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의 끝엔 언제나
정우는 선바위역에서의 전투를 뒤로하고 기계화 부대와 함께 과천으로 이동했다. “저기 있잖아요. “저라면 터널 주변에 숨어서 공격할 거예요. 폭탄을 설치해서 터널을 막거나 무너뜨릴지 모르니 주의해야 해요”
부대는 과천 터널을 통해 시내를 우회해 정부청사로 이동하려 했다. 그러나 함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예상대로 북한 특수부대는 이미 과천 터널에 숨어 있었고, 터널 입구에는 폭탄이 죽음의 모래시계를 뒤집은 뒤였다. 드론과 정찰팀을 보내 터널 근처 상황을 파악했지만, 적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적은 터널 내부에 전파 방해 장치를 설치해 드론과 통신 장비의 신호를 교란했다. 결국, 선발 정찰팀은 육안으로 확인만 했을 뿐 숨겨진 위험 요소를 찾지 못했다. 모든 준비를 완료한 적은 조용히 숨어 기다렸다. 정우와 기계화 부대는 터널로 조금씩 진입하기 시작했다.
‘아, 너무 조용해. 마치 사마의가 협곡에 갇힌 기분이야.’
갑작스러운 폭발이 터널을 흔들었다. 터널 입구에 설치된 폭탄이 폭발하면서 입구가 무너져 내렸다. 정우와 기계화 부대는 순식간에 터널에 갇히고 말았다.
“엄폐! 조명! 상황 보고해!”
폭발로 인해 터널은 먼지와 연기로 가득 찼다. 부대원들은 당황한 채 주위를 둘러보았다. “터널 앞뒤가 막혔습니다!” 한 병사가 외쳤다.
‘아, 이 분위기, 왠지 익숙한데.’
터널 안에서 부대원들은 혼란에 빠졌다. 폭발의 충격과 갇힌 상황이 그들의 정신을 흔들었다. 한 병사는 헐떡이며 고개를 저었다. “우리는 여기서 나갈 수 없어... 우리는 끝났어!”
정우는 그의 뺨을 때리며 달랬다. “이봐, 진정해. 나 MRI도 무서워서 못 찍는 사람이야. 분명 방법이 있을 겁니다.” 반말과 존대가 뒤섞였다.
“비상 탈출구가 있다. 이동!” 누군가의 지시에 따라 부대원들은 비상 탈출구 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탈출구에도 적의 매복이 있었다. 곧바로 교전이 시작되었다. 어둠 속에서 적의 기습 공격이 시작되었고, 부대는 반격하며 탈출구를 확보하려 애썼다.
“엄폐해! 사격 준비!” 정우는 상황을 빠르게 파악하고 대응했다.
정우는 어둠 속에서 총을 겨누고 적의 위치를 추정했다. “하나, 탕!” “둘, 탕!” 총소리와 함께 적의 수가 줄어들었다. 하지만 유일한 탈출구가 폭발음과 함께 막히고 말았다. 모두가 절망했다.
그때 터널 앞쪽 붕괴된 틈 사이로 빛이 새어 나오는 것을 보였다. 정우는 터무니없으면서도 기가 막힌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전차! 앞에 실려 있는 전차! 그거 포신 좀 돌립시다.”
황준배 중령은 정우의 확신에 고개를 끄덕였다.
“조준! 발사!” 굉음과 함께 무너졌던 곳이 뚫렸다. 터널 앞을 지키던 적 특수부대는 한 덩어리로 날아가 길가에 처박혔다. 총소리와 함께 부대원들은 하나씩 통로로 하 둘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정우는 조용히 속삭였다.
‘x 될 뻔했네’
부대는 지옥과 같은 과천 터널을 벗어나 다시 정부청사로 향했다. 아직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지만, 산발적으로 나타나는 적을 제압하며 앞으로 나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