의 상상력에 기반한 허구입니다. 현실 속의 실제 인물이나 사건과 유사하더라도 이는 순전히 우연의 일치이며, 어떠한 의도나 사실과의 연관도 없음을 밝힙니다.
MECE. 서로는 같지 않지만, 함께일 때 비로소 완전해지는 조각들
새로 꾸며진 인사팀 사무실.
책상 위엔 아직 뜯지 않은 문구류와 팀장 명패가 놓여 있다.
한도윤이 문을 열고 들어온다. 첫 출근의 긴장과 설렘이 섞인 표정이다.
잠시 후, 문이 두드려지고 정지안이 들어온다.
도윤님,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인사팀에서 함께 일하게 된 정지안이라고 합니다.
아, 지안 님. 면접 때 들었던 그분이군요.
인사팀 신설되면 붙여주겠다고 했던.
지안은 약간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우리 첫날이니까 간단하게 서로 이야기 좀 해볼까요
둘은 마주 앉는다.
창밖으로 아침 햇빛이 들어오며 새로운 팀의 시작을 비춘다.
사실 저는 숫자보다는 글자를 좀 더 편하게 보는 사람입니다.
소위 말하는 문과죠.
지안은 잠시 놀란 듯 눈을 깜빡인다.
지안 님 이력서 봤어요.
세무사 공부하셨더라고요.
저보다는 숫자와 좀 더 가까우시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아… 사실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세무사 공부는 했지만,
그렇다고 숫자가 편한 건 아니고…
뭐, 그냥 그렇습니다.
도윤은 잠시 미소를 짓는다.
그의 표정엔 ‘괜찮다, 부담 갖지 마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저는 숫자보다는 문자가 편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잘 만난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지안은 고개를 든다.
그 말이 의외였다는 듯.
각자 부족한 점을 서로 보완하면서 만들어가 보시죠.
지안 님이 가진 강점이 저에게 필요하고,
제가 가진 강점이 지안 님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정지안은 천천히 미소를 짓는다.
‘이 팀에서 잘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담긴 미소다.
사무실.
한도윤은 노동법 관련 문서를 읽고 있고,
정지안은 인건비 자료를 정리하고 있다.
음… 이 조항은 이렇게 해석해야 하나…
도윤님,
이 비용 구조는 이렇게 나누는 게 더 정확할 것 같아요.
둘은 서로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듯 보인다.
하지만 그 차이가 오히려 자연스럽다.
나는 헌법, 노동법이 편하고 상법은 약하다.
지안 님은 상법이 편하고 노동법은 낯설다.
우리는 서로의 빈칸을 채우는 존재다.
정지안은 한도윤의 책상 위 노동법 책을 흘깃 본다.
도윤님은 글자를 편하게 보고,
나는 숫자를 편하게 본다.
이게… 팀이라는 건가. 서로 다른 퍼즐 조각이 맞춰지는 느낌.
회의실.
둘은 새로운 인사 제도 설계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안 님, 이 부분은 법적 리스크가 있어서 제가 검토해 볼게요.
대신 이 비용 구조는… 제가 봐도 복잡하네요.
지안 님이 좀 더 정리해 주실 수 있을까요.
네, 그건 제가 맡을게요.
근데 이 조항은 도윤님이 좀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둘은 자연스럽게 역할을 나누며 문서를 완성해 간다.
잠시 후 한도윤이 말한다.
지안 님, 혹시 MECE라는 개념 들어보셨어요?
(고개를 갸웃) 그냥 개념만 들어 본 적이 있습니다.
Mutually Exclusive, Collectively Exhaustive.
서로 다르지만, 모이면 완전해지는 상태라고 할까요
정지안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우리 팀이 딱 그런 팀 같아요.
서로 동질적이지 않지만,
서로의 강점이 서로의 약점을 보완해 주는 팀.
지안은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그렇네요.
문과 팀장과 이과 팀원…
이 조합이 생각보다 괜찮은데요.
한도윤도 웃는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다름이 만들어내는 더 나은 모습.
그게 우리가 만들 팀의 모습이었으면 합니다.
카메라가 멀어지며, 두 사람의 대화는 잔잔한 음악처럼 이어진다.
새로운 인사팀, 새로운 MECE 팀이 그렇게 시작된다.
“새로운 문을 열 때마다 우리는 조금씩 다른 자신을 만난다.
오늘, 그는 팀장이라는 이름으로 또 다른 첫날을 맞이한다.
서로 다른 길을 걸어온 두 사람이 같은 방 안에서 마주 앉는 순간,
그건 우연이 아니라, 서로의 빈칸을 채우기 위한 시작이었다.”
“사람은 자신이 편한 언어로 세상을 본다.
누군가는 숫자로, 누군가는 글자로.
서로의 언어가 다르다는 건 서로의 세계가 다르다는 뜻이지만,
그 다름이 때로는 가장 단단한 연결이 되기도 한다.”
“같은 공간에서 일하지만 서로 다른 페이지를 넘기는 사람들.
한 사람은 법 조항의 문장을 따라가고,
다른 사람은 숫자의 흐름을 읽는다.
겉으로는 멀어 보이는 두 세계가
사실은 서로를 향해 천천히 다가가고 있었다.
‘나는 네가 모르는 것을 알고, 너는 내가 모르는 것을 안다.’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팀은 비로소 팀이 된다.”
“MECE.
서로는 같지 않지만,
함께일 때 비로소 완전해지는 조각들.
문과 팀장과 이과 팀원.
서로의 강점이 서로의 약점을 감싸고,
서로의 빈칸이 서로의 선이 되어 하나의 그림을 완성해 간다.
다름은 틈이 아니라 연결의 시작이었다.
그리고 그날, 두 사람은 알게 되었다.
‘우리는 잘 만났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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