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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캔디스 Nov 28. 2023

시어머니와 기막힌 7주간의 동거 (9) 후기

<시어머니와의 기막힌 7주간의 동거>가 나에게 남긴 것

올 5월 초에 있었던 시어머니와의 동거 이벤트가 있은 지도 7개월이 흘렀다. 

기간도 길고 다양한 에피소드가 있어서 그런지 동거 기간을 다룬 글만 7개를 썼다.

9월 초에는 시동생 결혼식이 있어 또한번 이벤트가 발생했고 글을 쓰며 배운 점을 적용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 글은 어머님이 집으로 내려가신 후, 몸과 마음이 피폐해진 상태에서 나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쓴 글이다. 네이트 판처럼 자극적인 이야기 자체를 전달하거나 누가 맞고 틀렸는지를 판가름 내려주길 바라며 썼다기보다, 일련의 사건을 찬찬히 돌아보고 스스로 피드백을 하기 위해 쓰게 되었다.   


내가 잘못한 부분은 무엇인가

그때 나는 어떤 감정이었을까

다시 돌아가도 같은 행동을 할 것인가


그리고 시어머니의 마음을 헤아리기 위해서 썼다. 

사건이 일어났을 때 시어머니의 육체적, 정서적 상황이 어떠했는가

시어머니의 가치관을 미루어봤을 때 내 말과 행동이 어떻게 다가왔을까


얼굴을 마주 보고 갈등 상황에 마주했을 때에는 약해진 몸과 마음은 생각하지도 못한 채 소모적인 다툼과 언쟁이 오고 갔다. 우리 가족 모두가 지쳐있어서 '워워-' 하며 중재해 줄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지나간 일들을 객관적으로 보고자 했을 때, 인테리어라는 '프로젝트'를 하며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붙어 있는 '몸과 마음이 불편한 상황'에 계속 처한 것 자체가 고역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안 좋은 상태에서 말이 곱게 나올 리 없었고 사사건건 안 맞는 부분을 샅샅이 표현하며 갈등을 빚었다. 우리 중 누구 하나 멀쩡한 사람이 있었다면, 아니 3-4일이라도 떨어져 몸과 마음이 회복할 시간이 있었다면, 더 건설적인 대화를 하고 화를 다스릴 수 있었을텐데. 


처음 몇몇 글은 판사에게 나의 무고함을 주장하는 형식으로 글을 썼지만 글을 쓰면 쓸수록 내 쪽에서 부족한 모습이 드러났다. 물론 나와 어머니 모두 잘못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글을 쓰면서 앞으로 내 입장에서 고쳐야 할 점을 알게 됐다. 어찌 됐건 시어머니와 나는 악화되기보다 점점 더 좋아질 관계이므로… 발전적인 측면에서 이 글을 썼다고 읽어주길 바란다.


이상주의자인 나는 결혼 초부터 어머니와 잘 지내야 한다는 생각을 늘 하며 긴장된 상태로 이쁨 받는 며느리가 되고픈 마음으로 어머니를 대해왔다. 하지만 결혼 8년차가 된 지금은 고부관계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실감한다. 몸과 마음이 어렵다면 연락도 좀 안 하고 거리를 두고 지내다, 또 만날 이벤트가 생기면 교류하고 있다. 이제는 이상적인 관계를 꿈꾸진 않지만 그럼에도 장기적으로는 상대를 이해하고 적절한 배려를 하고 서로 호의를 베푸는 그런 관계가 되었으면 좋겠다. 


사진: Unsplash의ar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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