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마지막 퇴근

by 씨디킴

“멈춰라!”

“포격을 멈춰!”


철현이었다. 그 뒤에 바로 겁에 질린 아이들과 아내의 모습이 보였다. 정우는 자신의 안위를 묻는 아내에게 괜찮다고 조금 기다리라고 손짓했다. 철현의 뒤에는 수많은 산본 시민들이 정우가 있는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멈춰라. 당장.”


철현의 손에는 리모컨이 쥐어져 있었다. 민간인 대피소에 폭탄을 설치했던 모양이다.


“적 특수부대원이 민간인 대피소에 폭탄을 설치한 것 같습니다.”


“포격을 멈추지 않으면 버튼을 누를 모양입니다.”


“…”


“… 포격을 멈추겠다. 포격 멈추라고 해!!”


잠시 후, 포격이 멈췄다.


“그래야지. 동이 틀 때까지 한 발이라도 쐈다간 여기 다 죽는다.”


“저격수 치워. 내 살짝 빗나갔다간 여기 다 죽어. 손바닥 날릴 자신 없으면 집어치워라. 내 머리가 날아가도 이 버튼은 누르고 죽어. 알겠어?”


“철현아!”


“이 새끼, 이거, 퇴근했구나 야.”


“내려놔. 내가 책임지고 너 집에 보내줄게, 철현아!”


“새끼, 회사원 주제에 거짓부렁은, 걱정하지 마! 다 무사할 테니. 날 믿어라.”


“우리 애들 빠르니까 조금만 기다려. 한 10분이면...”


“탕! 탕! 탕!”


철현의 손에서 폭발 장치가 떨어져 나갔다. 그리고 그의 어깨와 가슴에 총탄이 날아들었다.


“퍼퍽!”


“철현아!”


정우는 철현에게 달려갔다.


“이 양아치 새끼야, 집에 가라니까 여길 왜 와.”


“나도 퇴근한다. 죽어서 말이지. 쿨럭. 잘 살라. 싸우지 말고...”


부대에 잠입했던 철현은 민간인 대피소 앞에서 무선 조종 자동차를 가지고 놀던 아이를 물끄러미 바라본 적이 있었다.


“열 살 정도 됐겠구먼...”


녀석은 주머니에서 리모컨을 떨구고 급하게 뛰어갔다.

철현은 리모컨을 주워 들었다.


“칠칠맞기는...”


포격은 다시 시작됐지만, 철현의 부대원들은 이미 능선을 넘어 반월 저수지를 향하고 있었다. 하지만 대기하던 아군 기계화 부대에 의해 포위됐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던 그들을 설득하고, 생포한 건 황준배 중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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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와 정우는 9단지 정문 앞에서 수요일 아침을 맞이했다.


“재건축, 재건축하더니, 하겠네. 하겠어.”


“농담이 나와? 어디 갔다 왔어? 퇴근하면 집으로 오랬지?”


“차가, 차가 많이 막히더라..” ^^;





“속보입니다. 중국군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압록강 인근에 배치된…”



월, 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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