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홍숙자 Jan 25. 2017

신카이 마코토의 정수(精髓), '너의 이름은'

https://www.instagram.com/sukja07/

너의 이름은. (your name., 2016)




  애니메이션이라고 얕보다간 큰일 난다. 바로 최근 개봉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너의 이름은'을 두고 하는 얘기다.  이미 '초속 5센티미터', '언어의 정원'등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았지만, 이번에 개봉한 '너의 이름은'은 그간 보여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모든 '정수(精髓)'가 고스란히 사려있다.
ㅤㅤ
  응당 제일 먼저 손에 꼽아야 하는 점은 바로 '작화'다. 3D를 제외하고 2D 애니메이션이 표현할 수 있는 리얼리즘의 정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유성이 하강하면서 구름이 흩어진다던가, 인물의 미세한 흔들림, 특히나 빛의 스펙트럼들을 표현한 장면에서는 작화에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ㅤㅤ
  공각기동대의 '시로 마사무네', 지브리의 '미야자키 하야오'등 많은 개성 있는 만화가들이 있지만 작화에서의 만족감, 그중에서도 보는 이로 하여금 특별하진 않지만, 편안함 속에서 높은 몰입도를 선사하는 것이 '신카이 마코토' 작화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ㅤㅤ
  관객들의 호평이 잇따른 이유에는 작화도 물론 큰 몫을 했지만, 중간중간 삽입된 OST들도 빼놓을 수 없다. 오프닝을 알리는 발랄한 느낌의 'Zen Zen Zense'부터 '아무것도 아니야', '스파클', '꿈의 등불'로 이어지는 OST 라인은 스토리상 감정의 기승전결과 일치하며, 이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전달하려는 감성에 관객들이 더 흠뻑 빠져들게 만드는 기폭제가 되었다. 단 한 가지, 조금 아쉬운 점을 꼽자면 마무리다. 인연을 의미하는 '무스비'를 통해 전반적인 이야기가 진행된 탓인지, 우연적인 요소가 너무 부각이 되어버렸다. 물론, 이러한 점이 결점이라고 꼬집기가 무안해질 만큼 전체적인 완성도가 높은 작품인 건 분명하다. 
ㅤㅤ
  엔딩 크레디트까지 보고 영화관을 빠져나오면서 문득 일본의 장인정신이, 그들의 문화산업 생태계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화도 자본 없이는 자생할 수 없는 세상이다. 얼마 전 국내 출판사인 '송인서적'의 부도 기사를 접한 터라, 더욱더 문화가들의 장인정신과 이상향이 존중되는 일본의 '그것'이 부러운지도 모르겠다. 
ㅤㅤ
  어쨌거나, 정유년을 맞이하여 첫 직관 영화였는데, 귀찮아도 직접 가서 관람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혹시나, 가서 볼지 인터넷에 떠도는 걸로 대충 볼지 고민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심야에, 그리고 반드시 사람이 북적거리지 않는 상영관에서 감상하시길 추천한다. 더불어, 이 작품을 볼 때만큼은 주변 사람의 몰입을 위해 팝콘은 넣어두도록 하자. 물론 나쵸도.
ㅤㅤ

그 날, 별이 무수히 쏟아지던 날.
그것은 마치 꿈속 풍경처럼 그저 한없이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ㅤㅤ

Similar movie
#구름 저편 약속의 장소 (2004)
#초속 5센티미터 (2007)
#언어의 정원 (2013)



Copyrightⓒ 2016. 홍숙자 all rights reserved.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