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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강 Sep 20. 2016

있잖아, 엄마! - 12

##  어떻게 살고 싶어?

Q. 있잖아, 엄마!

가을이 오고 있어. 아침저녁 불어오는 선선한 가을바람에  코 끝이 맹맹하네.

징하게 울어대던 매미는 어디로 갔을까?

온몸을 비틀던 더위는 어디로 갔을까?

가을이 오고 말았네. 또한 계절이 지나가고 여름을 물고 가을이 왔네.


있잖아, 엄마!

엊그제는 친구와 차를 마셨어.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의 찻집에서 가을 태양을 마주하고 앉았네.


"어떻게 살아야 할까?"


갑자기  태양 아래 눈을 감고 있던 친구가 내게 물었어.

나는 말없이 친구를 바라만 보고 있었네. 친구의 얼굴이 하얀 가을에 반쯤 가려져 있었네.

 나도 가끔 내게 묻곤 해.


"어떻게 살아야 하지?"


엄마, 엄마는 알고 있어?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A. 있잖아, 딸!

정말 가을이 왔네.  오지 않을 것처럼 시치미를 떼더니 시간을 따라 여기 와 있네.

가지 않을 것처럼 태양을 물고 늘어지더니 여름은 또 그렇게 시간을 따라 떠나갔네.


있잖아, 딸!

엄마도 예전엔 어떻게 살아야 할지 묻곤 했단다.

누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려주었으면 좋겠다 생각했지.

그런데 아무도 말이 없었단다.

내겐 아무 말도 들리지 않았단다.


"딸아, 넌 어떻게 살고 싶니?"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망막할 땐 어떻게 살고 싶은지 물어보렴.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네게 물어보렴.

어떻게 살고 싶은지 알아야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 수 있단다.

어떻게 살고 싶은지 알아야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있단다.


"딸아, 넌 무엇을 하고 싶니?"

"딸아, 넌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니?"


우리가 내일 어떤 모습으로 이 자리에 있을지 아무도 모른단다.

하지만 우리가 내일 어떤 모습으로 이 자리에 있고 싶은지 꿈꿀 수는 있단다.

잠시 긴 날숨을 어보렴.

그리고 꿈을 꾸렴.

절망의 순간에도 꿈을 꾸렴.

우린 아직 살아있잖아.


"딸아, 넌 오늘을 어떻게 살고 싶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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