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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르 위고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낭만주의의 대문호다. 작품 대부분이 인간의 존엄성과 이상주의 사회 건설을 주제로 쓰였는데, 그의 아버지가 나폴레옹 휘하의 장군이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가 反나폴레옹 주의를 표방하며, 섬에서 유배를 보내는 기간 동안 쓰인 것이 바로 이 레미제라블이다. 메가폰을 잡은 킹스 스피치의 '톰 후퍼'감독은 뮤지컬적인 요소와, 레미제라블이 가진 의미, 이 두 가지의 앙상블을 스크린에서 아주 잘 표현해내었다. 또한, 각 인물들을 필두로 중간중간 삽입된 '군무'와 '독백'은 총 러닝타임 2시간 30분에 윽박 하여 자칫 지루해질 뻔한 전개에 활력을 불어넣었으며, 독백들 역시 노래와 함께 인물의 심리상태를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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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제라블의 중추는 프랑스 국기의 의미와 같은 자유, 평등, 박애다. 주인공인 장발장이 자유를, 판틴은 평등을, 코제트는 박애를 각각 상징하며, 자베르는 이 모든 것들을 억압하는 기득권층을 상징한다. 도입부에서 흙탕물에 얼룩진 프랑스 국기를 비춰주는 장면이나, 자베르가 장발장을 항상 이름으로 부르지 않고 항상 죄수번호 '뚜뽀씩쓰제로원(24601)'이라고 부르는 장면은 당시 프랑스 사회에서 인간의 존엄성이 얼마나 보잘것없이 치부되었는지를 표현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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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모순된 계급사회, 인간의 자아성찰과 더불어 레미제라블의 주제 중 한 가지다. 불후한 어린 시절을 보낸 코제트를 판틴의 부탁으로 장발장이 거두어 키우고, 훗날 결혼하여 행복하게 살아간다는 전개는, 모순된 프랑스 사회가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으로 좀 더 바르고, 행복한 사회로 나아갈 것이라는 사실 자체를 상징한다. 분량은 많지 않았지만, '코제트'라는 캐릭터가 품고 있는 의미만으로도 그녀의 가치는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레미제라블에서는 모든 배우들이 합당한 연기들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최고의 배우를 선정하자면 역시 쟈베르 역을 맡은 러셀 크로우라고 생각한다. 그가 쟈베르라는 인물을 통해 보여준 연기는, 당시 프랑스 사회의 불합리한 계급구조에 기반한 '가혹한 정의'를 잘 담아내었으며 전후 반부에 걸친 독백에서 장발장보다도 더욱 내면의 변화가 두드러진 인물이었다. 특히나 다니엘 허들스톤(가브로쉬 역)이 죽었을 때 자신의 표창을 떼어서 그의 가슴에 달아주는 장면은 자베르의 '변화된 심리'가 가장 함축적으로 잘 나타난 장면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마지막에 프랑스 민중들이 자유를 노래하는 장면의 가사를 보면 '민중의 노래가 들리는가? 분노에 찬 사람들의 외침이. 다시는 노예가 되지 않겠다는 사람들의 다짐이다. 그대 심장의 박동이 드럼을 두드리며 울릴 때, 내일과 함께 시작되는 새 삶이 도래하리라!'라는 소절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수많은 사람의 희생으로 민주주의가 꽃을 피운지 십여 년이 흐른 지금에도 그들의 울림이 공감 가는 것은 참 아이러니한 일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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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빗속에서 꽃이 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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