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llie의 '좋아하는 일' = ' 의미를 실현할 수 있는 일'
'좋아하는 일을 찾아라'라는 말을 종종 듣곤 합니다. 평소 비슷한 말들을 여기저기에서 접하곤 했고 그때마다 무심코 지나쳐버렸던 말인데 오늘 마주한 이 문장이 머릿속을 맴돌기 시작합니다. 좋아하는 일을 찾는다는 것이 우리가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단계에서 가능한 일일까? 아니 그보다 좋아하는 일이란 무엇일까? 좋아하는 일이라는 걸 우리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등등의 질문들이 무대로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사실 당황스러웠습니다. 평소 개념적인 정의를 내릴 수도 없는 단어와 말들을 많이 사용하는 우리들이라고는 하지만 좋아한다면서 그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할 수 없다는 건 다소 충격적이었다고 할까요.
제 자신을 돌아보면 사회생활을 시작하던 시절에 '좋아하는 일'을 찾을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는 생각을 합니다. 첫 직장생활은 '좋아하는 일'을 찾아 떠나는 여정이 아닌 당장의 현실 제약을 극복하기 위한 움직임에 가까웠습니다. 심지어 지금까지 하고 있는 HR을 처음 만났던 당시가 제 13년 남짓의 사회생활 중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아침에 일어났을 때 회사 가기 싫다는 느낌을 받았던 시기라는 건 눈 앞에 좋아할 수 있는 일이 주어졌음에도 그걸 알아채지 못했던 저를 이야기하는 셈이기도 합니다.
'좋아하는 일'을 '나만의 의미를 실현할 수 있는 일'로 이해하면 어떨까?
저에게 HR이라는 일을 '좋아한다'라고 말할 때 '좋아한다'의 의미는 그 일을 하는 것 자체에 일종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음을 말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일을 수행하는 '과정'이 나름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일종의 '삶의 과정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라 할까요. 처음엔 다소 막연한 '내가 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던졌고 지난 시간 동안 그 질문을 구체화해나가기 위한 기초를 만들어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첫 만남에서 '좋아하지 않았던'을 넘어 '싫다'는 느낌을 받았던 일을 '좋아한다'라고 말할 수 있는 상황으로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생각해 보면 '싫다'가 '좋다'로 바뀌게 된 가장 직접적인 요소는 HR이라는 일을 정면으로 부딪혔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했던 건 당시 제 상황도 영향을 주었지만 덕분에 HR에 대해 이해하고 HR을 활용해 제가 생각하는 가치들을 구현해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건 일종의 행운이었다는 생각을 합니다.
개인 소견임을 빌어 '일'은 그 자체로서 하나의 도구입니다. 우리가 우리 개개인의 삶에 있어서 추구하는 '의미'를 실현하기 위해 활용하는 일종의 도구입니다. 그 일을 선택함에 있어 자신의 강점을 미리 파악하고 그 분야의 깊이를 확보하는 경우라면 다르겠지만 저처럼 어릴 적 딱히 되고 싶다는 것이 없이 그저 주어진 공부를 하고 시험을 보고 하고 싶은 것 자체에 대한 고민이 없었던 경우라면 되도록 많은 일과 관련된 직접적인 혹은 간접적인 경험들을 해보는 것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우리는 해당 분야의 선배들의 말을 들어볼 필요가 있을 겁니다. 단 시험을 보기 위해 그들이 하는 말을 듣고 외우는 것이 아니라 그분들의 말을 통해 '의미'의 실현이 가능한가를 간접적으로나마 진단해보는 시간으로 말이죠.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제도는 안돼'라는 어느 선배님의 말씀을 듣고 '그거 내가 해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던 어느 시기처럼 말이죠.
생각을 남기면서 문득 질문을 이렇게 바꿔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고 싶은 게 뭐야? 라거나 좋아하는 일이 뭐야?라는 질문 대신
시간이 지난 후 어떤 삶의 의미들을 간직하는 사람이 될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말이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