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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카 Feb 14. 2017

'카페공화국'의 사정

싱가폴, 일본, 호주 등 우리보다 소득이 높은 국가에서도 한국만큼 카페가 많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오히려 확실히 적다고 느꼈다. 정확한 통계는 본 적 없지만 확실히 한국은 카페가 많다.  


 왜 이렇게 카페가 많을까 생각을 하던차에 공원의 부재를 대한민국에선 카페가 채워주는게 아닐까 생각했다. 이런저런 나라를 다니며 느낀건 우리나라는 자전거타기와 공원만들기에 적합하진 않다는 사실이다. 서울만봐도 여유있게 쓸 만한 평지가 없다.


 더군다나 우리나라 환경에선 공원에서 파리지앵들 마냥 누워서 햇빛을 즐길만한 날씨는 일년에 한두달이 안된다. 테라스에서 술마시는게 가능한 기간을 생각해보자.


 지형상 한계와 기후적 특성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시민들은 서안해양성 기후 국가 시민들처럼 산들바람을 즐기며 잔디밭에 누워있기 힘들다. 꼭 서울이 회색도시여서만은 아니다. 또한 광장도 그렇다. 광장에서 오손도손 놀기엔 날씨가 너무 와일드하다.


 그러므로 시민들의 휴양에 대한 욕구를 채워주는 공간으로서 카페가 일종의 공원 역할을 하고 있는것이다. 그러므로 한국카페의 영업장은 넓어야하고 콘센트도 있어야하며 업장 회전율은 낮다. 이런 특이한 모습은 카페를 공원으로 치환해보면 쉽게 이해가 간다. 우리나라 스타벅스의 영업이익률은 다른 국가 스타벅스에 비해 현저히 낮고 매장의 평균 면적도 매우 넓다.


 즉, 외국에선 공공재인 공원이 맡을 역할을 카페가 담당하고 있다. 이른바 '카페공화국'이라는 자조(?)도 우리사회 어디나 그렇듯 공공재의 부족에서 유발된 현상이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인당 원두 소비량은 세계 평균수준에 불과하나 카페는 많다. 우리는 공간을 향유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나라는 카페가 많을수 밖에 없고 더 많아질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매장을 소형화하고 테이크아웃 중심으로 사세를 확장중인 저가 카페브랜드들은 한국에서의 카페의 업에 대해 헛다리 짚었다. 여전히 많이 부족한 휴게공간으로서 카페는 점점 더 대형화되는 추세가 이어질 것이다. 반면에 공간으로서 가치가 없는 '커피가게'들은 편의점 천원커피에 축출된다.


 여기서부턴 논의를 과감히 밀고나가서 이왕 카페가 공공재의 역할을 감당한다고 하면, 긍정적 외부효과를 발생시키는 카페는 최적보다 과소 공급된다고 볼수있다. 일정 면적이상 매장의 경우에는 일정한 세금감면을 통해 충분한 공급이 이뤄지도록 보조하면 어떨까싶다. 예를들어 동네에 스타벅스가 생긴다고하면 집값에 호재가 된다는 사실이 카페의 공공재적 성격을 보여준다. 충분히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는 공공재 성질이 있다.


그래서 소인은 감히 스타벅스 등 카페에 대한 국가의 보조를 주장해봅니다.


이상 스타벅스에서 잡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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