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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유표 Jun 07. 2017

세계는 어떻게 전쟁으로 치닫게 되었나?

두 번의 세계대전이 일어나게 된 배경 역사에 대한 이야기

유럽의 성장과 제1차 세계대전의 전운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 초반까지, 유럽은 강대국간 세력 균형이 절묘히 유지되고 있었다. 영국,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러시아, 이탈리아 6개국은, 각자 산업혁명 기반의 막대한 생산력, 군사력을 세계 각지로 뻗어 제국 식민지를 넓히는데 애썼고, 유럽 내 벌어지는 소모적인 다툼은 최소화하며 평화를 유지하는 것이 그들(오트 피낭스, haute finance)의 이익을 위해 최선임을 인지하고 있었다.

오트 피낭스 : 로스차일드와 같은 국경을 넘나드는 거대 자본 세력들


이 과정에서 오트 피낭스들의 공로가 막대했는데, 이는 여러 국가의 채권을 사들이고 무역을 중개하던 자본 세력의 입장에서, 두 강대국 간 전면전은 특정 국가에 투자된 자본의 손실 및 무역이 중단되는 큰 손해를 입히는 일이었으므로, 자유주의 국가들이 균형적인 외교 정책을 펼치도록 국가 내 재정을 통해 회유하거나 압박하는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 영향으로 각 국가는 유럽 내에서 특정 강대국이 어떤 약소국을 점령하거나, 정치적 압력을 가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았다. 이는 각 국가간 균형을 깨뜨리는 행위이며, 유럽 질서가 무너짐을 의미하였기에 여타 강대국들은 합세하여 특정 강대국을 지탄함으로 균형을 지킬 수 있었다.


그러나 세계 식민지화 경쟁이 치열-포화상태에 이르고, 유럽 내 질서를 주관하던 영국에 도전하는 제 2세력(독일)이 치고 올라오면서 이러한 질서는 위태한 상황을 맞이한다. 영국, 프랑스, 러시아는 각기 아프리카 및 서남아시아의 식민지역 분쟁이 격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막후협상을 벌여 서로를 침해하지 않는 기준을 마련했고 이를 역사에서는 "삼국 협상"이라 부른다.


이에 비해 프로이센 지방을 통일하고 새롭게 등장한 산업 강국 독일은, 영국 및 프랑스에 비해 식민지 경쟁이 뒤쳐졌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독일-오스트리아-발칸반도-오스만(터키)으로 이어지는 경제 구역을 세우고자 한다. 마침 독일과 오스트리아는 범게르만계 민족으로 같은 역사와 문화를 공유하고 있었기에 두 세력이 빠르게 하나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순리였다.


그러나 발칸반도가 문제였다. 이곳은 오스만투르크의 세력하에 있던 곳이었고 독일-오스트리아의 범게르만계와 러시아-세르비아의 범슬라브계가 치열하게 분쟁하던 지역이었다. 1908년 투르크 혁명을 틈타 불가리아가 독립하고, 오스트리아는 보스니아지역을 병합한다. 이에 세르비아는 러시아에게 지원을 요청했으나 때마침 러일 전쟁에서 패하고 제1차 러시아혁명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러시아는 오스트리아의 보스니아 합병을 묵인하게 된다.


이후 러시아의 지원을 받아 세르비아-불가리아는 발칸 동맹을 결성하고 투르크와 전쟁을 일으켜 승리한다. 그리고 얻어낸 영토의 분배를 두고 다시 세르비아와 불가리아 간 전쟁이 일어나 세르비아가 승리하고, 이는 범슬라브계가 발칸반도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이에 오스트리아와 세르비아 사이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고, 결국 1914년 6월 28일 보스니아의 사라예보에서 오스트리아 황태자 부부가 세르비아 요원에게 암살당함으로써 세계 1차 세계대전의 막이 오른다.


지금까지 유럽 질서의 균형을 이루던 6개 강대국이 각자의 이익을 위해 "영국-프랑스-러시아의 삼국 협상"과 "독일-오스트리아-이탈리아의 삼국 동맹"의 2개 세력으로 블럭화되면서, 더 이상 오트 피낭스의 경제 이권을 바탕으로 한 국가적 영향력이 작동하지 않았고, 민족주의적 색채를 띈 강대국간 전면전은 세계사 유래없는 대규모 전쟁으로 비화되고 말았다.




미봉책으로 끝난 1차 세계대전후의 처방


1차 세계대전은 영국, 프랑스, 미국을 주축으로 한 연합군의 승리로 끝났다. 그리고 유럽 주요 승전국(영국, 프랑스)을 위시한 세계 주요 국가는, 전쟁이 일어나기 전의 유럽 균형 체제로의 회귀를 꿈꾸었다. 유럽 각국은 오트 피낭스에 의해 평화를 유지하던 과거의 방법만이 다시금 유럽을 전쟁의 참화로 빠뜨리지 않을 길이라 생각했다. 세계를 뒤흔든 역사적 전쟁을 치루었지만 그들이 지향하는 국제 질서의 그림은 바뀐 것이 없었다. 전쟁 동안 유럽 외 대륙 식민지들은 대대적인 전쟁 지원의 댓가로 독립을 약속받았지만,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그런 연유로 초창기 베르사유 조약(전후 강화협정)의 기본틀도 비밀외교 폐지, 무병합, 무배상을 근간으로 하였다. 세계 평화를 위해 패전국에게 지나친 멍에를 씌우지 않고 균형 체제가 작동될 대타협을 하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그것은 이상에 불과했다. 각 나라는 지난 전쟁에서 필사적으로 물자를 조달했고, 그것은 누군가에게 갚아야 할 빚이 있다는 것을 뜻하였다. 독일과의 전면전에서 산화한 영국과 프랑스의 군수 자원은 미국으로부터 빌린 것이었고, 미국은 월스트리트 금융 자본에 의지하여 전쟁 자금을 마련하였기에 누구의 의지만으로 빚을 탕감할 수는 없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는 전쟁을 일으킨 댓가로 그 빚을 모두 떠안았다. 식민지 및 일부 영토의 할양, 거액의 배상금, 군수 자원의 차압 및 군대 해체의 조건으로 굴욕적인 협상을 받아들여야 했다. 1차 세계대전 이전의 유럽 균형 체제로의 회귀는 당시 세계 지도자들의 커다란 착오였다. 이미 전쟁으로 실질적인 힘의 균형은 무너졌고, 독일과 오스트리아는 그들의 경제 성장의 댓가를 고스란히 전쟁 빚을 갚는데 사용해야 했다. 독일 및 오스트리아 국내 경제는 파탄에 빠졌고, 화폐 무역으로 연결된 유럽 전승국 및 미국의 경제도 그 유탄을 고스란히 맞았다.


결국 금본위제 기반의 자유무역에 의한 유럽 국가간 평화의 청사진은 10년간의 노력 끝에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각 나라는 유래없는 환율가치의 변동을 겪어야 했고,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는 하이퍼인플레이션이라는 세계사 유래없는 사건이 벌어지기까지 했다. 각 나라는 금본위제를 포기하였고, 다시 오트 피낭스의 힘이 미치지 않는 폐쇄 보호주의 경제로 돌아가버렸다. 다시금 자국의 이익을 위해 전쟁도 불사할 위태한 상황으로 내몰리게 되었다.


마침 폭발적인 생산력을 수요가 따라잡지 못한 미국발 경제 대공황이 전 세계를 휩쓸기 시작했다. 독일과 이탈리아에선 국가/민족 중심의 전체주의가 득세하였고, 경제공황의 여파를 비껴나간 소련의 안정적인 사회 체제를 흠모하는 공산주의 세력이 유럽 자유주의 국가 권력을 위협했다. 이에 독일에서는 베르사유 체제를 부정한 히틀러 정권이 권력을 잡고, 의회 권한을 부정한 수권법을 통과시키면서 전체주의에 기반한 계획 경제로 전후 처참했던 독일 경제를 순식간에 되살려놓는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독일 내부의 한정된 처방이었고,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형태의 방법이 아니었다.


독일은 이 모순이 폭발하기 전에 외부로 힘을 뻗쳐야했고, 오스트리아의 합병, 체코슬로바리카와의 합병을 하며 야금야금 제국주의 야욕을 되살려냈다. 대규모의 전쟁이 벌어지는 것을 염려한 국제연명은 독일의 영토 확장에 소극적으로 대응하였으나, 1939년 8월 23일 아무도 예상치 못한 독일과 소련 간의 상호불가침조약이 체결되고, 이윽고 1939년 9월 1일 독일의 폴란드 침공을 기점으로 제2차 세계대전의 막이 오른다.




2017년의 세계는 어디쯤 서있는 것일까?


두 번의 세계 대전사를 복기해보면 우리는 두 가지 통찰을 얻어낼 수 있다. 하나는 서로 균형을 이루던 다양한 세력이 블럭화되며 양자 간의 편가르기가 되었을 때 전쟁은 필연적 결과로 다가온다는 점이며, 두번째는 국가가 어찌하지 못하는 민간 자본의 이익을 위해 국가 간 대타협이 무색해지고 다시금 세계 전쟁의 불씨를 키웠다는 점이다.


이는 왜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이 독일 본토 폭격당시 포드의 자동차 공장을 무사히 남겨두었느냐?의 의혹을 이해하게 해주는 대목이다. 1차 세계대전 패망 후 미국 금융자본은 독일 재건을 위해 각종 공장의 건설에 돈을 투자하였는데, 이는 2차 세계대전 시 주요한 군수 물품 제작 기지로 활용된다. 비록 적국의 땅에 세워진 생산 시설이었지만, 어찌되었든 전쟁이 끝난 후 독일 경제를 살릴 전초기지이자, 미국인의 소중한 재산이었기 때문에 미군은 함부로 독일의 병참기지를 폭파시킬 수 없었다.


그러나 민간 자본의 이익은 베르사유 조약의 원 취지와는 거리가 먼 거액의 배상금을 책정케 하였고, 이는 독일 경제의 몰락과 민중의 분노, 독일의 나치즘이 발호하는 데 주요한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한 국가 내에서 벌어지는 빈부격차가 혼란의 혁명을 불러일으키듯, 세계적 범주의 국가 간 빈부격차는 국제 질서를 부정하고 무력으로 세계를 지배하려는 원시적 야만 국가를 태동케 만든 것이다.


과연 현 시리아, IS, 이란-이스라엘, 우크라이나 사태들은 과거 1차 세계대전 당시 세계 블럭화의 조짐일까? 아니면 또 다른 새로운 세계 질서의 시험장일까? 그리고 2017년의 세계, 2017년의 한국은 그 어디쯤 서있는 것일까?







신자유주의적 시장자본시스템에 의해 파편화-양극화된 사회,

한계비용 제로사회와 4차 산업혁명이 가져다줄 희망과 위기,

힘없는 개인은 혼돈의 미래를 헤쳐나가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첨단 기술 사회 속 우리는 어디에 서있고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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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목차 정보 >

1장. 우리 앞의 현실

1. 자본주의와 개인소유 사상
자본주의 / 블라인드 스팟 / 개인소유 사상
2. 개인소유 사상의 사회문화
생존과 투쟁, 공동체의 역사 / 한국의 공동체 해체 / 혼자가 될 때까지 / 경영과 노동 / 기업 조직 문화 / 교육 / 자녀 양육 / 국가 정치/ 경제 제도 / 학문과 문화 / 성 역할 갈등 / 이성 교제 / 행복
3. 지속가능한 삶의 위기 - 개인편
경제 능력의 상실 / 직업의 귀천 / 실직과 사회 안전망 / 결혼, 출산, 경력단절 / 산업 구조의 변화 / 주거 불안정 / 자녀교육 / 질병, 사고, 장애 / 다시 일어설 기회가 없는 사회
4. 지속가능한 삶의 위기 - 사회편
빈부 격차, 소득 격차 / 청년 빈곤 / 저출산, 노령화 / 산업 성장의 정체 / 미래 인재의 부재 - 교육과 기업문화 / 필연적 불황과 전쟁 


2장. 선택의 시간

5. 순환, 지속가능한 삶의 가능성
개인의 위기, 사회의 위기 / 순환의 부재 / 기업 내 개인의 순환 / 기업 스스로의 순환 / 기업 밖에서의 개인의 순환 / 자본의 순환 / 직업 분배의 모순 / 직업의 가치, 개인의 가치, 사회적 효용 / 순환이 있는 사회
6. 공유경제와 한계비용 제로사회
공유경제의 역사 / 공유지의 희극, 인터넷 / 인터넷 + 자본주의 = 한계비용 제로사회 / 에너지 인터넷, 운송 인터넷 / 공유경제의 현재와 미래
7. 제4차 산업혁명과 위기의 미래
제4차 산업혁명 / 이제 기업과 노동자는 어떻게 돈을 벌지? / 현대판 러다이트 운동 / 창의적 직업으로의 전환, 가능할까? 


3장. 미래를 여는 열쇠

8. 공유경제 시대의 사상들
협력적 공유주의자의 시대 / 망중립성, 오픈소스 운동가들 / 공유가 소유를 앞서 나가는 시대 / 공유가 가진 힘의 원천 / 공유경제 시대의 동반자들
9. 지속가능한 삶을 향한 의식적 연대
대안적 삶을 추구하는 이들의 연대 협력의 필요성 / 기술의 진보, 연대의 가능성 / 중앙 집중화된 권력에서 분산된 권력으로 / 연대 협력의 장애물들
10. 개인소유 사상의 그림자
미래를 결정하는 것 / 자기포장, 위선, 성장 절대주의 / 배려와 공감이 없는 자기중심 사고 / 불신 / 물질만능주의와 소유욕
11. 개인에서 공동체로
내려놓기 / 보다 영속적인 가치 / 관심, 인정, 배려 / 공동체 의식의 확장 


4장. 우리가 꿈꾸는 세상

14. 우리가 꿈꾸는 세상
소유자, 생산자, 소비자가 하나 된 공유기업 / 생의 지속가능성이 보장되는 사회 안전망 / 최소 지원(복지)의 기준 : 주거, 교육, 질병 / 개인의 성장과 사회적 기여에 특화된 직업 / 변화된 교육이 바꾸어갈 세상 / 제약적 가족 관계에서의 해방 / 여성에 대한 관념의 변화 / 여성, 남성이 아니라 개인으로 대접받는 사회 / 지속가능한 삶이 있는 사회
15. 우리를 넘어 세계를 향해
페이비언 사회주의, 칼 폴라니, 제3의 길 / 서양과 동양의 문화적 차이 / 언어의 힘, 한민족의 정신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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