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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row Jan 25. 2016

[미얀마 여행] DAY 07. 껄로 트레킹#1

160121 : 가자 천리길 굽이굽이쳐 가자

여행 중에 쓰고 있습니다. 두서도 없고 인터넷이 느려 사진도 없지만, 일단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소소한 감상과 개인적인 생각을 위주로 하고, 여행 정보는 간략하게라도 나중에 따로 정리해볼까 하네.




오늘은 5시 반 기상. 6시 반에 일어나고 싶었는데. 바간도 새벽엔 쌀쌀했는데, 들은대로 여긴 더 춥다. 옆 침대의 이불을 끌어다 두 개를 덮었는데 얼굴이 차다. 여기도 이럴진데 산골 마을에서 자는 트레킹에서의 방한대책을 아주 단단히 강구해야겠다 싶어 가방이 무거워도 밤이 입을 옷을 충실히 챙기기로.


일찍 일어났는데도 미적대느라 아침을 서둘러 먹어야했다. 옥상에서 전망을 보며 밥을 먹을 수 있다길래 일부러 돈 좀 더 들여서 여기에 온 건데, 게으르게 굴어 누리질 못했네.

사실 별 건 없는 조식이지망 기분 좋게 차려준다
옅은 안개가 낀 껄로의 풍경을 여유있게 누렸어야 했는데

어제 데이터가 50메가 남았다는 충격적인 문자를 받고 5000짯을 더 충전했다. 그런데 날아온 문자가 감사하다며. 넌 이제 14000짯만큼 남았다며. 헐 이건 뭐지. 어제 문자를 다시 확인해 보니 하루 동안 50메가 썼다는 소리였다. 나는 50MB 네 글자만 보고 멋대로 상상을 했었나보다. 인터넷을 오지게 써도 남을듯.


샘스 레스토랑은 트레킹 출발하는 여행자들로  바글버글하다. 사람이 더 붙을 수도 있다길래 4명까지는 괜찮다고 했는데 추가 없이 멜라니와 둘이 가게 될 모양이다.


어제 만난 경상도 아저씨와 그의 아들도 다시 만났다. 같이 갔으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수 있었을텐데. 인연이 닿지 않은 모양이지. 이제 중학교에 올라갈 아들과 둘이 3주간 미얀마 여행 중이시라고 한다. 3주나 아들과 단 둘이 여행을 하다니. 내가 꿈꾸던 모습이다. 언젠가 나도 결혼을 하고 자식새끼를 낳게 되면 아들이 나를 따라와 줄까. 직업을 물으신 김에 지금은 책을 많이 읽히시라는 오지랖까지 부려 보지만 아저씨는 크게 관심이 없으신 눈치다. 나도 저런 쿨한 아빠가 되고 싶은데, 극성 아빠가 될까 걱정이다. 용감하고 씩씩하게 2박 3일의 여정을 떠나는 뒷모습을 한참 바라봤다.


출발 전에 가게 안 초상화로만 봤던 샘스 레스토랑의 오너, 엉클 샘이 갑자기 나타났다. 샘 할아버지는 가이드에게 이것저것 물어보고 부디 현지 사람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많을 것을 느껴보라고 당부한다. 사장님이 나타나 이런 이야길 할 줄이야. 자기 나라와 일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지는 듯 하다.


우리의 가이드는 남자 대학생. 껌을 딱딱 씹으며 인사하는 것이 살짝 날티도 난다. 가이드를 하니 당연하지만 , 영어도 몹시 능숙하다. 대학에서 형법을 전공하고 있다고 한다. 첫인상은 뭔가 몹시 쿨해 보인다.


우리는 1박 2일 일정이라 픽업트럭을 타고 40분쯤 이동한 뒤 트레킹 출발. 픽업트럭에서 멜라니와 이 아름다운 경치와 그 동안의 여행과 언젠가 가보고픈 독일의 고성에 대해 이야기 했다. 아직까진 괜찮지만 내 영어가 언제까지 버텨줄 수 있을까.


도로 중간에 트럭에서 내려 논밭 사이로 트레킹을 시작한다. 해는 따갑고 하늘은 가을처럼 파랗고 바람은 시원하다. 얼굴은 무섭게 타겠지만, 걷기에는 참으로 좋은 날씨 아닌가.

첫 날은 정말이지 구른 한 점이 없었다 하늘색은 예쁘더라
하얀 꽃길이 봉평 같아 죽을 때까지 이 길 걷겠다단 허 생원이 생각났다

껄로 트레킹은 계속되는 만남의 연속이다. 함께 걷는 파트너들, 다른 여행자들, 꾸밈없이 살아가는 미얀마 사람들. 길 위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하고 교감할 수 있는 시간이다.


함께 걷는 멜라니는 트레킹 중의 모든 것을 온전히 느끼기에 참으로 완벽한 파트너다. 전혀 말을 하지 않는 것도 아니지만, 자기 페이스대로 혼자 생각하고 조용히 걷는 것이 좋다고 한다. So do I. 앞서거니 뒤서거니, 혼자 걷다 이야기 하다 하면서 걸으니 방해도 받지 않고, 심심하지도 않아 좋다.


가이드마저 완벽하다. 쵸-린이라는 이름을 가진 쿨내가 풀풀 풍기는 이 청년은 저만치 앞서 가다가 완전히 뒤돌아보지도 않고 흘깃흘깃 우리 위치를 확인하고 다시 전진한다. 멜라니는 처음에 우리 가이드는 우릴 신경써 주지 않는 것 같다고 했지만, 오후쯤 되어서는 너무 많은 말을 하지 않아 너무 좋다고 했다. 설명해 줄 것이 있을 때는 멈춰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 주고 다시 휙 앞서 가버리고. 그러면서도 계속 신경 써 주고 살펴주는 딱 츤데레. 지금 가이드를 하고 있는데 우리에게 이 일은 너무 지겹고 지루해서 곧 그만둘거라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쿨함. 지나가다 만나는 온 사람들과 인사하고 웃고 장난치고, 발차기를 했다가 나뭇잎을 표창처럼 날렸다가 달렸다가. 몹시 에너지가 넘친다.

트레킹 중에 산골 마을에서 살아가는 많은 미얀마 사람들을 만난다. 도시와는 다르게 신나게 손을 흔들며 뭐라뭐라 인사하고 웃어주는 꼬맹이들. 수줍게 웃으며, 하지만 대놓고 뻔히 쳐다보는 소녀들. 가이드 쵸린은 현지 체험이 중요하다며 일하던 미얀마 사람들에게 다가가 뭐라뭐라 인사하고 농담을 주고 받다가 우릴 소개시켜 주고 생강을 캐보고, 옥수수를 따 보라고 한 번 권한다. 어설프게 따라하면 구경하던 사람들이 깔깔대고, 그러다 성공하면 또 깔깔대면서 좋아한다.


트레킹 중에 만나는 사람들은 거의 다 미얀마의 주류인 버마족이 아닌 다른 부족이라고 한다. 그래서 억양이 뭔가 지금까지 듣던 것과 다르고, 말도 좀 다르다. 고맙다는 말을 '쩨주 베'라고 하지 않고 '쩨주 창아'라고 하는 것처럼.


옥수수밭에서 일하는 이떠웅 할머니와 그의 딸과 손녀와 조카는 내가 한국 사람이라고 하니 막 웃으면서 좋아한다. 그러더니 핸드폰을 들어 갑자기 날 찍는다. 자기들끼리 코리아 어쩌고 하는 것을 보니 한국 사람이다! 뭐 이런 것인 모양인데, 너무 앞에서 뻔히 찍으니까 당황.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지? 당황스럽다. 내가 여기 사람들에게 갑자기 카메라를 디밀면 그들도 이런 기분을 느끼겠지. 유의해야겠다.


이떠웅 할머니는 목소리도 크고 농담을 하며 껄껄 웃어제끼는 호방한 포스가 있는 사람이다. 쵸린의 스카프를 보더니 대뜸 그걸 가져가 머리에 두건처럼 두르고 자기 것이랑 바꾸자고 한다. 매사에 자신만만한 눈을 가진 똑똑한 쵸린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할머니는 나와 멜라니에게도 자기 머리를 가리키며 뭐라뭐라 했는데, 나에게 어울리지 않냐는 말인 것 같다. 누구 편을 들지? 한참 그렇게 쵸린을 골려먹으며 껄껄 웃는데, 무슨 소린지는 전혀 알 수 없었지만 그 에너지가 너무 유쾌해사 멜라니와 나도 계속 웃게 됐다.


인사를 하고 돌아서서 가는데도 계속 우리 쪽을 쳐다보면서 눈을 마주칠 때마다 몸을 흔들어가며 인사를 해 준다. 여행자들에게 뭘 팔지도 않는 사람들. 돈이 지불되지 않는 그 순수한 호의와 웃음이 좋아 현지 사람들 앞에서 나도 괜히 오버해서 푼수짓을 떨며 같이 웃었다. 저들은 매일 카메라를 메고 사진을 찍으며 지나가는 여행자들을 어떻게 생각할까. 이떠웅 할머니는 얼마 전에 지나가던 여행자가 자기한테 선물을 줬다며 자긴 여행자들이 좋다고 한다. 부디. 여행자들로 인해 자기 삶을 사는 이 사람들이 상처받는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



오전 9시쯤 출발해 12시 반쯤 작은 마을에서 점심을 먹는다. 현지 사람 집의 부엌을 빌려 쵸린이 손수 차려준 음식. 볶음면은 식당에서처럼 짜지 않고 처음 먹어본 아보카도 샐러드는 환상적이었다. 아보카도가 이렇게 맛있는 것이었나. 망고 망고 노래를 부르고 다니며 망고가 없다고 슬퍼했는데, 이런 맛난 것이 있었다니.

이것은 저녁 식사의 티저 예고편


점심을 먹고 쉬는 시간 동안 돗자리가 깔린 바닥에 누워 창 밖으로 파란 하늘을 바라본다. 바람은 시원하고, 할머니 집에서 나는 것과 비슷한 익숙한 냄새가 난다. 집 안 곳곳에 자식들 졸업 사진이며 결혼 사진이 붙어 있는 것도 똑같다. 세상 어디를 가나 부모 마음은 똑같은가 보다.

오전에 이어 언덕, 시골길, 논밭, 산길이 계속 이어지는 이 트레킹의 풍경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좋다. 언덕에 논들이 깔려있고 중간중간 사과 나무가 박혀 있는 풍경은 새롭지만, 흙길에서 나는 냄새는 또 영락없이 우리 할머니네 동네서 맡던 것과 똑같다. 해는 따갑지만 가을처럼 파란 하늘에 습기 없은 상쾌한 바람. 게다가 조용하기까지. 바람 소리와 새 소리, 흙을 밟는 소리 뿐이다. 함께 하기에 너무 좋은 파트너들도 있으니 더 바랄 것이 없다.

덥지만 싱그럽다
파란 건 하늘 빨간 건 고추
트레킹 코스의 반 이상은평온한 시골길이다

생각보다 이른 오후 4시쯤이 되어 숙박할 마을에 도착했다. 열심히 걸어온 덕분인가. 사원이 딸려있는, 지금까지 들른 마을 중 가장 크다. 학교도 있고 슈퍼도 있고 사원도 딸려 있다.


쵸린이 우리가 머물 집을 구하는 동안 역시 이 마을에서 잘 다른 트레킹 팀을 만나 가게 옆 기가 막힌 야외 테이블을 차지하고 맥주를 마셨다. 벨기에 여자 알렉스와 마리욘은 미얀마 비어의 알 수 없는 미얀마어를 보면서, 이것은 분명 몸에 좋은 것들이란 표시가 분명한 것이랜다. 오가닉 핸드메이드 뭐 이런 것이 써 있는 것이라며 맥주는 건강에 굉장히 좋은 것이라는 설파를 한다. 벨기에에선 물처럼 마신다며. 뭐지 이건, 내가 너무 좋아하는 부류의 사람들이군. 벨기에 사람이 맥주 좋아하는 줄은 몰랐었다.


유쾌한 이 두 벨기에 여자와 멜라니와 셋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 셋 다 어딘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살고 싶어 한다. 마리욘은 런던에서 웨이트리스를 하다가 여행을 다니고, 다시  또 어딘가에서 일을 하다가 여행을 떠날 것이라고 한다. 아마 결혼은 안 한 모양이다. 자기는 많은 사람을 만나는 웨이트리스라는 직업도 좋다며. 한국에서 마흔 넘은 사람이 저런 이야기를 하면 아마 혀를 찰 것이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음이, 그렇게 살 수 있음이 좋아 보인다. 내가 못 하거나 안 하는 것이라서 더더욱.


우리가 머물 동네 사람의 집에서도 익숙한 냄새가 난다. 어렸을 때 할머니한테 안겼을 때 나는 냄새. 오랫동안 스민 짚불냄새 같은 것. 벽지따윈 없고 이중창 같은 것도 없지만, 나름 푹신한 매트에 이불도 두 장이나 준다. 우린 둘 뿐이라 옆에 여분으로 쓸 수 있는 이불도 수북하다. 추울 걱정은 없겠군.


쵸린은 여긴 그래도 큰 마을이라 샤워를 할 수 있다고 해서 혹시나 했는데, 받아놓은 물을 바가지로 쓰는 형식이다. 씻는 곳의 벽도 가슴까지나 가려질까. 하지만 그게 아니래도 샤워는 커녕 씻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도 안해서 수건도 안 챙기고 목을 가릴 손수건만 가져왔다. 그거라도 가져와서 다행이네. 그래도 시원한 물로 세수하고 나니 한결 상쾌하다.

둘이 하루 자기엔 충분히 아늑하다
아무래도 남사스러서 여기선 샤워를 못하겠더라 하긴 어차피 습하지 않아서 굳이

10분이면 한 바퀴 다 돌 작은 마을이지만 이 예븐 산골마을에 노을지 지고 있어 멜라니와 일심동체로 동네 산책을 나간다. 작두로 여물 써는 소리, 흔들리는 풍경 비슷한 소리, 바람에 대나무 잎이 서로 비비는 소리, 아직까지 모여 노는 아이들 웃음 소리, 밥상을 차리는 연기 냄새, 하늘을 은은한 붉은 빛으로 물들이는 노을. 여기에 이방인의 숨소리를 섞기 미안한 기분이 들 지경이다.

부욹게 물들어 타는 저녁놀


낮에서 저녁으로 넘어가는 붉은 시간에는 외롭고 쓸쓸한 기분이 든다. 벌건 빛이 들어오는 거실에서 어린 내가 TV 앞에 앉아 있고, 만화 영화가 끝나버린 TV에서 나오는 6시 내고향의 오프닝 음악을 듣고 있는 장면 같은 것이 떠오르면서. 괜히 우울한 시간이다. 그런데 지금은 그렇지가 않다. 그저 붉은 하늘 아래의 이 작은 마을이 예쁘고 예쁠 뿐. 어쩌면 오늘은 이렇게 모든 것이 완벽할 수 있을


라는 생각을 하며 쵸린이 차려 준 저녁을 받아 먹었다. 땅콩 맛이 나는 치킨 커리, 양배추 볶음, 감자튀김, 생강이 들어간 치킨 스프, 밥. 세상에. 하나같이 미친듯이 맛있다. 치킨 땅콩 커리는 입에 넣자마자 고소한 풍미가 확 퍼지는 것이 세상에 정말 태어나서 처음 먹어보는 맛. 양배추 볶음도 아니 양배추 주제에 뭐라고 말도 못하게 맛있다. 양배추 맛인데 너무 맛있다. 우리의 쉐프는 테이블에 양초까지 켜주니. 완벽하고 행복한 저녁상이다. 이것은, 오늘의 완벽함의 화룡점정인가. 감튀만 보고 시킨 맥주가 내 배를 불리는 것이 야속하다. 명상 센터에서 한 끼만 먹으며 위장이 작아진 멜라니는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두 번을 쉬어 가면서 의지로 음식들을 계속 맛봤다. 우리는 한 입 먹을 때마다 크레이지 워후 뤼얼리 굿 판타스틱을 연발. 우리의 찬사에 쵸린은 손사래를 치며 쑥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한편으론 또 뭐 이정도로 촌스럽게 싶은 눈이기도 했다. 아, 참으로 매력이 넘친다.

별 것 없지만 정말이지 미친듯이 맛있었다 여행 중 베스트 음식
심지어 불 이것 하나로. 우리는 쵸린이 쉐프가 아니라 매지션이라 결론을 내렸다

그렇게 저녁을 먹는데 멀리서 꽹과리 장구 소리 같은 것이 들린다. 미얀마에도 비슷한 악기가 있나보다 싶었는데 들을수록 이것은 우리의 장단. 계속 음악 소리가 들리니 멜라니도 호기심이 이는지 한 번 가보자고 한다. 마을 입구의 사원 쪽으로 걸어가니 소리가 점점 가까워진다. 이제 사물놀이 장단은 끝나고 노래 소리가 들린다. 사원 너머의 학교에 사람들이 몰려있는 것을 보니 그 곳인데. 코이카 같은 곳에서 왔나 싶은 생각을 하다가 "원 모어 타임!" 하는 발음이 딱 한국 사람이다. 뭔지 궁금해서 가봤더니 동네 사람들도 많이 모여 있고, 기타치고 율동하며 노래하는 앞에서 아이들도 노래와 율동을 따라하며 신나게 놀고 있다. 한글이 써 진 단체티를 보니 아, 교회에서 오신 분들이구나. 이 외진 산골 마을에 이런 공연이 흔치는 않을 것 같다. 아이들은 즐겁게 방방 뛰고, 어른들도 그 모습을 보며 흐뭇하게 웃는다. 하지만 뭔가 찝찝한 기분이다. 기독교 문화권에서 자란 멜라니는 매우 조심스럽게, 저렇게 선교하는 것은 아이들을 'using'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고 한다. 부처의 가르침과 예수의 가르침을 모두 알고 자신이 선택하는 것이면 좋겠으나, 아이들은 지금 무슨 일인지 잘 모르고 마냥 좋아하는 것이고 그렇게 종교를 믿는 것이 좋은지 자기는 잘 모르겠다고 한다. 나도 같은 생각이다. 물론 좋은 뜻으로 하시는 일이겠지만, 이것은 선교라기 보다는 현혹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물론 난 종교가 없는 사람이니 건방진 생각일 수도 있겠지만.


트레킹 가서 잘 때는 어마어마하게 춥다는 소리를 출발하기 전부터도 보고, 바간에서 만난 외국인들에게도 많이 들어 고국에서 입었던 히트텍과 가벼운 에어구스, 수면양말에 목토시까지 가져왔다. 이렇게까지 가져왔는데 설마 춥진 않겠지. 멜라니도 옷을 뭐 대여섯벌은 가져온 것 같다. 다행히, 저녁 8시 반인데도 아직은 생각보다 춥지 않다. 무엇보다, 화려하진 않지만 할머니 집 같은 포근함이 있는 곳이니 트레킹 첫 날의 좋은 기억을 안고 오늘은 아마 푹 자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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